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신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신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을 만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4일 두번째 야심작을 선보였다. 5인조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Mnet에서 방영된 1시간짜리 특집 프로그램 < TOMORROW X TOGETHER Debut Celebration Show >를 통해 팬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데뷔 타이틀곡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 뮤직비디오는 과도한 접속 폭주로 인해 2시간 가량 조회수가 거의 표시되지 않는 '프리징' 현상을 빚었다. 음반 <꿈의 장: STAR>의 수록곡까지 음원차트에 등장하는 등 기성 그룹 못잖은 관심을 모았다.

소속사가 만든 보도자료에서도 '방탄 동생 그룹'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TXT에게 방탄소년단은 든든한 맏형이면서 롤모델이 될 만한 존재다. 과연 TXT의 음악은 선배 그룹처럼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트렌디한 팝을 앞세운 청량감 넘치는 음악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데뷔 음반 < 꿈의 장:STAR > 표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데뷔 음반 < 꿈의 장:STAR > 표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만 18살에서 20살, 비교적 어린 연령대로 구성된 만큼 TXT의 데뷔 음반 <꿈의 장: STAR>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청량함'이다. 그동안 빅히트가 가장 잘해왔던, 힙합('Cat & Dog')의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신스 팝의 분위기를 드리운 타이틀곡은 물론 'Blue Orange ade' 등에서도 트렌디한 팝 사운드가 큰 줄기를 차지한다. 원색의 후드티, 야구 점퍼 등 의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 팀의 콘셉트를 뒷받침해준다.

지난 2013년 방탄소년단이 < 2 Cool 4 Skool >을 통해 굶주린 늑대처럼 거친 질감의 음악을 들려줬던 것을 기억한다면 다소 상반돼 보이는 선택이다. 방탄 조끼 하나 걸치고 총탄을 쉴새 없이 막아내는, 의지할 곳 없이 자신들만 믿고 세상에 등장했던 방탄소년단에겐 힙합 음악이 가장 적합한 표현 도구였을 것이다. TXT가 선배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주요 수록곡에 참여한 음악인들의 구성에도 일부 변화가 있다. 방시혁 대표를 비롯해 슈프림보이, 슬로우래빗 등 기존 방탄소년단과의 작업을 통해 낯이 익은 이름들도 있지만, 마유 와키사카(트와이스, 오마이걸), 엘렌 버그, 문샤인(이상 레드벨벳) 등 새로운 이름들도 가세했다.

주로 걸그룹 혹은 SM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인상적인 멜로디를 만드는 데 일조한 새로운 톱 라이너들의 등장은 TXT 음악의 지향점도 형들과는 다르다는 걸 어느 정도 암시한다. 8090풍 뉴잭 스윙과 트렌디 팝의 결합을 시도한 'Blue Orange ade'는 그 좋은 예다. 두텁게 층을 쌓은 보컬 코러스를 마치 아카펠라 속 베이스마냥 활용하면서 타이틀곡 못잖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는 TXT의 세계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데뷔 특집 프로그램 < TOMORROW X TOGETHER Debut Celebration Show >에서 공개한 애니메이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데뷔 특집 프로그램 < TOMORROW X TOGETHER Debut Celebration Show >에서 공개한 애니메이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화려한 데뷔 활동을 장식할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는 TXT가 향후 그려갈 세계관의 시작처럼 꾸며졌다. 데뷔 특집 프로그램 도중 방영된 1분여 남짓의 애니메이션은 이 노래의 주제를 간결하게 정리한다.

"어느 날 잠에서 깬 소년은 자신의 머리에 뿔이 솟아난 걸 발견한다. 사람들은 괴물(It's a monster!)이라고 지칭하면서 그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세상의 편견에 두려움을 느낀 소년은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간다. 한 줄기 빛이 보이는 반대편 어딘가에 도착한 그는 등에 날개가 달린 또 다른 소년을 만나고 비로소 마음의 위안을 갖게 된다."

자칫 어두운 메시지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탄산수 마냥 청량감 넘치는 음악과 경쾌한 퍼포먼스로 무게감을 덜어내면서 TXT는 자신들만의 색다른 세상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편견에 굴하지 않는, 혼자가 아닌 우리를 강조한 TXT의 세계관은 기존 방탄과는 다른 흥미와 재미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그동안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작품을 제작하면서 남들이 예상치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음악, 뮤직비디오에 반영하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이러한 행보는 TXT와의 작업에서도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 안정적인 자본과 인적 뒷받침을 기반으로 풍부한 상상력이 반영된 '슈퍼 루키'는 드디어 세상과의 성공적인 만남을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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