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의 포스터

<국민 여러분!>의 포스터ⓒ KBS2

 
사기꾼이 국회의원이 된다고? 얼토당토않은 이야기 같지만, 왠지 모를 기시감이 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

3대째 가업으로 사기를 물려받은(?) 양정국(최시원)은 "사기꾼은 최고의 직업이다. 경찰한테 잡히지만 않으면"이라는 아버지의 말을 가훈으로 삼은 채 열심히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그러다 김미영(이유영)을 만나 뜨거운 사랑에 빠졌고, 곧 결혼에 골인했다. 신혼여행을 떠나는 날, 공항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김미영은 이렇게 고백한다. "나 사실 경찰이야."

진실되지 못한 부부는 삐걱대기 마련이다. 그 관계가 원만할 리 없다. 꿈에서도 경찰과 마주치지 않으려 발버둥쳤던 양정국은 경찰인 아내가 불편하기만 하고, 미영은 그런 남편에게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낀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까. 양정국 앞에 사채업자 박후자(김민정)이 나타나 아빠 박상필(김종구)의 복수를 하겠다고 난리다. 3년 전 양정국이 벌인 60억 사기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전화위복이다. 양정국은 박후자가 보낸 조폭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폭행죄로 붙잡혀 가려고 하지만, 그가 때린 사람은 공교롭게도 연쇄살인범이었다. 양정국은 '용감한 시민상'을 받게 되고, 시민들의 영웅으로 등극한다. 그러자 박후자는 계획을 바꿔 양정국을 협박해 국회의원으로 만들려 한다. 자신의 뜻을 따라줄 정치인이 필요했던 탓이다. 과연 양정국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 사기꾼의 인생 반전 스토리가 쓰여질 수 있을까?

흠 잡을 것 없는 설정
 
 <국민 여러분!>의 한 장면

<국민 여러분!>의 한 장면ⓒ KBS2

 
KBS2 <국민 여러분!>은 '괜찮은' 드라마다. 사기꾼이 용감한 시민으로, 용감한 시민에서 국회의원이 된다는 설정이 황당하면서도 흥미롭다. 철없는 사기꾼이 제대로 된 정치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는 제법 묵직한 감동을 주리라 예상된다. 1회 도입부에서도 잠깐 보여졌지만, 양정국은 시민의 입장에서 속시원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코믹하고 유쾌한데, 어둡고 무거운 드라마에 지쳐있는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여지도 충분하다. 희소성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곳이 없다. 이유영은 코믹과 액션을 넘나들며 활약 중이다. 열혈 경찰의 카리스마와 시크한 매력을 뽐내면서도, 사랑에 빠진 설렘과 사랑이 무너져 내린 안타까움을 절묘히 그려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과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김민정은 악역을 맡았는데, 맛깔스러운 연기와 독특한 대사 톤으로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한 장면

<국민 여러분!>의 한 장면ⓒ KBS2

 
다만 <국민 여러분!>의 시청률은 기대만큼은 아닌 것 같다. 1회 6.8%(닐슨코리아), 2회 7.5%로 출발해 2주 차에 8.4%(4회)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5회 5.4%, 6회 6.5%를 기록했다. 8일 첫 방송된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1회 4.3%, 2회 5%)이 경쟁작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SBS <해치>(33회 7.5%, 34회 8.2%)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연상 작용
 
 <국민 여러분!>의 한 장면

<국민 여러분!>의 한 장면ⓒ KBS2

 
경쟁작의 등장도 그렇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양정국 역을 맡은 최시원에게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2017년 9월 한일관 대표 김모씨가 최시원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서 반려견은 목줄을 하지 않을 상태였고, 누리꾼들은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지난 1일 <국민 여러분!> 제작발표회 당시 최시원은 그 사건에 "나와 관련된 모든 일에 대해 더욱 더 주의하고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피해자 유족 측은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했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됐다. 정작 논란은 이후에 이어졌다. 최시원이 자신의 SNS에 반려견 생일 파티 사진을 올렸기 때문. '피해자 사망 후 파티를 했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그건 사망날짜가 잘못 알려지며 생긴 오해였다. 그럼에도 대중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피해자가 사망하고 열흘 뒤 <변혁의 사랑> 홍보를 위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려서다.

과실이었고, 유족 측이 이해했다고 하지만 최시원 스스로는 보다 세심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국민 여러분!> 제작발표회에서 다시 한 번 사과를 했음에도 아직까진 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온전할 수는 없어 보인다. 

꽤 탄탄한 드라마임에도 더 탄력받지 못하고 있는 건 최시원 효과가 일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드라마 흥행에 대한 책임 전부를 최시원에게 전가할 수는 없지만 일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최시원의 사과가 부족했거나 아직 그의 진정성이 온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배우 본인, 제작진 역시 이를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