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달라졌지만, CF는 여전히 스타의 척도를 살펴보는 잣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인사들에게 각종 광고가 몰리는 건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배우, 가수 등 주로 연예인들이 각종 제품 모델로 주가를 높이고 있지만 스포츠 스타 역시 이에 못지않은 대접을 받곤 한다.

과거엔 해당 종목 장면을 재현한다든지 근엄한 이미지로 그려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던데 비해 최근 들어선 친근하고 재밌는 인상을 심어주는 광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댄싱머신(?) 손흥민... 광고 속 막춤 화제
 
 축구스타 손흥민(토트넘)은 최근 득점포 행진 외에도 아이스크림 CF 속 막춤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광고 영상 캡쳐)

축구스타 손흥민(토트넘)은 최근 득점포 행진 외에도 아이스크림 CF 속 막춤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광고 영상 캡쳐) ⓒ 빙그레

 
이달 들어 국내외 SNS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바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최근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에서 내리 3골을 넣으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끈 데 이어 얼마전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CF도 이에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아이스크림콘 광고에 출연한 손흥민은 그간 경기장에서 볼 수 있던 열정적인 모습과는 상반된, 경쾌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막춤'을 춘다. 영국 현지 언론에서조차 "댄싱 스타"라는 표현을 쓰며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비교하는 기사 등으로 비중있게 다룰 만큼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단 팬들의 반응 역시 대체로 호의적이다. 토트넘 현지 팬들은 자신들의 SNS에 해당 영상을 퍼나르면서 "손흥민이 직접 판매한다면 기꺼이 돈 주고 사겠다", "골 넣고 세리머니로 광고 속 춤을 췄으면 좋겠다" 등등의 견해를 피력한다. 국내팬들 또한 "댄싱머신이다", "춤 하면 역시 손흥민이지", "손발은 오그라들지만 손흥민이라 괜찮다", "웃기는 것도 월드클래스다" 등으로 즐겁게 CF 영상을 감상하곤 한다.

이러한 화제 속에 해당 아이스크림 제품은 최근 주문이 급증하는 등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만끽하고 있다. 그의 뜨거운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현재 손흥민은 금융, 시계, 이동통신, 면도기 등 다양한 제품의 광고모델로도 맹활약중이다.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축구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만큼 그가 등장하는 CF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야구 스타 황재균+봉중근의 CF 속 열연(?)
 
 프로야구 스타 황재균(KT위즈)은 최근 인터넷 AI 서비스 광고에 출연해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광고 화면 캡쳐)

프로야구 스타 황재균(KT위즈)은 최근 인터넷 AI 서비스 광고에 출연해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광고 화면 캡쳐) ⓒ KT

 
지난 3월말 시즌 개막을 알린 프로야구 전현직 스타들 역시 코믹한 CF 출연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장 광고로 시작해서 최근 들어 케이블 스포츠 중계 광고로도 활용되고 있는 한 인터넷 업체 서비스 CF에는 국가대표 출신 3루수 황재균(kt위즈)이 등장해 역시 SNS 상에서 인기를 얻었다. 

인터넷 공개 20여일 만에 4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쏠쏠한 인기를 얻은 이 영상에서 그는 동네 편의점에 들렀다가 "노래 못하는 야구선수 황재균이 이사왔데"라는 어느 손님의 말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에 낙담한 황재균은 집에 돌아와 AI 기술이 적용된 케이블 TV로 임창정의 '소주 한잔'을 음치에 가까운 특유의 목소리로 열창해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든다.

사실 이 광고는 지난 1월 MBC 인기 예능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본인의 방영분을 패러디한 것이다. 당시 그는 예전 팀 동료 손아섭(롯데자이언츠)와의 뜨거운(?) 노래방 혈투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 바 있는데, 이를 직접 재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유머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선수에서 은퇴한 야구해설위원 봉중근(전LG트윈스)은 최근 5G 서비스 광고에서 열연(?)을 펼친다. 경기장에서 아웃-세이프 판정을 놓고 어린이와 설전을 펼치고 자신을 몰라본 이 관중에게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해당 영상 역시 공개 20일만에 400만 조회에 육박할 만큼 인터넷 상에선 제법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경기 속 진지함과 180도 다른 모습... 색다른 즐거움 선사
 
 야구해설위원 봉중근은 5G 서비스 CF에 출연해 능청맞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광고 화면 캡쳐)

야구해설위원 봉중근은 5G 서비스 CF에 출연해 능청맞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광고 화면 캡쳐) ⓒ LG유플러스

 
황재균, 봉중근 등이 각각 CF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 데엔 원 소속 구단이 모두 이동통신사를 보유한 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큰 몫을 차지한다. KT만 하더라도 황재균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이대은 등 kt위즈 소속 선수들을 출연시킨 또 다른 광고 영상물을 제작해 인터넷, 프로야구 케이블 중계 시간대에 적극 방영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의 '웃기는 CF'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평상시 TV중계, 경기장에서 봐왔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데 있다. 경기장에선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쳐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들의 색다른 이면을 영상으로 담아내면서 스포츠 스타와 대중간의 거리감을 떨쳐버린다.

다소 발연기에 가까운 동작 나오지만 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시청자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한다. 또한 연예인 중심의 다소 틀에 박힌 형식을 탈피한 광고로 차별화를 도모하면서 이들 CF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려야 하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환영받을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 CF에 비해 과장된 행동을 담은 이 영상들은 최근 확산중인 '인싸 (혹은 핵인싸)' 문화와 맞물려 톡톡 튀는 감성을 지닌 네티즌들의 놀이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튜브에 벌써 손흥민의 아이스크림 광고 패러디, 각종 리액션 영상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자칫 웃음만 강조할 경우 제품이 지닌 고유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브랜드, 제품이 지닌 이미지를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스포츠 스타들의 유쾌한 CF는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CF 황재균 봉중근 손흥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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