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3연전 루징 시리즈 일보직전에서 LG 트윈스가 기적을 만들었다. LG는 3월 3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회말 2사 후에만 3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하며 연장 10회 끝에 6-5 대역전승을 거뒀다. 

LG는 2-5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 몰리면서 패색이 짙었다. 정주현과 이형종의 연속 적시타로 4-5로 추격한 뒤 이어진 2사 1, 3루 기회가 주장 김현수에 걸렸다. 이날 김현수는 1회초 첫 타석 중전 안타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다.
 
 31일 잠실 롯데전에서 9회말 2사 후 동점타를 터뜨린 LG 김현수

31일 잠실 롯데전에서 9회말 2사 후 동점타를 터뜨린 LG 김현수 ⓒ LG 트윈스

 
LG가 1-3으로 뒤진 3회말 1사 1, 2루 기회는 김현수의 4-6-3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되었다. 만일 9회말 김현수의 범타로 경기가 종료되면 두고두고 잔상이 남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김현수는 2구를 공략해 1루수 오윤석 옆으로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롯데 마무리 손승락에 블론 세이브를 안기며 5-5 동점을 만드는 결정적인 안타였다. 분위기를 탄 LG는 10회초 1사 1, 2루 위기에 마무리 정찬헌을 투입해 틀어막은 뒤 10회말 유강남의 끝내기 좌월 2루타에 힘입어 6-5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현수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놀랍게도 이날은 김현수가 시즌 첫 멀티 히트를 신고한 날이기도 하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LG가 전날인 30일 잠실 롯데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김현수는 멀티 히트 경기가 없었다. 1안타 경기가 2번, 무안타 경기가 5번으로 '타격 기계'의 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날까지 김현수의 시즌 타율은 1할이 채 되지 않는 0.087이었다. 

'슬로 스타터'로 알려진 김현수는 KBO리그 복귀 시즌이자 LG 입단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도 3월에는 고전했다. 그러나 7경기에서 타율 0.241 1홈런 3타점 OPS 0.727을 기록했다. 1할도 되지 않는 저조한 타율에 허덕인 것은 아니었다. 올해는 정도가 다소 심했다.  

시범경기만 해도 김현수의 타격 페이스는 좋았었다. 5경기에서 20타수 10안타 2홈런 4타점에 OPS(출루율 + 장타율)는 무려 1.424였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 돌입하자 김현수의 방망이는 이상하리만치 차게 식었다. 
 
 시즌 초반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LG 김현수

시즌 초반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LG 김현수 ⓒ LG 트윈스

 
간판 타자 김현수의 부진까지 겹치며 LG 타선은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 3월 27일 문학 SK 와이번스전부터 30일 잠실 롯데전까지 4경기에서 LG는 합계 5득점에 그쳤다. 4경기 동안 적시타를 통한 득점은 29일 잠실 롯데전 6회말 이천웅의 결승타가 유일했다. 그 사이 LG는 1승 3패에 그쳤다. 

김현수가 부진하자 상대 투수들은 그를 아웃 처리한 뒤 4번 타자 조셉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LG의 득점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LG 마운드가 기대 이상으로 호투를 이어가는 가운데 타선이 조금만 분발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3월 마지막 날 김현수가 멀티 히트와 함께 결정적인 동점타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 분명했던 김현수의 방망이가 LG의 역전승과 함께 극적으로 부활했다. 되살아난 김현수가 LG의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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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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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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