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축구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하나의 문화로 평가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 안에서도 유니폼과 MD 상품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입는 옷, 팬들이 선수를 응원하는 기념품, 경기장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언제든지 입을 수 있는 하나의 옷 등으로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K리그의 유니폼과 MD 상품의 큰 획을 그은 곳이 있다. 바로 라보나 크리에이티브(이하 라보나)다. 지난 20일 회사 사무실에서 라보나 대표 조주형, 이남석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보나 크리에이티브를 이끄는 두 대표 (왼쪽 이남석, 오른쪽 조주형 대표)

라보나 크리에이티브를 이끄는 두 대표 (왼쪽 이남석, 오른쪽 조주형 대표) ⓒ 라보나 크리에이티브

 
- 라보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회사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남석(이하 이): "저희는 스포츠디자인 전문회사입니다. 프로와 아마추어 두 영역의 디자인을 함께 하고 있는데, 프로 구단의 경우 유니폼 디자인과 MD상품, 홍보물 등 구단 디자인 전반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라보나풋볼'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며 주로 동호인들을 위한 커스텀 축구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조주형(이하 조): "두 사람 모두 디자이너이며 스포츠,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MD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었고, 저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도 스포츠 디자인을 보다 전문적으로 전업으로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2015년에 두 사람이 뜻을 모아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라보나는 이남석, 조주형 공동대표로 회사가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대표의 각각의 역할과 함께 의견 조율 등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조: "크게는 제가 유니폼 디자인, 이 대표가 MD상품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지만 실제 대부분의 작업은 같이 하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디어를 도출 후 작업을 시작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할 때 '두 디자이너가 모두 만족하는 디자인'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함께 수정 보완을 통해 완성시킵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둘 중 한 명이 진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단독으로 결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 라보나에서 한 상품이 나오기까지 어떠한 과정들이 있나요?
이: "저희가 제작하는 상품은 크게 시즌권 상품, 상시판매 상품, 기획 상품으로 나뉩니다. 기획 상품의 경우 구단에서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주로 의뢰가 들어오는데 '어떤 상품을 제작해달라'고 하기보다는 '이번 행사에 어떤 상품을 제작하면 좋을지' 기획 단계부터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저희는 단가와 목적에 맞는 아이템을 제안하고, 구단에서 컨펌이 나면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디자인은 완성본을 구단에 한번에 보내주기보다는 작업 과정을 구단과 함께 공유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상품 제작뿐만 아니라 제품 홍보를 위한 이미지도 제작하면서 구단이 상품을 통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라보나 유니폼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유니폼이란 무엇이고 이와 함께 대표적인 예로는 어떠한 것이 있나요?
조: "구단마다 각각의 상징색, 상징물 등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있고 구단만의 역사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구단의 정체성을 선수들이 입고 뛰는 유니폼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수들이 자신의 구단에 더 자긍심을 갖게 되고 팬들 또한 구매욕구와 소장가치를 느끼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유니폼 스토리텔링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포항의 2017시즌 시안블루 유니폼을 들 수 있습니다. 과거 구단의 상징색이었던 시안블루 색상의 유니폼을 다시 선보이는 과정에서 저희는 포항의 옛 마스코트였던 '쇠돌이'의 탄생 20주년과 연결하여 유니폼 디자인을 기획했고, 패키지 상품까지 출시하며 올드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작년에는 울산 유니폼의 전통인 스트라이프를 호랑이 무늬로 표현하였으며, 올시즌에는 용비늘 디자인을 가미한 전남 유니폼을 선보였습니다."
 
 라보나가 기획 및 제작한 2019 전남드래곤즈 시즌권

라보나가 기획 및 제작한 2019 전남드래곤즈 시즌권 ⓒ 라보나 크리에이티브

 
- 라보나는 프로팀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동호인 팀들을 위한 커스텀 유니폼도 디자인 및 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유니폼들을 디자인 할 때 차이점 혹은 특징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이: "프로팀은 명확하게 자신들의 아이덴티티가 있는데 아마추어팀은 그런 것과 관계없이 엠블럼과 유니폼의 컬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색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전사 유니폼이 보급화 되기 전 과거 아마추어 팀은 기성복에 엠블럼만 부착해서 입는 일이 많았고, 유니폼과 엠블럼 컬러가 전혀 매치가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는 해당 팀의 엠블럼 색상과 유니폼 색상을 잘 조화되게끔 팀에 맞게 변형하거나, 엠블럼 소스를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라보나만의 장점 혹은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 "라보나풋볼 유니폼만의 가장 큰 장점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이 지정한 시안 외에 팀 엠블럼 색상을 활용한 추가 시안을 제안드리기도 하는데, 제안한 시안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아 만족도가 높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라보나 손을 떠나면 안 된다' , '믿고 보는 라보나' 등 라보나는 K리그 팬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데 K리그 용품을 디자인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나요?
이: "유니폼과 마찬가지로 저희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이고, 구단 상품은 이에 못지않게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구단의 이슈를 놓치지 않고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기획해서 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구FC를 예로 들면 2018시즌이 대구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땡큐, 대구스타디움'을 콘셉트로 관련 상품들로 구성한 시즌권 패키지를 선보였고, 조현우 선수가 러시아 월드컵에 다녀온 직후에는 선수를 소장할 수 있는 '미니 아크릴 등신대'를 기획해서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반응이 좋아 다른 여러 구단들의 의뢰가 들어와 많은 선수들의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조: "더불어 매 경기마다 달라지는 K리그의 전반적인 흐름에 관심을 갖고, 각 구단의 역사와 특성 등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라보나는 이번에 전남 드래곤즈를 디자인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전남 감성'을 완전히 벗어난 훌륭한 디자인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조: 이번 시즌 유니폼, 시즌권, 라커룸, SNS까지 구단 전반의 디자인을 총괄하면서 구단과 함께 기존에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전남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전남의 상징인 용을 오브제로 많이 활용했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색상의 일관성을 주는 일이었습니다. 엠블럼 색상과 유니폼에 쓰이는 색상에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색상 활용 방향을 구단과 함께 논의하는 등 이런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소위 말하는 '전남 감성'도 한번쯤은 비슷한 스타일로 유쾌하게 풀어내도 재밌을 것 같아서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라보나가 시도해보고 싶은 점과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이: "그동안 구단 업무의 비중이 높아 신경쓰지 못했던 자체 브랜드에도 힘을 쏟고 싶습니다. 의류 품목도 늘려나갈 예정이고, 우리 브랜드를 통해 좀 더 자유로운 여건에서 스포츠와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작업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월드컵 스타 조현우를 활용한 미니 등신대

월드컵 스타 조현우를 활용한 미니 등신대 ⓒ 라보나 크리에이티브

 
- 협업해보고 싶은 팀이 있다면요?
이: "레알 마드리드 같은 해외 구단들의 디자인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 "특정 구단을 생각해 본 것은 아니지만 어떤 구단을 하더라도 저희만의 스타일로 잘 풀어내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조: "지금까지 저희의 결과물들에 대해 좋은 말씀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고, 스포츠 디자인이라는 일의 보람과 가치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체되지 않고 스포츠 팬들이 더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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