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 프로듀스X101 >이 지난 15일 타이틀 센터 선발 투표를 기습적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15명의 후보 연습생이 공개되어 관심을 모았다.(웹페이지 캡쳐)

엠넷 < 프로듀스X101 >이 지난 15일 타이틀 센터 선발 투표를 기습적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15명의 후보 연습생이 공개되어 관심을 모았다.(웹페이지 캡쳐) ⓒ CJ ENM

  
Mnet 간판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네번째 시즌이 곧 시작된다. <프로듀스X101>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참가 연습생들을 가르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속속 공개된 데 이어 MC 역할을 맡을 '국민프로듀서 대표'로는 배우 이동욱이 선정됐다. 지난 15일 단체곡 '지마'의 센터를 담당할 후보 연습생 15명을 기습 발표했다. 앞선 총 3번의 방송과 달리 <프로듀스X101>은 단체곡 정식 공개 이전부터 일반 시청자 투표를 도입해 센터 참가자를 뽑는 등 일부 변화의 조짐이 엿보였다.

과거 총 세 차례 시즌에선 정식 방영 한 달여 전부터 각 참가자를 공개하고 이후 단체곡 무대를 Mnet <엠카운트다운>과 야구장 또는 농구장 특별 공연의 형식으로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프로듀스X101>에선 이보다 먼저 상위 등급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15명 참가자들을 선공개 했다. 대중의 반응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이미 활동했던 기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연습생 신분으로 포함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업텐션, 빅톤, 마이틴... 기존 현역 아이돌 대거 참가
 
 지난 15일 < 프로듀스X101 >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센터 후보자 15명이 깜짝 공개되었다. 업텐션, 빅톤, 마이틴 등 기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포함되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다.(웹페이지 캡쳐)

지난 15일 < 프로듀스X101 >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센터 후보자 15명이 깜짝 공개되었다. 업텐션, 빅톤, 마이틴 등 기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포함되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다.(웹페이지 캡쳐) ⓒ CJ ENM

 
앞선 3번의 <프로듀스101>에서도 기존 데뷔 경력자들이 대거 출전한 사례가 있었다. 아이오아이로 선발된 정채연(다이아), 워너원에 이름을 올린 황민현(뉴이스트), 하성운(핫샷)은 재데뷔에 성공했고 기타 많은 그룹 멤버들이 프로그램 참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프로듀스X101>은 센터 후보자 선공개로 이전보다 더 치열한 현역 아이돌의 경쟁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업텐션(2015년 데뷔), 빅톤(2016년), 마이틴(2017년) 등 이미 각종 음악 방송 무대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던 팀 멤버들이 대거 센터 후보 15명에 이름을 올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화제가 된건 2명의 멤버를 내보낸 업텐션의 등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두 번이나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KBS 뮤직뱅크) 1위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수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팬층을 넓혀왔던 그룹이기 때문이다. 특히 센터 후보 김우석(활동명 우신)은 SBS MTV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 <더쇼> MC를 수개월간 맡으면서 가장 활발히 외부 활동을 펼쳤던 멤버라는 점에서 놀라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2016년 데뷔한 빅톤 역시 2명의 멤버가 센터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인기 걸그룹 에이핑크의 후배 그룹으로 데뷔한 빅톤은 멤버들의 능력치 대비 미흡한 기획력으로 최근 침체기를 맞았다. 어려움을 겪던 끝에 <프로듀스X101>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2017년 등장한 마이틴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멤버 송유빈은 2014년 Mnet <슈퍼스타K> 시즌6에서 6위까지 오르며 일찌감치 대중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아이돌 그룹으로 정식 데뷔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했다. 본인을 제외한 동료들이 이미 2017년 JTBC <믹스나인>으로 한 차례 오디션 도전을 경험한 이후 소속 그룹 리더 김국헌과 더불어 경연 서바이벌 재출전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택했다.

마지막 도전 vs. 참가자 인적 자원 부족?
 
 엠넷의 대표 프로그램 < 프로듀스X101 >

엠넷의 대표 프로그램 < 프로듀스X101 > ⓒ CJ ENM

 
기존 아이돌 그룹에게 <프로듀스101>는 '마지막 도전'일 것이다. <프로듀스101> 특성상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같은 프로젝트 그룹 멤버가 되면 확실한 성공을 보장한다. 아직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한 그룹이라면, 험난한 관문을 거쳐서라도 새 프로젝트 그룹의 일원이 돼 새롭게 활동을 꾸려나가고 싶을 수밖에 없다. 아쉽게 최종 멤버로 발탁되지 못하더라도 뉴이스트W, JBJ처럼 <프로듀스101>의 후광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반면 상위권 진입에 실패한다면 그 이후는 기약하기 어렵다는 위험성도 내포한다. 앞선 <프로듀스> 시리즈 참가자 중 조기 탈락한 이들의 상당수는 종영 이후 소속사를 떠났다. 데뷔했지만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출연했던 몇몇 기존 아이돌 그룹은 소리 소문 없는 해체를 경험하기도 했다. 분명 성공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실패할 땐 더욱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이돌 경력자' 도전이 늘어났다는 건 상대적으로 101명 참가자 중 실제 연습생 신분의 숫자는 줄어 들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미 센터 후보 15명 중 데뷔한 인물이 무려 6명(업텐션, 빅톤, 마이틴 각각 2명)이나 포함됐다. <프로듀스X101>에 참가한 현역 아이돌의 비중은 더욱 높을 것으로 많은 이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전 시즌과 달라진 점은 최종 프로젝트 그룹의 활동 기간이 5년으로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앞서 <프로듀스101> 시즌1, 2는 각각 6개월, 1년 6개월의 짧은 활동기간을 마치고 해체했다. 아이돌 평균 계약 기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룹 활동 기간에 소속사들이 <프로듀스X101>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 이후 각종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면서 인적 자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현역 아이돌의 대거 출전은 그 공백을 메우려는 심산이 아니었을까.

<프로듀스101>은 출연자의 데뷔 여부에 제약을 두지 않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이들의 참가는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존 아이돌 그룹이 화제를 얻는 만큼 새 얼굴이 주목 받을 기회는 더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온라인, SNS 상에선 "현역 아이돌 그룹들이 진짜 연습생의 꿈을 빼앗는 게 아니냐?", "이미 데뷔한 사람들이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서 나오는 것이냐?" 등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한일 합작으로 진행되었던 <프로듀스48>에서는 일본 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일각에서는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첫 방송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진, 그리고 현역 아이돌 참가자들에겐 국민 프로듀서(시청자)들을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새 과제가 부여된 셈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프로듀스X101 프로듀스101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