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의 리더, 소연

(여자)아이들의 리더, 소연ⓒ 오마이뉴스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리더 소연은 최근 작곡 능력으로도 주목받는 신예 음악인이다.  팀의 인기곡 'LATATA', '한'의 공동작사+작곡+편곡 작업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는 소속사 선배 CLC의 신곡 'NO', (여자)아이들의 'Senorita'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일 갑작스레 그녀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고 소속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앞서 소연은 회사 공식 유튜브 및 V라이브 계정을 통해 신곡 'Senorita'의 작업기를 동영상으로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복제 프로그램 사용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부 눈썰미 좋은 누리꾼들에 의해 작업용 노트북 바탕화면에  깔려 있는 불법 프로그램들이 발견되었다.

큐베이스 많이 쓰는 한국...크랙의 힘?
 
 스테인버그사의 큐베이스(Cubase)는 가장 널리 애용되는 작곡 프로그램(DAW)이지만 버전 10이 출시된 현재에도 국내에선 불법복제된 버전 5가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 https://new.steinberg.net/cubase/ )

스테인버그사의 큐베이스(Cubase)는 가장 널리 애용되는 작곡 프로그램(DAW)이지만 버전 10이 출시된 현재에도 국내에선 불법복제된 버전 5가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 https://new.steinberg.net/cubase/ )ⓒ Steinberg

 
흔히 MID라고 표현하는 컴퓨터 기반의 음악 작곡에는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사용이 필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가상악기와 샘플링 소리를 불러오고 보컬 및 기타, 피아노 등의 실시간 녹음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DAW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선 유독 스테인버그사의 큐베이스(Cubase, 윈도우 및 맥용), 애플의 로직(Logic, 맥 전용) 사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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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큐베이스 의존도는 특히 한국에서 절대적이다. 여기엔 불법복제 사용의 영향도 크게 있다. 출시된지 벌써 10년이나 되어 요즘 PC 성능을 100% 사용하지 못하는 구형 버전 5(2009년)가 아직도 각종 학원, 개인 용도로 널리 이용되는 배경에는 크랙(불법적으로 정품 인증을 가능케 하는 파일) 활용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 버전에선 USB 형태의 동글키를 PC에 꽂아야 큐베이스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신 버전(버전10, 가격 70만원대)에 대해선 불법 복제가 많이 근절된 편이다.

이밖에 DAW에서 활용되는 각종 가상악기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각종 불법 프로그램들 범람이 끊이지 않는 편이다. 일부 웹하드, 토렌트 사이트 등에선 공공연히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가상악기 프로그램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몇몇 조립 PC 업자 중에는 불법임을 알면서도 아직도 각종 작업 PC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주기도 한다.

금전 부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 기타 무료 프로그램 활용도 가능
 
 리퍼(Reaper)는 무료 형태로 배포되는 DAW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단, 자체 내장 악기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가상악기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한 단점도 있다.

리퍼(Reaper)는 무료 형태로 배포되는 DAW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단, 자체 내장 악기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가상악기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한 단점도 있다.ⓒ Reaper

 
분명 요즘 음악 작업에는 '돈'이 필수다. 각종 장비 및 프로그램 가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학생을 비롯해서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음악 창작인들은 불법 복제 프로그램 사용의 유혹에 쉽게 노출이 되곤 한다.

하지만 저렴하게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사용하거나 아예 무료 형태의 프로그램 활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가령 최근 들어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의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이 행해지는 날) 전후로 진행되는 각종 세일 행사를 통해 필요한 각종 악기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식으로 해결하는 일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해외 각 업체들이 자사의 프로그램을 적게는 20~30% 할인하거나 크게는 단돈 1달러에 한정 판매하는 경우가 흔하다. 판촉 차원에서다.

각종 무료 프로그램 사용도 하나의 방법이 되곤 한다. 비트윅(Bit-Wig) 8트랙 버전, 스튜디오원(Studio One) 프라임 버전 처럼 일부 기능 제한이 있지만 간단한 데모곡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DAW 프로그램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몇몇 가상 악기 프로그램 업체 중에는 스핏파이어 오디오사처럼 수십 기가바이트 용량에 달하는 스트링, 신스 등을 무료 배포하는 식으로 사용자을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각종 건반 및 오디오 카드 구매시 번들로 포함된 무료 프로그램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저작권료 받는 프로의 자세 아쉬움
 
 (여자)아이들

(여자)아이들ⓒ 오마이뉴스

 
소연의 행동에 대해선 일반 음악팬들 보단 특히 음악계 현업 종사자들이 많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질책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작권료를 받고 있는 음악 창작인이 정작, '불법 복제 사용'이라는 저작권 침해 행위를 범했기 때문이다.

윈도우부터 MS오피스, 포토샵 등 각종 프로그램의 불법 복제가 여전히 성행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게 무슨 문제냐?"라며 반문하는 일반인들도 적지 않지만 엄연히 '저작권' 관련 수입을 받는 창작인에 의한 저작권 침해가 벌어진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소연은 엄연히 대형 기획사의 소속 연예인이면서 작곡 능력으로 본인 인지도를 키워가던 프로 음악인이기에 실망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영세 업체가 아닌 일반 기업체들만 해도 대부분 정품 윈도우에 각종 업무용 프로그램도 정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게 일반화 된 요즘이다. 각종 이미지와 영상 편집을 위해 어도비사에 매월 정기 결제로 비용 지불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소연 본인과 소속사 큐브 측의 사과문 발표로 이번 논란은 일단락되었지만 고가의 장비 뿐만 아니라 관련 프로그램 구매에 대한 비용 지출도 엄연히 투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소속사 측에서도 그간 안이하게 생각하고 사업을 이어간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회사의 매출과 규모를 키우려면 당연히 여기에 걸맞는 금액 투자는 기본이 되어야 한다. 아티스트 또한 어느 인터뷰에서 농담처럼 이야기한 '저작권 부자'가 되고 싶다면 거기에 걸맞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진행하는게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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