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감정이 무엇인지 전혀 기억나지 않거나 한번 식은 사랑의 감정이 회복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오래 전 꺼져버린 사랑의 불씨도 되살릴 영화 <아사코> 이야기다.

영화 <아사코>는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제56회 뉴욕영화제, 제37회 밴쿠버영화제, 토론토영화제, 부산영화제 등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 올댓시네마 플러스

 
변주로 만들어낸 특별한 멜로

주인공 아사코(카라타 에리카)와 바쿠(히가시데 마사히로)는 처음 만나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사랑에 빠진다. 행복한 날들이 지속되고 사랑은 영원할 줄 알았지만 어느 날 바쿠는 돌연 종적을 감춘다. 몇 년 후, 그녀는 우연히 종적을 감췄던 바쿠와 쏙 빼닮은 료헤이(히가시데 마사히로)와 마주치게 되고 자연스레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 올댓시네마 플러스

 
<아사코>의 메가폰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잡았다. 그는 2008년 첫 작품 <열정>으로 데뷔해 <심도>, <더 사운드 오브 웨이브스>, <파도의 목소리> 시리즈 등의 감독을 맡았다. 그 중 마지막 작품이었던 <해피 아워>는 2016년 제10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최우수 각본상을 받으면서 그의 이름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되었다. 

아사코 역의 카라타 에리카는 영화로는 신인 배우다. 일본에서 광고나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다. 그녀는 한국의 걸그룹 소녀시대의 일본 발매 곡인 'Divine'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1인 2역의(바쿠, 료헤이) 주인공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2012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로 데뷔한 이래 <크로우즈 익스플로드>, <고닌 사가: 5인의 복수>, <아오하라이드>, <매니악 히어로> 등에서 주연배우로 열연했다. 그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일본의 영화배우 와타나베 켄의 아들로도 유명한 배우다.

<아사코>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보통의 멜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옛사랑과 어딘가 닮은 누군가를 만나 빠져드는 스토리다. 이러한 이야기는 사실 영화가 아닌 TV 드라마에서도 넘쳐난다. <아사코>도 처음에는 그런 일반적인 멜로영화처럼 보였다.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 올댓시네마 플러스

 
하지만 영화 <아사코>는 마치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 같았다. 영화 중, 후반에 들어서면 <아사코>가 일반적인 멜로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관객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절대 자리를 비우거나 다른 생각을 하게 두고 싶지 않았는지 틈을 주지 않았다. 

연기, 스토리, 연출 3박자 고루 갖춘 멜로

바쿠와 료헤이, 이 둘의 캐릭터를 보면 머리 스타일과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라 닮은 두 배우를 섭외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바쿠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본능 그대로의 행동을 여과 없이 하는 반면 료헤이는 자상하고 섬세하며 사려 깊은 성격이다. 바쿠와 료헤이는 각각 방언과 표준어를 쓰기 때문에 말투도 차이가 있다. 

표준어와 오사카 방언을 구분할 수 있는 관객이라면, 바쿠와 료헤이가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는 느낌을 더 받게 될 것 같다. 누가 봐도 미남인 바쿠를 연기할 때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즉흥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정의 캐릭터다. 제멋대로의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각자 역할과 특징들이 있다.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영화 <아사코>의 한 장면 ⓒ 올댓시네마 플러스

 
영화 <아사코>는 장작 2시간 동안 사랑을 이야기를 한다. 액션이 나오거나 누군가 감옥에 간다든지, 부모님의 반대로 서로 이별해야 하는 그런 설정도 없다. 영화는 아주 잔잔하게 흘러간다. 주인공 아사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현실을 위해 자신의 꿈은 접은 배우 출신의 주류 회사 사원 그리고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지만 녹녹지 못한 현실을 살아가는 두 명의 남녀가 만나 일어나는 일들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억지 감정을 자아내는 음악이 존재하거나 'MSG'가 듬뿍 담긴 극적인 줄거리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 <아사코>에서는 사랑이란 흐르는 강물처럼 어디로 흘러가게 될진 모르지만 언젠가 만나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약 3번, 아주 특별한 음악이 나온다. 주인공 아사코가 마법처럼 사랑에 빠지거나 자신의 감정에 스스로도 예상 못 할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이 특별한 음악이 등장한다. 마치 1990년대 오락실에서 들을 법한 단조로운 음악이다. 

이러한 특징들을 미루어보면 감독이 멜로를 표현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잔잔하게 심금을 울리면서 공감과 감동으로 극장에서 눈물을 마음껏 쏟게 만드는 멜로가 있다면, <아사코>는 관객에게 사랑에 대한 보다 확고한 '정의'와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영화다. 독특하게 잘 만든 한 편의 멜로영화다. 

한줄평 : 사라져버린 사랑이라는 감정을 영화 <아사코>로 되찾았다.
별점 : ★★★★☆ (4.5/5)

 
영화 <아사코> 관련 정보
제목 : 아사코
감독 : 하마구치 류스케
장르 : 멜로
출연 : 히가시데 마사히로, 카라타 에리카 외
개봉일 : 2019년 3월 14일 
러닝타임 : 120분 
관람 등급 : 12세 관람가
 
 영화 <아사코>의 포스터

영화 <아사코>의 포스터 ⓒ 올댓시네마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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