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LG와 kt의 프로야구 중계화면(사진 상단). 지난 3월 30일 같은 곳에서 열린 KIA와 kt 경기 화면(사진 하단) 7일 화면에서는 주심 뒤편에 위치한 광고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LG와 kt의 프로야구 중계화면(사진 상단). 지난 3월 30일 같은 곳에서 열린 KIA와 kt 경기 화면(사진 하단) 7일 화면에서는 주심 뒤편에 위치한 광고판이 보이지 않는다.ⓒ KBO, SBS스포츠, SPOTV


최근 SBS스포츠의 중계 화면이 야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3연전 중계를 맡은 방송사는 SBS스포츠였다. 그런데 SBS스포츠가 3일 동안 방송한 중계화면은 그간 프로야구 중계와 다른 낯선 화면이었다. 

일반적인 야구 중계 화면은 가급적 지면과 가까운 위치에서 투수, 타자, 포수, 주심을 모두 보여준다. 오른손 투수가 많다보니 메인 카메라는 외야석을 기준으로 백스크린 바로 옆, 좌익수 방향에 설치되어 경기 현장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비교적 수평에 근접한 화면이기 때문에 시청자는 투수들이 구사하는 낙차 큰 변화구를 가능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 각도를 수십년 넘게 각 방송사들이 활용해 온 이유다.  
 
 지난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LG와 kt의 프로야구 중계(사진 상단), 지난 3월 30일 같은 곳에서 열린 KIA와 kt 경기 중계(사진 하단). 7일 경기에서는 주심 뒤편에 있는 광고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LG와 kt의 프로야구 중계(사진 상단), 지난 3월 30일 같은 곳에서 열린 KIA와 kt 경기 중계(사진 하단). 7일 경기에서는 주심 뒤편에 있는 광고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KBO, SBS스포츠, SPOTV

 
높은 위치의 카메라 앵글 변화... 변화구의 상하 움직임 파악 어려움

그런데 이번 3연전에서 SBS스포츠는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촬영한 장면 위주로 중계화면을 구성했다. 그간 보던 카메라 앵글과 달리 다소 넓직하게 내야를 잡아내면서 타자의 좌우측을 공략하는 투수의 공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는 나름의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변화구의 상하 움직임 파악이 쉽지 않은데다 생소한 화면으로 인해 불편함을 지적하는 야구 팬들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KBO와 중계권 논란을 빚은 방송사 측이 고의적으로 화면 구도를 바꾼게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유인 즉, 새로운 카메라 앵글을 적용하면서 주심 뒤편에 배치된 광고판이 경기 내내 거의 화면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각종 스포츠 경기장 광고판은 구장을 소유한 지자체 및 홈구단 측의 중요한 수익 사업으로 활용되는게 일반적이다. 야구장에선 백네트 쪽에 설치되는 광고가 가장 높은 비용을 받는데 결과적으로 화면 노출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면서 홈팀 kt와 구장 소유주인 수원시 등은 자칫 광고주로 부터 항의를 받을 수 있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메이저리그 방식이라지만... 중계권 갈등 몽니? 
 
 지난 5일부터 3일간 수원구장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LG와 kt의 경기에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카메라 위치 (사진 속 하단 박스) 대신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카메라(사진 속 상단 박스)를 중심으로 촬영한 영상이 주로 사용되었다.

지난 5일부터 3일간 수원구장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LG와 kt의 경기에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카메라 위치 (사진 속 하단 박스) 대신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카메라(사진 속 상단 박스)를 중심으로 촬영한 영상이 주로 사용되었다.ⓒ KBO, SBS스포츠


중계 방송사가 경기장에 배치된 각종 광고판을 의무적으로 화면에 넣어줘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갑작스런 화면 구도 변화는 몇가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일단 SBS스포츠 측은 "공 변화를 더욱 생생하게 담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기존 화면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만 하더라도 주심 뒤편의 광고판이 모두 잘린 중계화면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렵다. 뒷자리 관중들이 간식을 즐기거나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광고판과 함께 화면에 담기는 게 대부분이다. 이번 SBS스포츠 중계화면처럼 극단적으로 외야 높은 위치에 자리 잡은 카메라 위주로 영상을 찍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일부 야구 팬들은 최근 프로야구 중계권을 놓고 KBO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방송사의 '몽니 부리기'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KBO는 유무선 중계권 신규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네이버, 카카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가 참여한 통신·포털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자로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와 포털 측은 5년간 1100억 원이라는 사상 최고 액수를 제시해 기존 지상파 3사 및 계열 케이블사로 구성된 방송사 컨소시엄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방송사들은 프로야구 시범경기 중계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방송사들은 "정식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제작비, 광고 판매 등을 복잡하게 고려해 편성에서 뺐다"고 해명했지만 중계권 협상에서 탈락한 방송사 측의 '무언의 항의'라는 지적도 많았다.

공교롭게도 kt는 신규 중계권을 확보한 통신-포털 컨소시엄의 일원 중 하나다. SBS스포츠가 수원kt위즈파크 경기를 중계할 때 광고판을 화면에서 배제한 것 역시 이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색다른 구성을 담기 위한 것이었다는 SBS스포츠 해명 역시 고개를 끄덕일 만 하다. 하지만 "참외밭에서 신발끈 고쳐매지 말라"는 옛말처럼, SBS스포츠는 야구 팬들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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