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음반 < [ X X ] >를 발표한 12인조 걸그룹 이달의 소녀

신작 음반 < [ X X ] >를 발표한 12인조 걸그룹 이달의 소녀ⓒ BlockBerry Creative

 
지난 2016년 10월 멤버 희진의 솔로 싱글 발표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 정식 데뷔까지 근 2년에 걸친 초장기 기획을 통해 등장한 '이달의 소녀'는 총예산 99억원 데뷔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다.

이 과정에서 전 멤버 실물 CD 발매, 총 3개의 유닛팀 데뷔 및 리패키지 음반 발매가 이어졌다. 모두 최소 2종 이상의 CD가 제작되었기에 실제로는 40여장에 가까운 음반을 데뷔도 안 한 팀에서 출시한 셈이다.  

이달의 소녀는 보이그룹에서나 볼 법했던 세계관을 적극 도입하고 국내외 유명 프로듀싱팀의 곡을 각각 솔로, 유닛을 통해 발표하면서 고품질의 음악을 완전체 등장 이전부터 일찌감치 선보였다. 심지어 2년간 대부분의 뮤직비디오는 해외 로케 촬영으로 진행되었으니 100억 원 가까운 비용 투자는 결코 허튼 소리는 아니었다.

완전체 데뷔 앨범 < + + >(플러스플러스)는 5만장대 판매고를 기록했고 중견그룹도 쉽게 하기 힘든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공연도 매진시키는 등 일정 규모 팬덤 확보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투자 비용 대비 성과엔 아직까진 의견 분분

100억 원이라는 비용은 400만 명 이상 관객이 몰려야 손익 분기점을 돌파하는 몇몇 한국 영화 제작비에 맞먹는 규모다. 1팀 데뷔를 위해 100억 원을 쏟아 붓는 건 요즘 대형 기획사에서도 하기 힘든 일이다. 이렇다보니 효과적인 방식이 맞는지도 물음표가 붙었다.

앞선 성과에 대해서도 가요계 내에선  "투자 비용 대비 효율적인 결과물 맞나?"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달의 소녀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는 장기간의 프로젝트 진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아이즈원, (여자)아이들이 각각 서바이벌 프로그램(프로듀스48)과 음원 순위 강세에 힘입어 화제성과 인지도를 높인데 반해 이달의 소녀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게 사실이다.

재기발랄한 가치관과 과감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였던 솔로+유닛의 작품들에 비해 완전체 데뷔곡 'Hi High'는 그저 평이한 사랑노래에 머물면서 타팀과의 차별성이 두드러졌던 이달의 소녀 기획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멤버 각각에게 독자적인 캐릭터를 부여했던 그간의 노력은 통일된 의상, 획일화된 보컬로 인해 '몰개성'으로 변질되면서 데뷔라는 1차 목표 도달을 위해 방향성을 잠시 잃어버린 게 아니었는지 의구심도 들었다.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신작 < X X >
 
 이달의 소녀의 새 음반 < [ X X ] >

이달의 소녀의 새 음반 < [ X X ] >ⓒ BlockBerry Creative

 
지난 19일 발매된 음반 < X X >는 2~3곡 정도 추가되던 기존 리패키지와 달리 무려 6곡을 새로 넣으면서 사실상 새 미니 음반 발표에 버금가는 구성을 자랑한다.  한편으론 전작 < + + >의 수록곡을 작품 후반부에 역순으로 재배치해 독특함도 강조한다.

타이틀곡에 해당되는 'Butterfly'는 국내외 케이팝 전문가들에게 호평받았던 오드아이서클, yyxy 등 이달의 소녀 유닛 음악의 장점들을 적절히 곡에 반영했다. 최신 해외 음악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변칙적인 리듬 전개, 긴장감 높이는 비트로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프랑스, 홍콩, 아이슬란드 등을 거치며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한계를 넘어 나를 존재감을 찾으려는 소녀의 모습을 담는 등 최근 음악계에 불고 있는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을 반영하기도 한다.

다른 신곡들을 관통하는 정서도 이와 크게 다르진 않다.  '위성(Satellite)', 'Curiosity', '색깔(Colors)'로 이어지는 전개는 일관됨을 지니면서 다소 통일성이 부족했던 데뷔 음반의 부족함을 보완해준다. 발라드 곡으로 준비한 'Where You At'에선 투박하고 거친 입자감이 느껴지는 믹싱 처리를 거치면서 기존 음악들과의 차별화도 도모한다.

그간 이달의 소녀 음악에 핵심을 담당해준 모노트리를 미롯해서 오레오, 줌바스 등 현재 케이팝의 능력있는 프로듀싱팀들을 대거 동원한 만큼 신곡들의 완성도는 무척 높은 편이다. 막강한 자본력과 색다른 기획력이 결합하면서 < X X >는 신생 기획사답지 않은 작품으로 꾸며졌다.

그런데 양질의 작업물임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듣는 내내 몇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이 팀의 최종 목표는 과연 무엇인지, 투자비 회수는 어떻게 하려고 혹은 막대한 자본의 뒷받침이 배제되었을 때도 이와 같은 기획이 진행될 수 있을지 등등. 이달의 소녀를 주목하는 시선의 방향은 제각각이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이 팀이 현재 케이팝 현장에서 흥미롭게 지켜 보는 그룹으로 떠오른 것만큼은 분명해보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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