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개그우먼 강유미는 최근 업데이트 지연에 대해 사과방송을 하기도 했다. (유튜브 방송 화면 갈무리)

인터넷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개그우먼 강유미는 최근 업데이트 지연에 대해 사과방송을 하기도 했다. (유튜브 방송 화면 갈무리) ⓒ 강유미

 
인기 개그우먼이자 인터넷 크리에이터(유튜버)로 맹활약 중인 강유미가 지난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 방송'을 진행했다. 그녀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거나 사고를 일으킨 건 결코 아니다. 최근 들어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가 늦어진 게 그 이유였다.

현재 운영 중인 개인 방송 방향에 대한 혼란, 새로운 아이템 발굴의 어려움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리면서 올해 강유미로선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던 모양이다. 미리 촬영된 해당 방송을 통해 그녀는 반성과 더불어 향후 계획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신규 기획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어떤 식으로 채널을 운영해야할 지에 대한 고민 섞인 발언도 이어갔다.

강유미는 그간 인터넷 크리에이터로 제2의 인생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월 2일 이후 이렇다 할 신규 동영상을 게재하지 않아, 이를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구독자들이 많았다. 강유미의 '자기 반성'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만 생각하던 유튜브 도전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만만찮은 영상물 제작
 
 지난 2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선 강유미를 비롯한 연예인 유튜버들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선 강유미를 비롯한 연예인 유튜버들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 MBC


때마침 지난 20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선 강유미를 비롯한 개그맨 유민상, 초보 유튜버 가수 강민경(다비치), 배우 이덕화가 출연해 인터넷 개인 방송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강유미는 지난 2016년 유튜브 계정을 개설한 이후 현재까지 구독자수 50만 명을 기록하며 '1세대 연예인 유튜버'로 불린다. 그는 <라디오스타>에서 지난 3년 사이 수입이 과거 개그우먼 10년 활동 때보다 훨씬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송 이후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졌지만 대부분 조회수 혹은 수입 등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은 그저 "연예인이니까 금방 사람 모이지", "옆에서 다 찍어주잖아", "저 정도 영상은 나도 만들겠다. 그게 뭐 어렵다고" 등 다소 냉정한 의견을 댓글로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KBS 신규 예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채널을 개설한 이덕화와 달리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본인이 직접 기획부터 촬영까지 모두 관여하는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어설픈 손길이 그대로 담겼던 영상은 거듭된 시행착오를 통해, 나날이 손재주가 늘면서 지금과 같은 틀이 잡히게 된다.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높은 조회수와 구독자 수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수입이 0원이었다는 강민경의 일화도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의 일부분이다. 우습고 하찮게 보일 수 있는 단 몇 분짜리 콘텐츠들은 사실 강유미를 비롯한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고민과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은 자칫 간과되기 일쑤다.

초보 크리에이터들이 참고할 만한 유민상의 조언
 
 지난 20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 MBC


20일 <라디오스타>에선 주종목인 '개그'와 '먹방' 대신 온라인 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유민상의 이야기가 눈길을 모았다. 역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 중인 선배 김준호에 대한 깨알같은 '디스'(?)가 그것이다. 개그맨 김준호의 유튜브 채널 '얼간 김준호'에 대해 유민상은 "전형적인 개인 방송의 폐해이자 빨대 방송(?)"이라며 "유명한 사람들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구독자 수를 늘렸지만 조회수는 처참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얼간 김준호'에는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물도 여럿 있다. 그렇기에 예능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유민상의 과장된 표현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유튜브 운영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기도 했다.   

최근 연예인뿐만 아니라 인터넷 크리에이터 중에는 내용보단 초대 손님 섭외에 전력을 기울인다던지, 타 유튜버와의 '합방'(합동방송)을 통해 외양 키우기(구독자수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초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달콤한 유혹이 되기도 한다. 현재 유튜브의 광고 수익 발생 구조상 구독자수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조회수, 그리고 시청시간이다. 결국 콘텐츠로 승부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놓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문제다.

'개그맨 유민상이 게임할 때 그냥 켜 놓는 방송'이란 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상대적으로 유민상은 타 연예인 대비 심적 부담이 적은 콘텐츠를 생산한다. 그냥 평상시 즐겨하는 게임을 실시간 생중계하고 이를 녹화한 영상을 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크리에이터에 비해 수입은 많지 않겠지만 기존 방송 활동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때론 쉽게 돌아가는 것도 방법
 
 소소한 일상 담기로 인기를 모은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소소한 일상 담기로 인기를 모은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 강유미

 
다시 시선을 강유미에게 돌려보자. 그녀가 지닌 고민은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공통된 걱정일지도 모른다. 구독자수가 늘어나고 광고 수입이 증가하면, 이와 비례해 영상 콘텐츠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댓글) 역시 늘어나기 마련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내용에 대해 성원을 보내주는 이도 있지만 단지 본인 취향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입에 담기 힘든 내용의 비난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많다. 강유미의 채널에서도 최근 많은 악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매주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악플'에 대한 심적 부담 등이 맞물려 강유미 역시 혼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소소하게, 솔직하게 최대한 나답게 시동을 걸어보자"는 결심과 함께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은 다시 영상으로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다.

"정답은 그냥 강유미에요", "억지로 독자에게 맞추지 말고 그냥 누나(언니) 하고 싶은거 다 하세요", "좋아서 하는 채널이잖아요? 부담 느끼지 마세요" 등 강유미를 향한 응원글은 비단 강유미뿐만 아니라 스스로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하는 크리에이터들 모두를 위한 조언처럼 들리기도 한다. 앞선 유민상의 사례처럼 때론 별다른 고민 없이 '그냥 하는 방송'이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강유미에게 "힘을 내요! 유미씨"라는 응원을 전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유튜브 유튜버 개인방송 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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