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외국인 선수의 부상 악재를 이겨내고 짜릿한 승리를 차지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16일 화성 종합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 27-25, 23-25, 19-25, 15-13)로 승리했다. 승점 2점을 따낸 GS칼텍스는 2위로 올라갔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승점(45점)을 동률로 만들었고 승점 1점을 보탠 기업은행은 46점으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GS칼텍스는 4세트 23득점을 기록하던 외국인 선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등록명 알리)가 블로킹 착지 과정에서 무릎을 다치며 교체됐다.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5세트 10-13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연속 5득점을 올리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국내 선수들로 만들어 낸 GS칼텍스의 짜릿한 5세트 역전승의 중심에는 마지막 4득점 중 3득점을 책임진 강소휘가 있었다. 

프로 데뷔 1년 만에 신인왕에 이어 국가대표까지 선발
 
 원곡고의 창단 멤버 강소휘는 원곡고에서 배출한 최초의 프로 선수이기도 하다.

원곡고의 창단 멤버 강소휘는 원곡고에서 배출한 최초의 프로 선수이기도 하다. ⓒ 한국배구연맹

 
수원 파장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강소휘는 국가대표 센터 김수지(기업은행)의 아버지이자 '여제' 김연경(엑자시바시)의 스승으로 유명한 원곡중 김동열 감독의 설득으로 안산으로 전학을 왔다. 원곡중에 진학한 강소휘는 김동열 감독 밑에서 배구를 배웠고 김동열 감독은 강소휘의 입학 시기에 맞춰 원곡고에 배구부를 창단시켰다. 그렇게 강소휘는 안산 원곡고 배구부의 창단 멤버가 됐다.

고교 시절 레프트로 포지션이 고정되면서 기량이 급성장한 강소휘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됐다. 그 해 신인 드래프트는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이다영(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자매가 나왔던 2014년 드래프트만큼 큰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원곡고는 강소휘를 비롯해 4명의 선수(강소휘,이한비,장혜진,김유주)를 프로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달성했다.

강소휘가 입단할 당시 GS칼텍스는 한송이(KGC인삼공사)가 센터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이소영, 표승주 같은 선배들이 윙스파이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시즌 초반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하던 강소휘는 시즌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돼 27경기에서 154득점을 기록하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강소휘는 전 시즌 신인왕 이재영처럼 첫 시즌부터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진 못했지만 높은 가능성을 선보이며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선정됐다.

신인왕보다 더 기쁜 소식은 시즌이 끝난 후에 찾아왔다. 바로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할 대표팀 최종 엔트리 14명의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비록 김연경이나 박정아(도로공사), 이재영 등에 밀려 경기에 나설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어린 강소휘에게는 국제대회에서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귀중한 경험이었다(하지만 리우 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2016-2017 시즌 초반 무릎 연골판 수술을 받으며 9경기에 결장한 강소휘는 루키 시즌보다 적은 21경기에만 출전하고도 158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즌이 끝난 후엔 태국 올스타와의 친선 경기에서 V리그 선발팀의 막내로 참가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강소휘는 그 해 7월 월드그랑프리 대회를 앞두고 위벽 종양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대표팀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선수 알리의 부상 속 GS칼텍스의 운명 책임진 강소휘
 
 알리가 기업은행전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잔여 시즌 강소휘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됐다.

알리가 기업은행전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잔여 시즌 강소휘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됐다. ⓒ 한국배구연맹

 
수술 후 두 달 만에 팀 훈련에 복귀한 강소휘는 그해 9월에 열린 컵대회에 곧바로 출전을 강행했다. 수술 후 너무 일찍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강소휘는 4경기에서 66득점을 몰아치며 GS칼텍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MVP에 선정됐다. 강소휘는 2017-2018 정규 시즌에서도 외국인 선수 파토우 듀크(도로공사)와 쌍포를 형성하며 30경기에서 532득점으로 이재영(555점)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 2위를 기록했다.

강소휘가 프로 입단 3년 만에 V리그 정상급 토종 거포로 도약하면서 GS칼텍스는 2018-2019 시즌 봄 배구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다. 실제로 강소휘와 부상에서 복귀한 이소영, 그리고 외국인 선수 알리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위력은 그 어떤 구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좌우 날개 공격수는 물론 센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표승주가 조커로 활약한다는 것이 그만큼 GS칼텍스의 전력이 강해졌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며 봄 배구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와 별개로 강소휘의 활약은 지난 시즌에 미치지 못했다. 공격 성공률을 비롯해 서브, 블로킹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떨어진 강소휘는 경기 중반 표승주와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4라운드까지 선두를 다투던 GS칼텍스도 5라운드 1승 4패로 부진하며 순위가 4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강소휘는 봄 배구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6라운드 첫 경기 기업은행전에서 39.58%의 성공률로 19득점을 올리며 GS칼텍스의 풀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11-13으로 뒤처져 있던 5세트에서 GS칼텍스의 마지막 4득점 중 3득점을 책임지며 외국인 선수 알리의 부상 이탈 속에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강소휘는 수비에서도 한다혜 리베로(34개) 다음으로 많은 20개의 디그와 함께 40%의 준수한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기업은행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승점을 2점밖에 추가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4위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알리의 부상 크기에 따라 이번 시즌 남은 4경기를 국내 선수만으로 치러야 할지 모른다. 그만큼 강소휘를 중심으로 한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뜻이다. 5년 만에 봄 배구에 도전하는 GS칼텍스의 운명은 6라운드 첫 경기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던 강소휘의 활약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GS칼텍스 KIXX 강소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