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수의 쇼트 연기(자료사진)

임은수의 쇼트 연기(자료사진) ⓒ 연합뉴스

 
'피겨 기대주' 임은수(신현고)가 고의성이 의심되는 부상을 당하고서도 투혼을 펼친 끝에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총점 200점대를 돌파하면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임은수는 22일 오후(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2019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32.66점(기술점수 67.71점, 구성점수 65.95점, 감점 1점)을 받았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72.91점과 합쳐 총점 205.57점을 기록하면서 최종 10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피겨 선수가 ISU 국제대회에서 200점대를 돌파한 것은 김연아 이후 임은수가 최초였다.
 
그리고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대회 10위 안에 든 것은 2017년 최다빈(고려대) 이후 2년만이다. 김연아를 제외하고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는 박소연(2014년 9위)과 최다빈(2017년 10위) 등이 있다.
 
또한 임은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 등 개인기록을 새로쓰면서 시즌 마무리를 화려하게 했다.
 
임은수는 이번 대회 경기직전 공식연습에서 머라이어 벨(미국)에게 고의성이 의심되는 가격을 당해 종아리 부위에 상처가 나는 부상을 입었다. 사건 직후 임은수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벨이 미국에서 마무리 훈련을 할 때부터 소리를 지르는 등 훈련을 방해했다"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통해 해당 연맹에게 항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빙상연맹은 ISU 코디네이터에게 즉각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지난 21일 양 국가 관계자들이 만나 사안을 논의했다. 벨은 미국 대표단을 통해 임은수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임은수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해외 피겨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임은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그는 4그룹 세 번째 선수로 등장해 뮤지컬 '시카코 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러츠 점프의 중심이 다소 앞으로 쏠리면서 연결 점프를 잇지 못하고 단독 점프로 처리했다. 이어 트리플 루프 점프는 깨끗했지만,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연결 점프 착지가 불안해 스텝아웃(Step out) 실수가 나왔다.
 
코레오 시퀀스에서 당당하고 도시적인 여성의 매력을 마음껏 그려낸 그는 중반부 첫 점프로 트리플 러츠 점프를 뛰면서 앞서 놓쳤던 트리플 토루프 연결 점프를 붙여 실수를 완벽하게 만회했다. 그리고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3연속 점프도 흔들림이 없었다.
 
음악의 템포가 빨라지면서 임은수는 트리플 플립을 시도했는데 다리가 그만 풀리면서 넘어지고 말았다.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를 가볍게 마무리 한 그는 곧바로 레이백 스핀으로 진입해 빠르게 회전했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스텝 시퀀스에서는 빠른 템포에 맞춰 현란한 발동작과 깜찍한 표정연기를 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플라잉 카멜스핀으로 모든 연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임은수는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평소에 실수하지 않던 플립에서 실수가 나와서 아쉽다. 하지만 개인 최고점 및 총점 200점을 넘어서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첫 시니어 시즌을 치루며 많은 경험을 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 다음 시즌에도 열심히 준비하여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각오를 전했다.
 
임은수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홀로 출전해 10위에 들면서, 내년도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여자 싱글 출전권이 한 장에서 2장으로 늘어나게 됐다. ISU는 선수 1명이 출전해 3~10위 이내에 들 경우 차기 대회 출전권 2장을 부여한다. 또한 임은수는 차기 시즌 그랑프리도 두 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여자싱글 1위는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자기토바(러시아)가 237.50점을 받으면서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써 자기토바는 지난해 올림픽을 비롯해, 그랑프리 파이널과 유럽선수권에 이어 정복하지 못했던 세계선수권마저 우승하면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위는 엘리자베타 투르신바에바(카자흐스탄)가 총점 224.76점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3위는 올 시즌 중반까지 크게 흔들리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223.80점으로 극적으로 살아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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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임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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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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