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 녹화 스튜디오 TS-4 주변은 분주해진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녹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팬들 사이에서 소위 '악마팀장'이라 불리는 김대영 팀장은 출연자들이 녹화 전 요기를 할 빵을 사서 대기실에 풀어놓는다. "이건 매주 제 담당이에요." 김대영 팀장은 그렇게 말하면서 순하게 웃는다.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최욱, 정세진, 정준희.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최욱, 정세진, 정준희.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정준희.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정준희. ⓒ 이정민

 
분장을 마친 출연자들이 속속 녹화 스튜디오로 모여들었다. 출연자들 중 최욱이 가장 먼저 빵을 보고 반색했다. 녹화 전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 본방송을 위한 녹화를 끝내고 바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인 'J라이브'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출연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빵과 커피를 욱여넣고 녹화를 하러 세트 안으로 향했다.

지난 3월 13일 요즘 잘 나간다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녹화하는 현장을 찾았다.

어느새 1000만,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실험

<오마이뉴스>가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녹화 현장을 찾은 날, 마침 프로그램의 포스터 촬영이 있었다. 출연자들은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상징색이기도 한 파란색 포인트를 준 복장을 입고 촬영에 임했다. 이날 긴장이 될 법한 녹화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터 촬영은 화목하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서로 찍힌 사진을 보고 껄껄대면서 웃기도 했다.

벌써 30회가 훌쩍 넘은 <저널리즘 토크쇼 J>다. 이날 포스터 촬영을 통해 출연진들의 평상시 합을 엿볼 수 있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최욱 팟캐스트 진행자, 안톤 숄츠 독일 기자, 정세진 아나운서, 정준희 교수.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최욱 팟캐스트 진행자, 안톤 숄츠 독일 기자, 정세진 아나운서, 정준희 교수.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정준희.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정준희. ⓒ 이정민

 
바로 이어지는 본방송 촬영. 10분 전 스태프가 "스탠바이"를 외쳤다. 안톤 슐츠 독일 ARD 피디 겸 기자와 정준희 교수는 방송 원고를 보면서 연습에 열중했다. 반면 방송인 최욱은 출연자와 사담을 하면서 제일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본방송 촬영 이후 오후 5시부터 바로 진행되는 유튜브 라이브 'J라이브' 코너 시간에 맞추려면 상당히 빠듯하게 촬영이 진행돼야 한다. 이날은 특히 세 시간 여 본방송 녹화를 하면서 한 차례도 쉬는 시간 없이 바삐 진행됐다. 그럼에도 출연자 사이의 토론의 열기는 뜨거웠다. 사실 녹화는 거의 방송과 다를 바 없이 진행됐다. 유튜브에 클립으로 올라오는 '거의 무편집본'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아나운서.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아나운서. ⓒ 이정민

  
녹화가 끝나자마자 출연진들은 유튜브 라이브를 위해 준비된 방으로 이동해 6시 넘어서까지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거의 6시간이 넘도록 출연자들은 쉬지 않고 방송을 하는 셈이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애청자들은 J라이브에 나오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 등 열광했다.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큰 재미는 없다?'

<저널리즘 토크쇼J>는 현재 순항 중이다. 3%대로 시청률도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편, 수요일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고 유튜브 라이브 'J라이브'에도 줄줄 달리는 애청자들의 댓글이 모두 읽을 수 없을 정도다.

유튜브 라이브까지 찾아와 댓글로 적극적으로 소통할 정도로 팬이 많다는 건 프로그램으로서도 좋은 신호다. 보통 방송사 구성원들 사이에서 '큰 재미는 없지만 필요하다' 정도로 여겨지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유튜브 계정은 얼마 전 조회수 1000만 회를 기록했고 구독자수 11만 5천 명을 돌파했다. 녹화일인 수요일에는 온라인에서, 일요일인 방송일에는 오프라인에서 한 번, 이들은 두 번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이들과 호흡했고 스스로의 캐릭터를 굳혀가고 있었다. 특히 현장에서 지켜본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촬영 현장은 미디어 비평도 가능한 '캐릭터쇼'로서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출연진들 사이에 '케미'가 좋았다. 

지난해 12월 진행했던 신년 공개방송에는 700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몰려들었다. 당초 제작진에서 예상했던 방청객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3% 시청률도 물론 성과일 수 있지만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현재 그보다는 온라인에서 훨씬 뜨거운 프로그램이 됐다. 왜일까?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마침 <오마이뉴스>가 <저널리즘 토크쇼 J> 현장을 찾은 날 언론사에 상징처럼 남을 '사건'이 있었다. MBC < PD수첩 >의 서정문 피디가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라는 보도를 해 그를 불러온 것이다. 처음에 해당 보도는 2017년 KBS에서 단독으로 보도했지만 이후 어찌된 일인지 KBS가 후속 보도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를 2년이 지나 MBC에서 받아 < PD수첩 >을 통해 보도하게 된 것이다.

이날 "당시 취재 기자가 데스크에 사안을 보고했는데 그게 삭제됐더라"라는 KBS 신지원 기자의 증언이 나왔을 때는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비영리 언론 <단비뉴스>의 김지연 피디는 이를 두고 "KBS 창사 이래 자사 프로그램에 경쟁사인 MBC 피디가 등장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라며 "MBC 서정문 피디를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초대한 것은 KBS가 '경쟁사'라는 인식보다 '언론의 연대'라는 가치를 더 중시한다는 것을 확인해주었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방송인 최욱이 "MBC 직원이 KBS에 와도 괜찮냐"고 질문을 했고 서정문 피디 역시 "굉장히 놀랐다"고 화답을 했다. 이 장면은 그대로 3월 17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본방송으로도 나갔다.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KBS 기자들이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오기 꺼릴 정도로 자사와 타사를 향한 날 선 혹은 편파적인 비평이 있다. 그리고 화제가 되고 짚어볼 만한 보도라면 타사 피디라도 얼마든지 패널로 앉히는 파격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어쩌면 오늘의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만든 게 아닐까.

백상 후보로 오른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4일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오는 5월에 열리는 백상예술대상 교양 대상 후보로 선정됐다. 언뜻 들었을 때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백상예술대상에?'라면서 물음표를 그리게 된다.

4일 오후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저널리즘 토크쇼 J> 김대영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의 소식과 함께 선정된 나름의 이유를 들어보았다.

김대영 팀장은 기쁨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침착하게 "예상 밖이다. 백상예술대상에 신청이나 출품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언론을 비평하다 보니 비평에 그치는 경우도 많은데 최종 후보로 선정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물론 후보로 선정된 이유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김대영 팀장에게 추측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팀장은 "한 번은 가만히 있었는데 민언련에서 '우수 프로그램상'을 받게 된 적이 있다. 수상 이유가 상세하게 적혀 있어서 놀랐는데 이를테면 그런 것들이었다.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치고 재밌다', '형식이 신선하다', '디지털 콘텐츠가 본방송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라는 김 팀장 나름의 분석이 더해졌다.

수상 가능성을 한 달 전에 점치기는 어렵지만, 후보로 선정됐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김대영 팀장은 "아시다시피 저널리즘 토크쇼 J가 호불호가 갈린다. 적극적인 선호층도 있는 반면, 비토층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또 <저널리즘 토크쇼 J>만의 색깔이 되지 않을까.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저널리즘 토크쇼 J ' 저널리즘 토크쇼 J 녹화현장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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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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