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지난 10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국내 최고의 연예 기획사 대표로 산다는 건 이렇게나 힘든 일이었다. 지난 10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의 주인공, JYP 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의 생활은 24시간이 부족해 보일 만큼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다.

이승기-이상윤-육성재-양세형 등 집사부 4인방이 체험한 '특별한 리더의 하루'는 상상을 초월했다. 건물 내 산소 배출, 바닥 난방, 유기농 구내 식당 등 이들이 방문한 신축 JYP 사옥은 얼핏 잘 나가는 기업체의 자기 자랑처럼 보였다. 또한 틈날 때마다 소속 가수들의 보컬, 안무 트레이닝에도 직접 관여하고 방송 모니터링을 캡처해 이에 대한 보완을 지시하는 박진영의 모습은 '피곤한 직장 상사의 표본'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7시 기상 후 30분 단위로 빼곡히 채워진 박진영의 일정표만 보더라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옷 고르는 시간조차 아끼기 위해 고무줄 바지를 입는다는 박진영은 "부지런한 사람은 다 나처럼 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삶에 행복을 느끼냐는 이승기의 질문에도 "그렇다. 왜 그러고 사냐고 묻는다면 꿈 때문이다"라며 해맑게 웃었다. 그는 업무만으로 충분히 바쁜 일정인데, 그 사이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틈틈이 악상을 떠올리며 자기 계발에 힘 쓰고 있었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을 탄생 시킨 그의 성공 비결은 이처럼 철저한 시간 관리가 아니었을까.

"회장님이 아닌 딴따라"
 
 지난 10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지난 10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박진영은 종종 자신을 '딴따라'(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라고 부르곤 한다. '엘리베이터'가 수록된, 그의 2집 앨범 제목도 <딴따라>(1996)였다. 이날 방송에서도 박진영은 이 단어를 반복해서 언급한다.
 
"내 직함은 정확하게 회장님이어야 한다. 그런데 나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순간 다시는 곡을 못 쓸 거 같다. 가장 무서운 호칭이다. 내 정체성은 항상 딴따라다."

데뷔 25년을 넘긴 그가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이렇게 변함 없는 가치관에 바탕을 둔 결과이기도 하다. '딴따라' 정신은 박진영에게 '채찍'이자 힘의 원천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를 통해 그는 그동안 50여 곡이 넘는 음원차트 1위곡을 만들었고 시가 총액 1조 원 규모의 회사로 소속사를 키워냈다.

<집사부일체>의 특성상 게스트의 생각을 피력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루기 때문에 자칫 딱딱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박진영만의 독특한 인생 가치관은 집사부 4인방과의 유쾌한 대화와 함께 소개됐다. 그의 빈 틈 없는 시간표는 놀라움을 자아냈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시간 활용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시도 때도 없는 PPL 대공습... 시청자 질책 이어져
 
 지난 10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방송 도중 뜬금없이 등장하는 갤럭시S10 기능 소개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 10일 방영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방송 도중 뜬금없이 등장하는 갤럭시S10 기능 소개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SBS

재미있고 유익한 방송이었지만, 과도한 PPL(간접광고)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광고는 방송 제작에 큰 보탬이 되는 수단이다. 최근엔 시청자도 어느 정도 "저건 광고구나" 알아채고, 이해해 줄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그럼에도 이번 <집사부일체>는 심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일단 방송 시작과 동시에 '아이언맨' 디자인을 입힌 현대자동차의 신형 시판 모델이 등장했다. 감탄하는 출연진의 모습에 더해, 담당 PD의 입을 통해 이런저런 신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 모습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이어 삼성의 새 휴대폰 모델 '갤럭시 S10' 역시 두 번이나 클로즈업 신이 등장했다. JYP 구내 식당에서 출연자들이 휴대폰의 광각 렌즈를 언급하면서 기념 사진 촬영을 유도하는 장면은 차라리 '애교'였다. 새 기능인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 양세형은 게스트의 대화 도중에 잠시 끊고 이승기의 휴대폰을 빌려서 충전을 시도했다. 방송의 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어설픈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은 분명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지난해 12월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하던 <집사부일체>는 이후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 3일 방송분은 5.9%를 기록하며 3주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다행히 박진영 방송분은 각각 7.2와 11.1%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다. 물론 <집사부일체> 프로그램 특성상, 시청률은 게스트의 역량이나 인지도에 따라 달라지는 편이다. 그러나 노골적이거나 과도한 PPL은 시청자를 등 돌리게 만들기도 한다. 시청률 반등을 노리고 있는 <집사부일체>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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