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5 유소년 대회 표창에 임하는 KBO 정운찬 총재(사진 좌). 정 총재 우측이 시상식 이후 좋아하는 윤상민(현 공주고 1)이다.

U-15 유소년 대회 표창에 임하는 KBO 정운찬 총재(사진 좌). 정 총재 우측이 시상식 이후 좋아하는 윤상민(현 공주고 1)이다. ⓒ 윤상민


2017 신인왕 이정후, 2018 신인왕 강백호.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출신 학교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고교 1학년 때부터 다재다능함을 지녔다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유격수와 포수, 외야 전 포지션에서 활약했던 이정후도 그러했지만, 강백호 역시 포수와 1루수, 투수를 오가면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2016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 때는 3학년 이정후와 2학년 강백호가 한솥밥을 먹으면서 대표팀의 동메달을 견인하기도 했다.

이렇듯, 프로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이들 중 일부는 수많은 형님들 사이에서 고교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경험이 있다. 고교야구 특성상 입시나 진로로 인하여 3학년 위주로 전력을 재편해야 하지만, 그 기량이 벤치에는 있기에는 아까워 백업 멤버로나마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는 1학년생이 있다.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들이나 같은 해 U-15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안인산(야탑고)이나 신준우(대구고), 최해찬(성남고) 등도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된 바 있다.

2019 고교야구, 좋은 1학년생들을 주목하라!

올해 역시 U-15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비롯하여 빼어난 신입생들이 고교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타나 구원투수 등의 형태로 얼마든지 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특히 3학년들의 숫자가 절대 부족한 학교의 경우 신입생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
 
 발 빠른 내야수로 성장한 휘문고 1학년생 이서준

발 빠른 내야수로 성장한 휘문고 1학년생 이서준 ⓒ 이서준


그 중 벌써 대구 지역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는 신입생이 있다. 경북고 1학년생 진승현(16)이 그 주인공이다. 본리초-협성경복중학을 졸업한 진승현은 외야수와 포수를 오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고교 진학 이후에는 본격적인 투수 수업을 받으면서 3학년 장신 에이스 황동재(삼성 1차 지명 후보)와 함께 실전에 투입될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면, 그는 왜 주목을 받는 것일까? 삼성의 터주대감으로 활약했던 진갑용(45) 코치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진승현은 중학 시절까지만 해도 국가대표 안방마님으로 맹활약한 아버지처럼 주로 포수로 활약했다. 그러다 투수로 전향, 꽤 묵직한 공을 던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북고 진학에 성공했다. 182cm, 90kg의 체격 조건만 놓고 보면 아버지의 고교 시절보다 낫다는 평가다. 향후 시간이 흘러 부자가 고향팀 그라운드에서 시구/시포를 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서울 지역에도 좋은 신입생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휘문중학교의 부흥을 이끈 투-타 올라운더 조원빈, 이정후(키움) 못지않은 야구 센스를 지녔다는 내야수 엄태경, 휘문고 신임 김영직 감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신민철 등이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가운데, 내야수 이서준(16) 역시 범상치 않은 타격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3루수로 나서며 타격감을 조율했지만, 2루 수비도 가능한 센스를 지니고 있다.

180cm, 71kg으로 호리호리한 체격 조건을 지니고 있는 만큼, 발이 빠르고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재주 또한 빼어나다. 중학 3년 통산 성적은 116안타, 32도루, 타율 0.436를 마크했다. 이서준은 발 빠른 내야수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휘문중학교를 졸업한 주축 1학년생들과는 다르게 배명중학교를 졸업하고 휘문고에 진학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장충고에도 송민수 감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신입생들이 많이 있다. 건대부중을 졸업한 최유빈(16)은 오프시즌 내내 대타 홈런을 기록하며 2~3학년 형님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투수를 더 잘 한다는 후문이다. 홍은중학교를 졸업한 김우빈(16)은 올해 롯데에 입단한 친형 김현수(2018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못지않은 투-타 올라운더. 시간이 지날수록 기량이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 받는 유망주다.

자양중학교에서 추성건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박태강(16) 역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투수 유망주다. 박상수 전 충주성심학교 감독(현 라오스 국가대표 여자 야구 감독)의 삼남으로 야구 센스가 두 형들보다 낫다는 평가다. 배명고에서 4번을 쳤던 장남 박태양(호원대)이나 경기고에서 4번을 쳤던 차남 박태산(경희대)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우리 두 사람보다 동생이 월등하다"라고 할 정도다.

공주고에도 중학 시절부터 거포로 이름났던 신예 유망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4번을 쳤던 포수 윤상혁(중앙대)이 졸업한 자리를 잘 메워줄 수 있는 이로 손꼽힌다. 윤상민(16)이 그 주인공이다. 184cm, 100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윤상민은 공주중학교 시절부터 홈런 타자로 손꼽히며, 충청 지역에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허민혁(SK)도 윤상민에 대해 "좋은 포수가 들어왔다고 들었다. 몸이 좋아서 1학년들 중에서 가장 잘할 것 같다"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근래 보기 드문 포수 거포 유망주라는 점에서 3년 내내 주목을 해 볼 만하다.
 
 U-15 청소년 대표 당시의 모겸. 포항중 졸업 이후 마산용마고로 진학했다.

U-15 청소년 대표 당시의 모겸. 포항중 졸업 이후 마산용마고로 진학했다. ⓒ 모겸

 
마산용마고에도 U-15 대표팀 시절부터 중장거리 타자로 유명세를 탔던 신입생이 있다. 모겸(16)이 그 주인공이다. 좋은 체격 조건(180cm, 92kg)을 바탕으로 자주 홈런포를 가동, 일찌감치 여러 학교의 스카우트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부산이 고향이라 부산중학교에 진학했지만, 1학년을 마치고 포항중학교로 전학하여 기량이 만개했다. 중학 졸업 이후 동향의 포항제철고, 혹은 고향팀에서의 스카우트 제의가 있을 줄 알았으나, 김성훈 감독이 한 걸음 빨리 움직이면서 마산용마고 신입생이 됐다. 모창민(NC) 이후 '모씨 성(姓)'을 지닌 거포로 성장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체격 조건이나 스타일이 전직 메이저리거였던 모 본(Mo Vaughn)과 닮았다는 이유로 별명도 '리틀 모본'이다.

다만, 이들 모두 아직 신입생이기에 당장 고교 무대에서 큰 활약을 펼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적어도 분명한 것은 이들이 한국 야구의 미래이며 이들 중에서 분명 국가대표도 나오고, 프로야구 올스타나 레전드도 나온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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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프로야구 진갑용 박태강 진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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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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