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주)NEW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는 형과 건강한 신체를 가졌지만 형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생. 1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공개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특별한 형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1996년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만나 '강력접착제'로 불릴 정도로 붙어 다니던 지체 장애인 최승규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씨의 실화를 기반으로 극화한 작품이다. 육상효 감독은 실존 인물들이 머물고 있는 광주를 자주 찾아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관계와 캐릭터를 바탕으로 말 잘하고 똑똑한 형 세하(신하균 분)와 순수한 눈빛의 동생 동구(이광수 분)를 만들었다.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척추가 마비돼 목 아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세하. 건강한 몸을 가졌지만 5살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진 동구. 영화는 세하와 동구가 가진 장애에 주목하기보다, 두 사람이 자신이 가진 것으로 상대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모습을 집중해 그린다. 둘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이러한 연대를 통해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영화에도 형제의 보금자리였던 책임의 집 원장 박신부(권해효 분)나 담당 사회복지 공무원 송주사(박철민 분), 동구의 수영 코치 미현(이솜 분)이 등장한다. 하지만 세하와 동구를 진정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서로. 기존 영화 속 장애인 캐릭터들이 대부분 혈연으로 맺어진 보호자 등 비장애인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과 구분된다. 

'장애인'과 '장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컷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컷ⓒ (주)NEW

 
이러한 포인트는 신하균, 이광수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갔던 모양이다. 신하균은 "장애인을 특별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장애를 극복해야할 대상이나 동정의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고, 이광수 역시 "이전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도움을 받는 장애인의 모습이 주로 그렸다면, 이 영화에서는 도움을 주고 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내용이라 다른 영화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장애인'과 '장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함께, '가족'에 대한 새로운 시선도 함께 그린다. 영화는 어린 동구를 버린 엄마(길해연 분)의 등장으로 갈등이 시작된다. 긴 시간을 함께한 세하와, 이제라도 동구와 함께하고 싶은 엄마. 동구 없이는 밥 한 술 뜨지 못하는 세하와, 동구에게 맛있는 반찬을 해줄 수 있는 엄마. 동구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 동구가 함께하고 싶은 가족. 동구의 고민은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육상효 감독과 이수아 작가, 정일 작가 등 제작진은 3년여의 시간 동안 공들여 <나의 특별한 형제>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실화가 모티브인 데다 장애를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인 만큼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들은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에게 장애인의 실생활을 비롯한 시나리오 세부 장면에 대해 지속적인 자문을 구했고, 편집 과정에서도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받아 최종본을 완성했다.   

"어려운 역할이라 걱정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컷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컷ⓒ (주)NEW


이렇게 쓰인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것은 결국 배우들의 힘이기도 했다. 특히 신하균은 머리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지만, 명석한 두뇌와 입담으로 쉴 새 없이 말하는 인물이다. 움직임을 최소화한 채 오로지 표정의 변화와 대사만으로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은 신하균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신하균은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가만히 있는 일이 굉장히 어렵더라. 모든 감정을 가지고 몸을 제어하면서 연기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반대로 대사는 거의 없이 몸과 행동, 눈빛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했다. 육상효 감독은 지적 장애인인 동구를 바보스러운 모습이 아닌, 순수한 모습으로 그리고 싶었고, 이광수의 초식 동물처럼 순한 눈빛이 동구와 어울릴 것 같았다고.

이광수는 "어려운 역할이라 걱정도 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 "동구가 어디까지 알고 느끼는 건지 파악하기 힘들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동구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어린 세하(안지호 분)와 동구(김현빈 분)를 연기한 두 아역 배우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 성인으로 옮겨온 뒤 초반에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신하균-이광수 두 배우의 호흡이 안정감을 찾고, 갈등 구조가 명확해질수록 두 배우의 진가도 함께 드러난다. 여기에 이 특별한 형제의 친구이자 조력자인 미현 역의 이솜은 이들의 곁에서 편견을 지워나가는 관객의 시선을 대신하며 관객과 캐릭터 사이의 벽을 훌륭하게 지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이야기에서 제작진의 따스한 시선도 느껴진다. 하지만 웃기다 울리는, 기존 휴먼 코미디 드라마에서 익히 보았던 흐름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5월 1일 개봉. 

한 줄 평 : 어벤저스도, 약자도, 뭉치면 더 세진다. 
별점 : ★★★ (3/5)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관련 정보

제목 : 나의 특별한 형제
감독 : 육상효
출연 : 신하균 이광수 이솜 박철민 권해효 길해연 
제작 : 명필름, 조이래빗
제공/배급 : NEW
상영시간 : 113분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9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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