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류수영, 박하나, 박한별, 왕빛나, 지현우.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류수영, 박하나, 박한별, 왕빛나, 지현우. ⓒ MBC


쫓기는 여자, 쫓는 남자, 그리고 숨겨준 남자. 세 남녀의 격정 멜로를 다룬 MBC 새 토요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가 첫 방송을 앞두고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우들은 "최근에 보지 못한 진한 감정의 멜로극을 보여주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슬플 때 사랑한다>는 지난 1999년 일본 TBS에서 방송된 노지마 신지 작가의 <아름다운 사람>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사랑은 흔하지만 진짜 사랑은 힘든 시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남녀의 격정 멜로 드라마'를 표방했다. <워킹 맘 육아 대디> <미스 리플리>를 연출한 최이섭 PD가 연출을, <녹색마차> <미쓰 아줌마> <여자의 비밀>을 집필한 송정림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한별.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한별. ⓒ MBC

 
결혼과 출산 이후 복귀작으로 <슬플 때 사랑한다>를 택한 박한별은 "제작발표회가 3년 만이라 너무 떨린다. 예쁘게 봐달라"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박한별은 이어 "전작 <보그맘>에서는 로봇 역할이라 감정을 보여서는 안 됐는데, 이번 역할은 180도 달랐다. 하나의 감정만 있는 신도 없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 매력적이었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박한별은 이번 작품에서 박하나와 2인 1역을 맡았다. 박한별은 "1인 2역은 있어도 2인 1역은 흔치 않아 어려웠다. 박하나씨 촬영 분량을 이어받아 연기했기 때문에 최대한 같은 인물인 것처럼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다"면서 "방송 전이라 편집본을 볼 수 없었지만 편집실을 찾아가 (박하나의 분량을) 보기도 하고, 내가 연기하지 않은 부분의 대본을 많이 읽었다. 최대한 결이 튀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하나.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하나. ⓒ MBC

 
박하나와 박한별이 연기하는 윤마리는 겉으로는 건설사 사장인 남편 강인욱(류수영 분)을 만난 신데렐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편의 집착과 폭력에 고통받는 인물이다. 자신의 꿈과 행복을 찾기 위해 재건 성형 수술 전문의인 서정원(지현우 분)에게 성형 수술을 받게 된다. 

박하나는 "내가 연기하는 윤마리는 고통과 상처가 깊은 상태에서 도망을 치는 인물이고, 박한별씨는 그런 윤마리가 다른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뒤의 모습"이라면서 "2인 1역이긴 하지만 감정이 너무 다르다. 나는 하나의 감정을 연기했다면, 박한별씨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즐거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똑같이 따라 하지 않아도, 아예 다른 사람이지만 표현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거다. 이런 부분이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류수영.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류수영. ⓒ MBC

 
류수영은 집착으로 변한 사랑으로 윤마리에게 고통을 주는 강인욱 역을 연기한다. 류수영은 "너무 독한 캐릭터라 연기하는 순간에도 괴로웠다. 찍고 싶지 않은 장면도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직접적인 폭력 묘사는 없었지만,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캐릭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류수영은 "정당성이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배우로서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면서도 "여전히 가정 폭력이 남아있고, 데이트 폭력에 관한 기사도 많이 본다. 이 드라마가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보여주려고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그런 피해를 겪는 한 사람이 얼마나 고통받고, 무너지는지, 그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이야기의 큰 줄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과정에서 내가 바늘과 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강인욱에게도 나름의 아픔이 있지만, 그를 대변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은 다양한 방법으로 존재하고 살아간다. 아직 대본이 모두 나오지 않아 강인욱이라는 사람에 대해 100% 알진 못하지만 많은 분에게 어떤 식으로든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지현우.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지현우. ⓒ MBC

 
지현우는 사랑하는 아내 하경(박한별 분)을 잃고, 새 얼굴로 새 인생을 살고 싶다고 찾아온 마리(박하나 분)의 얼굴을 하경과 똑같이 수술하는 의사 서정원 역을 맡았다. 지현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주고 경청할 줄 아는 남자고, 사랑에 있어서는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는 나무 같은 남자"라고 소개했다.

지현우는 <슬플 때 사랑한다>에 대해 "고전 문학이나 그리스 신화 같은 느낌이 있었다"면서 "감정의 폭이 굉장히 커서 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굉장히 예민해졌다. 촬영 기간엔 집에 있을 때도 긴장을 높을 수 없었다. 그만큼 감정의 폭이 진하다"고 설명했다. 

지현우는 "배우로 일한 16년의 시간 동안, 내가 만난 작품 중 감정을 표현하기 가장 어려운 작품"이라고도 말하기도 했는데, 왕빛나는 "현우씨는 현장에서도 유명하다. 어느 날은 대기 시간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산에 막 올라가더라. 감정과 마음을 정리하는 것 같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왕빛나는 이어 "모든 배우가 깊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노력하며 연기하고 있다. 연기하는 우리는 힘들지만, 보는 분들은 쉽고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왕빛나가 맡은) 극 중 주해라는 모든 캐릭터의 비밀을 알고 있고, 친구를 도와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느낌도 있다. 혹시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땐 주해라의 대사만 쫙 들어보면 모든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거다"라고 조언했다.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왕빛나.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왕빛나. ⓒ MBC

 
배우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진 뒤, 청중석에 앉아있던 송정림 작가는 "배우들의 답변을 듣다 보니 울컥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이런 날이 오네요"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송 작가는 이어 "일본 원작이 사건 중심이라면 우리는 멜로가 중점이다. 수반되는 사건과 테마가 다르다"면서 "'슬플 때 사랑한다'는 말에는, 상대가 기쁠 때 사랑하는 건 쉽지만, 상대가 아프고 고통스러울 때 사랑하기는 어렵지 않나. 사랑의 방법과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눈으로 보고 상대를 사랑하지 말고, 마음으로 상대의 내면을 느끼고 사랑하자는, 원작과는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슬플 때 사랑한다>는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5분 방송된다.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공식 포스터.

MBC 새 주말특별기획 <슬플 때 사랑한다> 공식 포스터. ⓒ MBC

 
슬플 때 사랑한다 지현우 박한별 류수영 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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