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 spotify

 
전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 상륙한다. 지난 17일부터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국내 저작권 신탁 단체들과 음원 제공 저작료 배분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세계 1억9700만 명 사용자와 7천만 명의 유료 구독자, 기업 가치 300억 달러(2018년 기준)의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진출하면, 음원 스트리밍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외 음악 시장에서 스포티파이는 음악 감상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공고한 위상을 자랑한다. 현존 스트리밍 서비스 중 가장 많은 회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기존 주주의 주식을 직상장하며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빌보드, UK 차트 모두가 스포티파이 차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처음 개발한 회사가 아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스포티파이를 키워드로 알아본다.

음악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 사업가 다니엘 에크와 마틴 로렌존이 개발했다. 당시 음악 시장은 희망과 절망이 공존했다. LP, CD 등의 전통 매체가 디지털 mp3 파일로 대체되면서 사람들은 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허나 애플 아이튠스(iTunes)를 위시한 불법 다운로드, 파일 공유 서비스의 범람으로 창작자들에게 온전한 대가가 돌아가지 못하면서 음악 산업은 긴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 IT 사업가 다니엘과 실리콘밸리 기업가 마틴은 불법 파일 공유를 타개하고 음악 산업을 살리는 방법을 고민했다. 2006년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일 공유 서비스 '유토렌트'에서 일했던 다니엘이 저장 공간 없는 온라인 공간을 고안했고 데이터 전문가였던 마틴이 뼈대를 세웠다.

공짜 서비스... 매출의 70%가 저작권료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 spotify

 
스포티파이는 2017년 매출 40억 유로(약 5조 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의 70%가량은 저작권료를 지불하는데 쓰인다. 유니버셜, 워너, 소니 뮤직 3대 음반 레이블과 기타 레이블들로부터 라이센스를 따와 음악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약간의 광고를 감수하면 모든 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프리미엄(Freemium)이라 불리는 무료 회원도 '1분 미리 듣기' 없이 온전히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제약은 있다. PC에선 한 달 15시간으로 음악 감상이 제한되고 모바일에선 곡 선택이 불가능하다.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저작권자에게 지급해야 할 음원 사용료도 증가한다. 때문에 스포티파이는 큰 수익을 거뒀음에도 지금까지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12년간 적자였다. 어마어마한 저작권료를 지불함에도 아티스트들에게 정당한 로열티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의혹도 존재한다. 2013년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의 스포티파이 비판 성명과 2014년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보이콧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포티파이의 계획은 더 많은 유료 가입자를 모집해 음반 회사가 요구하는 저작권료를 낮추고 보다 많은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음반 회사들은 음원 사용료를 88센트에서 79센트로 내리는 데 합의했는데, 이는 나날이 커져가는 스트리밍 시장의 규모와 수익이 무시하기 어려울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트리밍 시장 성장은 2012년 국제 음악 산업 매출을 13년 만에 증가세로 돌려놓았으며, 음반사들의 스트리밍 매출은 50% 넘게 증가하는 추세다

빅데이터,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팅

스트리밍 음악 산업을 주도하는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강점은 빅데이터다. 사용자의 음악 취향과 감상 패턴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한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회사들을 인수 합병하며 구축한 시스템이다.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본인의 취향대로 만들어진 새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하고, 생소한 아티스트들과 옛 음악의 추천 목록도 취향을 벗어나지 않는다. 머신 러닝으로 확립된 1300여 개의 '세부 장르'가 정보 과잉의 시대에 정확히 취향을 저격한다. 

스포티파이 메인 화면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실시간 차트'가 없다. 사용자의 청취 습관과 취향을 분석해 익숙함과 새로움을 적절히 혼합한 추천 목록과 플레이리스트가 우선이다. 국내 플레이리스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감성과 분위기 대신, 스포티파이의 재생목록은 직관적이고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다. '익숙함 속 생소함'의 음악 큐레이팅은 스포티파이만의 강력한 장점이다.

폭넓은 확장성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페이스북 메신저와 스포티파이의 확장 사례 소개.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페이스북 메신저와 스포티파이의 확장 사례 소개. ⓒ spotify

 
강력한 타 플랫폼과의 공조 및 확장 역시 스포티파이를 일상 속 보편적 경험으로 이어준다. 2011년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스포티파이는 해외 유저들에게 음악을 공유하고 홍보하는 가장 일상적인 툴이 됐다. 유명 SNS 채널 프로필부터 메신저 어플리케이션까지 스포티파이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스포티파이는 월 9.99달러(한화 1만1330원)를 지불하는 유료 이용자들에게 미국 유명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 구독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12.99달러를 내야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3달러를 아끼며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North Face), 카페 스타벅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유명 팟캐스트 서비스 인수를 통해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유지해온 삼성과의 파트너십도 공고하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S10 시리즈의 기본 음악 앱으로 스포티파이가 선정되었으며 미국 갤럭시 S10 신규 사용자에겐 6개월의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한국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는 멜론과 23%의 지니 뮤직을 투 톱으로 벅스, 네이버 뮤직 등 회사들이 뒤를 따르던 판세가 최근 SK 텔레콤의 플로(FLO)가 4개월만에 15% 점유율을 확보하며 흔들리고 있다. 다만 애플 뮤직과 유튜브 뮤직 점유율이 미미한 것을 보아 같은 외국계 서비스인 스포티파이가 단기간에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2019년 1월 1일부터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라 스트리밍 업체들은 저작권자에게 종전 60%보다 5% 오른 65%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국내 스트리밍 업체들의 가격 인상을 가져왔으나 애플 뮤직, 유튜브같은 해외 서비스에는 바뀐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불공정 경쟁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수익의 70%를 저작권료로 지불하며 방대한 해외 음원을 자랑하는 스포티파이의 저작권 협상 결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도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https://brunch.co.kr/@zenerkrepresent/330)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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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 메일 : zener1218@gmail.com /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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