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자신의 임명을 반대했던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자신의 임명을 반대했던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문체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장관이 영화인들의 문제제기에 공감을 나타냈다."

지난 16일 이뤄진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영화인들의 만남과 관련해 현장에 있었던 한 영화계 인사는 17일 다소 신중하면서도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박양우 장관이 영화인들의 의견을 들은 것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한다는 자세였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임명을 반대했던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영대위)'에 만남을 요청했고, 이들은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체부에서는 박 장관을 비롯해 조현래 콘텐츠정책국장. 임성환 영상콘텐츠산업과장, 이지원 사무관 등이 자리했고, 영대위 쪽에서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은 회장과 최용배 부회장, 배장수 상임이사, 김병인 한국영화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 박경신 고려대 교수,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부관장 등이 참석했다. 오석근 영진위원장 역시 함께 자리해 영화계의 의견을 전달했다.
 
박양우 장관은 영화계가 요구하는 대기업의 배급·상영 금지 및 스크린독과점의 제한, 디지털 영사기 사용료, 무료초대권, 부율, 모태펀드 대기업 투자제한 등에 대해 공감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간담회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영화 발전을 바라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박양우 장관은 영화계와 협력하여 법 개정을 포함해 적합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해 당면한 독과점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영화계 대표자들이 한국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도 "박 장관이 한국영화 발전의 기반이 되는 독립예술영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향후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영진위 공정환경센터 강화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문체부

 
간담회에 참석한 한 영화계 인사는 17일 전화통화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박 장관이 같은 생각임을 나타냈고, 대기업 독과점의 일부 행태에 대해서는 '그 정도로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형식적으로 영화인들을 만나자고 한 게 아니고 분명하게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한 것임을 강조했다"면서, 다만 "배급·상영 분리와 스크린독과점 제한을 같이 추진하자는 영화계의 의견에 대해 장관은 실현 가능한 것부터 먼저 하자는 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계 현안과 관련해 주기적 정례 토론회와 끝장토론 등 의견을 수렴했고, 불공정 거래 관행 척결을 위해 공동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공감대가 많았다는 점에서 장관 임명 이후 지속됐던 불신은 조금 강도가 약해진 모습이다.
 
문체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박양우 장관이 "법 개정 외에도 공정한 영화산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영진위 공정환경센터 역할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영진위 자체의 대기업 독과점 폐해 시정 노력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영진위 공정환경센터는 최근 위상과 기능이 강화되면서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에 적극 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CJ 사외이사를 지낸 박양우 장관이 임명되면서 우려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친 대기업 인사가 장관에 임명되면서 안팎의 여건변화로 기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염려가 작용했다. 박 장관이 공정환경센터 역할 강화를 언급한 것은 이 같은 불신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양우 장관을 반대했던 영화계 인사들은 간담회 이후 반감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영화산업 대기업 규제 공감대를 이룬 부분은 '어음'과 같다는 점에서 CJ 대변자라는 인식이 거둬지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대기업 규제법안 추진이라는 '현찰'이 손에 쥐어지는 순간까지는 양측의 긴장관계는 이어질 전망이다.
 
박양우 장관 임명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한 원로영화인은 "장관이 영화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만 불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산업을 수직계열화한 대기업의 문제가 심각한 만큼 대기업 대변자가 아니라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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