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 인터뷰 사진

배우 류준열이 <뺑반>에 이어 <돈>으로 관객과 만난다. ⓒ 쇼박스

 
인터뷰에 앞서 배우 류준열은 기자들을 향해 해맑게 웃으며 한명 한명 인사로 맞이 했다. 배우 류준열 본인만이 이번 영화 메인 포스터에 단독으로 나온 것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생각해보니 단독 포스터는 처음이네요"라며 매우 기뻐했다. 스크린 속에서 보던 배역과는 다른 솔직한 그의 모습이었다. 

"(박누리) 감독님 첫 데뷔작이기도 하고 학생 때처럼 으샤으샤 만드는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영화를 찍었다. '영화 하는 맛이 이거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영화 속 어머니, 아버지와의 관계도 재밌고 애착이 갔다. 돈이라는 게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데 주변 사람들 관계가 변하는 순간이 제일 슬펐다."

영화는 부자가 되고 싶은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가려진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영화 <돈>의 주인공을 연기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굉장히 안정된 목소리 톤과 발음으로 응대했다.

 
 배우 류준열 인터뷰 사진

"학생 때처럼 으샤으샤 만드는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영화를 찍었다. '영화 하는 맛이 이거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 쇼박스

 
배우 류준열이 생각하는 연기자의 길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돈 맛 좀 봤냐'는 농담어린 질문에 '연기 맛을 봤다'고 센스있게 답변했다. 류준열은 최근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는 등 '다작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잘나간다는 말이다. 그는 <더킹>, <택시운전사>, <리틀포레스트>, <침묵>, <독전>, <뺑반> 등 작품에서 주연배우를 맡았다. 이 모든 영화들은 지난 1~2년 사이에 개봉한 작품들이다. 충무로에서 주연배우로 이렇게까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또 있을까. 
 
- 첫 데뷔 영화 <소셜포비아>를 시작으로 서서히 인기가 올라가더니, 이제는 스타반열에 올랐다.
"(인기에 신경을 쓰면) 욕심이 많아질 것 같아 그런 것에 좀 무딘 편이다. (자신의 얼굴이 나온 영화 <돈>의 메인 포스터는) 나중에 사진으로 찍어 남기고 싶다. 영화 소셜포비아의 메인 포스터가 나왔을 때도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포스터에는 내 얼굴이 딱 반만 나왔지만 그때도 신기하고 좋았다."

- 연기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는가?
"배우는 경험하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피아니스트는 피아노가 없으면 연주를 할 수가 없다. 페인팅도 붓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연기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배우는 시대를 대변하고 표현하는 초상이나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를 관객들이 공감하고 느끼니까 그렇다. 공감하고 소통하고 그런 부분이 있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연기는 이를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봐도 잘한다 못 한다를 구별할 수 있는 독특한 예술이다. 누구나 다 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연기다."

- 앞으로 하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가 있는가?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 좀비가 되고 싶은 건 아니고 도망 다니는 배역을 하고 싶다. 넷플릭스의 <킹덤>도 재밌게 봤다.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들 중에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제일 재미있었다. 이 영화는 좀비 장르의 교과서다. 좀비를 피해서 도망다니는 사람들은 좀비에 대한 메카니즘이다. 수십 년 전에 보여준 이 영화를 오마주로 수많은 작품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좀비 영화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인간과의 정의, 가족에 대한 정, 좀비 가족들의 슬픈 이야기들, 가령 내가 살기 위해 남을 희생해야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보면 현실 같지 않은 상황임에도 와닿고 재밌더라. 인간으로서의 고민을 오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좀비 영화다."

- 촬영장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번은 초반부 촬영 부분을 찍다가 시간 관계상 일단 패스하고 말미에 다시 찍으려던 장면이 있었다. 후반부를 다 마치고 난 이후 재촬영하고 그것을 모니터링 하는데 초반 촬영 때와 같은 몸무게에 같은 복장이었는데도 얼굴이 달라진 느낌이었다. 결국 초반에 등장하는 일현의 얼굴 느낌이 도저히 안나와서 촬영을 포기했다. 연기가 쌓이다 보면 얼굴이 바뀌고 이런 것들을 컨트롤 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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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시대를 대변하고 표현하는 초상이나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를 관객들이 공감하고 느끼니까 그렇다." ⓒ 쇼박스

 
"행복은 각자 기준에 달린 것"

"돈은 열심히 하면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낮잠만 자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 각자의 기준에 있어 행복은 다르다. 각자의 기준에서 만족하며 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기억에 남는 장면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눈빛과 목소리는 아련해 보였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배우 류준열은 돈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주식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 속 주인공의 배역을 맡았기에 비록 단기간이었지만 처음으로 주식에도 손을 댔다고 한다. 얼마나 벌었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며 쓰린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일현을 연기하기 이전에 주변에 주식을 하는 사람들도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 돈에 대한 관점이 좀 달라졌는가?
"좀 더 분명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없어진다. 땀 흘린 만큼 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에 목숨 걸면 안된다는 말도 있지만 요즘 사회 분위기가 더 이상 돈을 쫓는 게 흉이 아니라는 분위기도 있다. 이 시기에 돈이라는 것이 뭔지 생각해보고 나의 모습을 생각해봤다. 나는 돈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돈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식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주변에 주식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의 말에 따르면 마우스 클릭 하나에 큰돈이 왔다 갔다 하고 그런 것들을 보면 허탈하고 헛웃음이 나기도 한다더라. 저도 주식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너 이걸로 돈을 많이 벌다 보면 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기하는 것보다 돈을 많이 벌면 직업을 바꿔야 할거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연기 맛은 어떤 것이었나?
"'(선배님들이) 촬영 끝난 후 술 한 잔하는 맛으로 연기한다'고들 하시는데 그게 어떤 기분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연기 선배님들이 이 맛에 20~30년씩 연기를 하셨구나 싶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뭔가 찰흙으로 뭔가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부담감보다는 잘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애드리브가 하도 많아서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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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선배님들이 이 맛에 20~30년씩 연기를 하셨구나 싶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뭔가 찰흙으로 뭔가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 쇼박스

 
류준열 연기 뺑반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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