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아랍에미리트의 재벌 만수르가 맨체스터 시티 FC를 인수한 이후 맨시티는 빠른 시간 안에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1967-1968 시즌 이후 40년 넘게 우승이 없었던 맨시티는 2011-2012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세 번이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시즌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초로 승점 100점을 돌파하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맨시티가 급부상하는 사이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 이후 잦은 감독 교체로 긴 암흑기에 빠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축구팬들은 맨시티를 맨유에 버금가는 명문 구단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 등 많은 유스 출신 스타들을 배출한 맨유에 비해 맨시티는 '자체 생산' 슈퍼스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네 결승 골 후 환호하는 맨시티 선수들

자네의 득점 후 환호하는 맨시티 선수들 ⓒ AFP/연합뉴스

 
실제로 세르히오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 라임 스털링, 케빈 더브라위너 같은 스타들은 물론이고 가브리엘 제주스, 리로이 자네 같은 유망주들도 대부분 비싼 돈을 주고 영입한 선수들이다.

따라서 맨시티의 유소년 클럽 출신으로 맨시티뿐 아니라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는 만 18세의 '특급 유망주' 필 포든의 빠른 성장은 맨시티와 프리미어리그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2017 FIFA U-17 월드컵 MVP에 선정된 '남다른 떡잎의 유망주'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의 스톡포드에서 태어나 만 10세가 되기 전에 맨시티의 유소년 아카데미에 입단한 포든은 맨시티와 잉글랜드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로 순조롭게 성장했다. 2016-2017 시즌 U-18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15골을 기록한 포든은 2016-2017 시즌 유스 리그 올해의 영플레이어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맨시티의 핵심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일찌감치 1군 팀을 이끄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재능을 인정 받은 포든이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대회는 2017년 FIFA U-17 월드컵이었다. 21세기 맨시티 유스에서 배출한 최고의 재능이라 평가 받은 포든은 이 대회에서 또래 선수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0-1에서 5-2로 역전승을 거둔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의 U-17 월드컵 첫 우승을 이끌고 대회 MVP에 선정됐다.

포든은 만 17세의 나이에 U-19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만 18세의 나이에 U-21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언제나 본인의 나이보다 한두 단계 높은 팀에서 활약하며 성장했다. 맨시티에서도 2016-2017 시즌 셀틱FC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스쿼드에 포함됐다. 당시 포든의 나이는 고작 만 16세로 포든은 맨시티 역사상 1군 스쿼드에 포함된 3번째로 어린 선수가 됐다(물론 경기엔 출전하지 못했다).

포든은 2017년 11월 페예노르트 로테르담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통해 17세177일의 나이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2월 토트넘 핫스퍼 FC와의 경기에서는 프리미어리그 데뷔전도 치렀다. 이후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던 포든은 지난해 2월 레스터시티 FC와의 27라운드 경기에서 아구에로의 골을 도우며 프리미어 리그 데뷔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은 썩 길지 않았지만 포든이 10대 후반의 어린 선수라는 점과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던 맨시티 소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1군 데뷔 시즌을 보낸 셈이다. 시즌 중반 부상을 당하지 않았거나 같은 팀에 제주스나 자네 같은 '월드클래스 유망주'들이 없었다면 아마 포든은 훨씬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특별 관리 속 1군에서 성장하는 맨시티의 미래

흔히 축구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당장 주전으로 쓰기 힘든 유망주에게 더 많은 경기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 다른 구단으로 임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 중 한 명인 해리 케인(토트넘)도 유망주 시절엔 무려 4개 팀을 떠돌며(?) 임대 생활을 다녔다. 하지만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만 18세의 포든을 1군에서 직접 키우기로 결정했다.

사실 맨시티에는 지난 시즌 도움왕 케빈 더 브라위너를 비롯해 일카이 귄도안, 다비드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 등 중앙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는 자원들이 차고 넘친다. 따라서 한정된 기회 밖에 출전할 수 없는 포든을 1군에 남겨두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더브라위너가 부상을 당한 사이 포든은 1월 중순까지 17경기에 출전해 3골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물론 포든은 리버풀FC와 리그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시티에서 리그의 큰 경기나 챔피언스 리그의 주요 경기에는 좀처럼 투입되지 못한다. 하지만 카라바오컵과 FA컵을 위주로 출전하면서 성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참고로 포든보다 2살이 많고 한 때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급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평가 받던 노르웨이 출신의 마르틴 외데고르(SBV 피테서)는 현재 네덜란드 리그에서 2년째 임대생활 중이다.
 
 2019년 1월 6일,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로더럼의 FA컵 64강 경기.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이 팀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한 후 자축하고 있다.

2019년 1월 6일,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로더럼의 FA컵 64강 경기.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이 팀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한 후 자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17일 뉴포트 카운티 AFC와의 FA컵 16강전은 포든의 엄청난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포든은 후반 29분 화려한 드리블을 보여주다가 왼발슛으로 맨시티의 2-0 리드를 만드는 골을 터트렸다. 포든은 뉴포트가 1-2로 추격한 후반 43분에도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 2명을 제친 후 또 한 번 강한 왼발슛으로 쐐기골을 기록했다. 포든은 좋지 않은 뉴포트 홈구장의 잔디 상태도 아랑곳하지 않고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나 킬리앙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처럼 10대 시절의 재능을 성인이 된 후까지 계속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반면에 유망주의 껍질을 벗지 못하고 축구팬들에게 잊힌 선수도 수두룩하다. 따라서 포든에 대해서도 아직은 지나친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특별 관리 속에 성장하고 있는 포든은 오랜만에 나온 맨시티의 '자체 생산 스타'가 될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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