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라인을 보면 그 팀을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포수, 투수, 2루수, 유격수, 그리고 중견수까지 수비 능력을 보면 어느 정도 그 팀의 성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얘기다.

때문에 각 팀 별 스프링캠프 때 가장 공을 들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센터라인'의 수비력이다. 특히 2루-유격수 이 양 코너 중 하나가 무너지면 시즌 내내 팀을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아무튼 센터 라인은 오랜 시간 프로야구 팀에서 성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부분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이 팬들과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공인구다. 관찰이 더 필요하지만 지난해에는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직감한 타구들이 날아가지 않아 담장이나 러닝 트랙에서 잡히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확실히 투수들은 경기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새 공인구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
 
LG 오지환 '솔로 탈출 2점포 가동' 18일 창원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8회 초 1사 2루 상황 LG 2번 오지환이 2점포를 치고 있다.

▲ LG 오지환 '솔로 탈출 2점포 가동'18일 창원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8회 초 1사 2루 상황 LG 2번 오지환이 2점포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공인구가 빚어낸 또 하나의 변수를 꼽아보자면 센터 라인만큼 중요한 것이 떠올랐다. 바로 외야수들의 수비 능력, 특히 타구 예측력이다. 왜 그럴까? 작년만 해도 수비 시프트를 각 팀에서 짠다면 비교적 외야 깊숙하게 잡아주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공의 반발력도 올 시즌의 공인구에 비해 좋았고 홈런 아니라 2루타 이상의 장타 역시 많이 나오기 때문에 깊숙하게 시프트를 잡아주면 수비수들이 걷어내는 데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성격이 달라졌다. 우선 타구가 뻗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한 두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와야 한다. 그런데 공인구 반발력이 작년보다 낮아졌다고 하여도 장타는 안 나올 수 없다. 그렇다면 외야수의 머리 위로 뜨는 타구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머리 위로 떠 넘어가려는 타구를 모두 잡아내는 것은 예전 프로야구나 지금의 프로야구나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설령 잡아내지 못 한다고 한다면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 처리, 즉 넥스트 플레이가 상당히 중요해진다.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 했다면 어떻게든 타자 주자를 한 베이스라도 진루를 못하게 막는 것이 그 다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니까. 그래서 외야수들끼리의 펜스를 맞고 나오는 백업 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이는 날아가는 타구를 빨리 포기하는 일이 지난해에는 많았다면 올해는 마지막까지 볼을 쫓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올 시즌 2019년 4월 18일 KIA 대 롯데, 한화 대 kt, 키움 대 삼성 경기 모두 나타났다.

우선 한화 대 kt 경기부터 한 번 살펴보자. 1회말 kt 공격에서 강백호가 친 타구를 한화 중견수 호잉이 수비를 하기 위해 펜스까지 잘 따라갔다. 하지만 펜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타구 판단이 매끄럽지 못해서 볼은 펜스를 맞고 나왔다. 이 때 강백호는 3루타를 만들었다.
 
2루타 치는 호잉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한화 대 넥센 경기. 3회 초 2사 때 한화 호잉이 2루타를 치고 있다.

한화 호잉(자료사진)ⓒ 연합뉴스

 
비슷한 상황은 2회 말에 다시 나타났다. 2회말 kt 공격. 이번에는 윤석민이 좌중간을 꿰뚫는 장타 코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한화 호잉이 전력질주 끝에 플라이 아웃으로 만들었고 2루 주자 박경수가 3루로 진루하는 수준으로 막았다.

이번에는 같은 날 펼쳐진 KIA 대 롯데 경기를 살펴보자. 5회말 롯데 공격. 롯데 손아섭이 친 타구가 좌익수 KIA 김주찬 방향으로 계속 날아갔다. 김주찬은 이미 몸을 날렸지만 타구가 계속 뻗어가 펜스를 맞고 나왔다. 결과는 3루타. 이후 채태인 타석도 비슷했다. 좌중간으로 날린 타구였는데 타구 판단이 좋지가 않아 결국 머리 위로 넘어가는 안타를 만들어낸 것. 결과는 채태인 2루타였다.

이번에는 키움 대 삼성의 경기. 이 경기 마지막은 정말 극적이었지만 달리 보면 작년과 달라진 공인구 때문에 외야수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였다. 11회 말 삼성 이학주가 친 공이 중견수 이정후 방향으로 계속 날아갔다. 수비 위치를 다소 앞으로 나온 탓도 있었지만 이정후도 전력으로 뛰어 가 잡으려고 한 것. 그렇지만 한 끗 차이로 타구는 2루타로 변해버렸고 이것은 끝내기 안타로 이어졌다.

같은 공인구 유지한다면 내년 스프링 캠프 훈련 풍경은...

물론 비교적 수비력이 처지는 야수가 있었고 모두 야외 구장에서 펼쳐졌다. 그래서 바람이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실제 사직 구장은 부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바닷바람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타구를 보고 빠른 포기보다 마지막까지 타구 판단 후 따라가 플레이를 어떻게 다음 플레이까지 마무리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 저 위의 사례 모두 지난해 같으면 넘어 갈 수 있는 타구들이나 펜스 바로 앞 또는 러닝 트랙 근처에서 모두 벌어진 타구들이다. 공인구가 단순히 홈런과 장타 숫자를 줄여 투고타저에 기여했다는 것 이면에는 외야수들의 수비력이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졌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좀 더 멀리 본다면, 만약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과 같은 공인구를 계속 유지한다면 내년 스프링 캠프 때 훈련 풍경도 아마 상당히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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