< 뮤직셔플쇼 더 히트 >의 한 장면.

< 뮤직셔플쇼 더 히트 >의 한 장면.ⓒ KBS

 
최근 KBS2와 MBC 모두 금요일 밤 9시 이후 시간대엔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나란히 배치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제작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인상적인 내용물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뮤직셔플쇼 더 히트>(KBS),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MBC)의 이야기다.

<더히트>, <지금 1위는> 모두 지난 1월 설날 연휴 파일럿 편성을 거쳐 정규 프로그램에 안착한 예능들이다. 명절을 맞아 색다른 재미를 안방 시청자에게 선사하며 한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정식 방영 후론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치열한 금요일 밤 경쟁에서 고전중
 
 <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의 한 장면.

<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의 한 장면.ⓒ MBC

 
먼저 <더 히트>는 19일 방송을 끝으로 총 12회분의 방영을 마감했다. 몇 주 전 일찌감치 종영 소식이 전해졌지만 향후 새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평균 3% 안팎의 높지 않은 시청률과 높지 않은 화제성을 감안하면 <더 히트>를 다시 볼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지금 1위는> 역시 사정이 좋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자칫 <더 히트>와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 지상파 신생 음악 예능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엔 몇 가지 이유가 엿보인다. 9~10시 방영 시간대를 확실히 휘어잡는 인기 드라마와 예능의 벽을 넘지 못한게 그 첫 번째다. 통쾌한 액션과 코미디가 적절히 버무려진 SBS 드라마 <열혈사제>, 믿고 보는 프로로 자리 잡은 나영석 PD표 예능 tvN <스페인하숙>은 후발주자들에겐 마치 철옹성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단발성 특집 소재... 장기 편성 예능으로는 역부족
 
 < 뮤직셔플쇼 더 히트 >의 한 장면.

< 뮤직셔플쇼 더 히트 >의 한 장면.ⓒ KBS

 
더 큰 문제로는 꾸준히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 만한 프로그램 고유의 매력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더 히트>는 기존 2팀의 인기노래 2곡을 '매쉬업'이라는 방식으로 합쳐 하나의 곡으로 재탄생시키는 독특한 시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처음엔 신선함으로 비쳐졌지만, 종종 억지스런 결합이 이뤄지는 노래 조합을 매주 지켜봐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마련하진 못했다. 명절 특집용으론 그럭저럭 흥미로웠지만, 수개월 이상 장기 방영 프로그램으로 적합한 소재는 분명 아니었다. 

<지금 1위는>도 비슷한 약점을 보완하지 못했다.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마냥 과거 8090 가수들을 요즘 후배 가수들과 함께 소환해 이야기를 나누고 새롭게 재해석된 노래를 들으면서 그 시절을 회상하는 것 그 이상의 내용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밖에 두 프로그램 모두 파일럿 방영 당시 지적 받은 출연진의 과한 토크 분량을 조절하지 못했고 이는 총 2주 분으로 나눠진 방송에서 다음 회차의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 주에 모든 가수들이 등장해 이야기만 나누면서 끝내다 보니 정작 나중에 진행될 노래 경연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고 말았다. <더 히트>는 뒤늦게나마 총 4개 연합팀을 각각 둘로 나눠 한주에 2팀씩 경연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형을 가하긴 했지만 시청자들을 다시 모으는데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파일럿과 본 방송은 전혀 다른 무대
 
 <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의 한 장면.

<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의 한 장면.ⓒ MBC

 
경쟁 위주 자극적인 면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겐 <더 히트>, <지금 1위는?> 같은 신규 음악 예능이 간이 덜 된 심심한 방송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엠넷의 <프로듀스 101> 시리즈, TV조선의 <미스트롯>처럼 시청자가 출연자들에게 몰입해서 관전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강세를 보이는 국내 환경에선 경쟁 대신 화합, 그리고 모두가 즐기는 구성의 음악 예능이 자리 잡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향후 음악 예능을 염두에 둔 제작진들은 두 프로그램의 상황을 참고 삼아 보다 치밀하고 완성도 높은 기획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 파일럿 방영의 반응에 힘입어 정규 편성에 성공했지만 막상 오래가지 못하고 단명하고 만 예능은 그간 무수히 많았다. 이는 설날과 추석 연휴 방송의 특수성이 만드는 일종의 시청률 착시 현상도 한 몫을 담당한다. 대개 3~5일 안팎의 연휴 땐 일부 인기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결방, 혹은 하이라이트 모음 내지 특선 영화 방영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빈번하다. 대신 그 시간대에 특집 명목으로 파일럿 예능을 소개하곤 한다.

하지만 기존 시청률 강자들의 공백기에 방영되면서 어부지리 효과로 시청률을 얻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후 정규 편성을 받을 때는 시간대가 달라지기도 하기에, 파일럿 때만큼의 인기를 얻기 어려울 때가 많다. 만약 파일럿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하려면, 파일럿 방영시 파악된 문제점 보완과 더불어 '시청률 거품'에 대한 냉철한 계산도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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