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니멀 라이프'가 주목 받고 있다. 관련 카페에서 정보를 나누는 것은 물론 관련 책까지 나와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는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필요한 물건만을 가진 채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방식을 말한다. 이는 간혹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버리는 것만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나 역시 그렇게 오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 SBS스페셜 > '맥시멀리스트를 위한 비움 안내서' 편에서 맥시멀리스트 두 사람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를 보면서 그러한 생각을 고칠 수 있었다.
 
맥시멀리스트인 두 사람
 
 태경씨는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고 모바일 쇼핑을 즐겼다.

태경씨는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고 모바일 쇼핑을 즐겼다. ⓒ SBS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할 두 사람 중 한 명인 태경씨의 방은 발 디딜 틈이 거의 없다. 아직 써보지도 못한 화장품, 네일 용품들이 가득하고 다이어리를 쓰기 위한 스티커와 메모지만 해도 박스가 가득이다. 침대 위에는 인형이 여러 개 놓여있고 바닥에는 고등학교 때 바람이 빠져 쓰지 못하는 농구공도 여전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사용하지 않는 사이클까지.
 
놀라운 점은 이미 이사를 하며 한바탕 줄인 후라는 것이다. 물건이 계속 쌓이는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하루 종일 휴대폰을 들고 모바일 쇼핑을 즐겼다. 그가 가지고 있는 모바일 쇼핑 앱만 42개였다. 많이 사고,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니 집이 비명을 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도전자인 지윤씨의 집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자신만의 취향이 확고한 그는 구제 시장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고 예술 감각을 발휘해 독특한 아이템으로 집을 꾸몄다. 여러 액자, 잔, 여행지에서 산 자석들까지. 지윤씨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여러 가지가 쌓여있다. 하지만, 계속 쌓인 물건들은 지윤씨의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옷장에서는 원하는 옷을 꺼내기 힘들만큼 옷들이 쌓여있고 물건들이 가득해 마음까지 복잡해졌다.
 
그는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탐색해보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태경씨도 멈추기 힘든 소비습관을 고치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두 사람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멘토와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태경씨가 입성한 미니멀 하우스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었다.

태경씨가 입성한 미니멀 하우스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었다. ⓒ SBS

 
태경씨와 함께하는 멘토는 8년 차 부부인 종민, 은덕씨 부부다. 이 부부는 일년에 절반을 여행하며 살고 있다. 그들은 여행을 통해 필요한 짐에 대해 확인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줄이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게 됐다. 책에 나오는 예쁜 미니멀 하우스는 아니지만 소박하고 단순화 된 깔끔한 집에서 살고 있다.
 
지윤씨와 함께 할 멘토는 10년의 기자 생활을 정리한 뒤에 미니멀 라이프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진현씨다. 그는 취재기자로 일하며 힘들었던 시기에 우연히 복잡한 방을 정리하고 느꼈던 홀가분한 기분에 매료돼 미니멀 라이프를 이어가게 됐다고 한다. 물건 비우기로 시작한 미니멀 라이프는 삶의 변화까지 가지고 왔다고 한다.
 
각 멘토와 함께할 미니멀 라이프는 어땠을까. 태경씨는 처음부터 긴장했다고 한다. 챙겨 올 물품이 적혀있는 편지를 받은 그는 규칙이 많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그의 맞아떨어졌다. 태경씨가 입성한 미니멀 하우스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었다. '1. 오전 8시 기상/ 밤 10시 취침, 2. 하루 생활비 5천 원, 3. 모바일 쇼핑 금지, 4. 밤 10시 이후 휴대폰 사용 금지, 5. 체험기간 동안 비우기 목록 완성'이었다.
 
평소 새벽 4시까지 모바일 쇼핑을 즐기던 태경씨에게 밤 10시 취침과 모바일 쇼핑 금지는 쉽지 않은 규칙 같아 보였다. 그래도 그는 집에 있는 동안 규칙을 잘 지켰다. 하루 생활비 5천 원까지도. 3명이서 5천 원을 모아 장을 보고 이를 통해 간단한 요리를 직접 해먹고 밤 10시에는 휴대폰을 내고 바로 잠에 들었다. 위기도 있었다. 화장품을 파격적으로 줄여보자는 멘토의 말에 그는 눈물을 흘렸다. 메이크업의 길을 꿈꿨던 그는 사정이 있어 계속할 수 없었고 접어둔 꿈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화장품에 애착이 깊었다. 그래도 태경씨는 규칙에 있는 비우기 목록을 열심히 적었고 필요 없는 화장품들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지윤씨는 멘토 진현의 집을 보며 놀랬다. 자신의 원룸보다 방이 작은 방인데도 불구하고 휑했다. 옷도 필요한 만큼, 책도 10권을 넘지 않게. 멘토는 물건이 적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편하다고 한다.
 
진현은 비우기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비울 것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남을 것들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처음 여행가방을 펼치고 꼭 필요한 것들을 집어 넣어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기준으로 물건을 나누고 현재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물건들에 집중했다고 한다.
 
지윤씨는 멘토에게 집 비우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첫 대상은 책장이었다. 과거의 물건은 정리하고 현재의 물건은 가지면서 미래의 물건은 기한을 빼뒀다가 나의 행복에 도움이 안 된다면 정리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까?
 
진현씨는 물건을 시간대로 나누고 정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과거의 물건을 비울수록 집착, 후회 등의 감정들도 같이 덜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이다. 또, 미래의 물건들을 덜어낼수록 돈에 대한 불안, 일에 대한 불안도 덜어진다고 한다. 결국 현재의 물건들과 함께 지금 내 삶에 집중하게 될 수 있다고 한다.
 
미니멀 라이프는 현재를, 나를 알아가는 방식
 
물건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다. 청소를 한다고 무심코 버렸던 물건이 나중에 필요하게 됐을 때 없어 곤란한 경험이, 언젠가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이를 방해한다. 때론 버리면 손해라는 욕심이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는 매 순간 과거에 있었던 일과 경험을 놓지 못해 후회하고 괴로워하기도 하고 미련을 남기기도 한다. 또한,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즐기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보면 나는 누구인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볼 시간은 별로 없게 된다.

두 멘토와 변화를 시도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를 잘 보여준다. "미니멀 라이프는 억제하고 참고 인내해야 할 것 같아서 스스로가 쪼그라들 것 같은 오해로부터 벗어났다. 나에게 필요한 물건은 어느 정도인지, 잠은 얼마나 필요한지,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인지 제대로 느끼게 됐다"는 종민씨의 말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이게 정말 당연한 것일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진현씨의 말처럼. "물건만이 아니라 일도 정리하며 조금은 숨 트이는 편안한 삶을 살게 됐다"는 지윤씨처럼.
 
소비가 당연시되는 이 사회에서, 소비가 낙이 되고 도피처가 되는 이 사회에서 좋아하는 것을 찾고 꼭 필요한 현재의 것들과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하나뿐인 정답은 아니더라도 방향을 잡아줄 중심찾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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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꿈꾸고 있습니다. 글로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언젠가 제 책을 만날 날 올 수 있을까요? 오늘도 전 글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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