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UFC 파이터를 거느리고 있는 명문 종합격투기 체육관 부산 팀 매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UFC 밴텀급 파이터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UFC 234에서 일본의 이시하라 테루토를 1라운드 3분59초 만에 서브미션(리어-네이키드 초크)으로 제압했다. 반면에 같은 대회에 출전한 '마에스트로' 마동현은 신예 디본테 스미스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KO로 무너지며 3연승 행진이 마감됐다.

국내 격투기 단체 로드FC 밴텀급 챔피언에 올랐다가 2013년 3월 UFC에 진출한 강경호는 옥타곤에서 총 7경기를 치러 4승 2패 1무효 경기(상대 선수 약물 적발)를 기록하고 있다. 강경호는 UFC에서의 4승 중 3승을 일본 선수에게서 따냈고 그 중 두 번은 서브미션 승리였다. 미국을 본거지로 두고 있는 격투 단체 UFC에서 본의 아니게 '일본킬러'의 면모를 발휘하는 중이다.

퇴출 위기 딛고 한일전 멋진 서브미션 승리로 생존에 성공한 강경호
 
 1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UFC 234 언더카드 밴텀급 3라운드 경기에서 한국 강경호가 일본의 이시하라 데루토에 승리를 거둔 뒤 포효하는 모습.

1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UFC 234 언더카드 밴텀급 3라운드 경기에서 한국 강경호가 일본의 이시하라 데루토에 승리를 거둔 뒤 포효하는 모습.ⓒ AP/연합뉴스

 
강경호는 지난 2007년 케이블 방송국XTM에서 제작했던 종합격투기 선수 육성 프로그램 < GO! 슈퍼코리안 > 시즌3에서 '천재 파이터'로 불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화려한 등장과 달리 국내 격투기 단체는 175cm의 신장에 깡마른 체격을 가진 강경호가 활동할 만한 무대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강경호는2007년 스피릿MC에서 라이트급으로 데뷔했고 3경기 만에 라이트급 강자로 꼽히던 이광희에게 1라운드 KO로 패했다. 

강경호는 페더급으로 체급을 내린 후 국내외 중소단체를 떠돌며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다가 2011년 4월 로드FC에 정착했다. 강경호는 로드FC 데뷔전에서 권배용에게 패했지만 다행히 로드FC에는 강경호를 위한 체급(밴텀급)이 있었다. 강경호는 밴텀급 변신 후 이길우와 송민종을 각각 KO와 서브미션으로 꺾었다. 밴텀급 변신 후 3번째 경기였던 앤드류 리온전에서는 감량에 실패하며 판정으로 패했지만 이는 강경호가 더 강해지기 위한 과정이었다.

강경호는 2012년에 열린 로드FC의 밴텀급 토너먼트를 자신을 위한 무대로 만들었다. 강경호는 8강에서 사토 소코, 4강에서 문재훈,그리고 결승에서는 자신에게 밴텀급 첫 패배를 안긴 리온을 3연속 서브미션으로 제압하고 로드FC 밴텀급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리고 이듬 해 일본 대회를 여는 UFC로부터 계약 제안을 받았고 강경호는 김동현,정찬성,양동이에 이어 순수 한국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UFC에 진출했다.

강경호는 2013년 3월 알렉스 카세레스와의 옥타곤 데뷔전에서 접전 끝에 1-2 판정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카세레스의 마리화나 흡연 사실이 적발되며 무효처리가 됐지만 강경호는 치코 카무스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다시 한 번 판정으로 패했다. 위기에 빠진 강경호는 타격을 보완하기 위해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무에타이를 수련하며 심신을 다잡았고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강경호는 퇴출의 위기에서 치러진 2014년 1월 UFC 싱가포르 대회에서 일본의 시미즈 슌이치를 상대했다. 강경호는 경기 도중 애매한 수직 엘보에 의한 반칙으로 2점을 감정 당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강경호는 끊임없이 전진했고 3라운드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시미즈에게 항복을 받아내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퇴출 위기의 강경호가 극적인 한일전 승리를 통해 옥타곤 생존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이시하라 제물로 한일전 3연승, 랭커 만날 수 있을까

위기 탈출 이후 강경호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강경호는 2014년 9월 일본 대회에서 무패 파이터 다나카 미치노리를 상대로 수준 높은 그래플링 공방을 펼치면서 판정승을 거뒀고 파이트 오브 나이트 보너스까지 수상했다. 게다가 경기 후 다나카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면서 강경호는 '약물 선수를 이긴 파이터'로 더욱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인 강경호는 한창 뻗어 나가야 할 시기에 군에 입대했다.

2015년 3월에 현역으로 입대해 102보충대에서 조교로 복무한 강경호는 2016년 12월에 만기 전역했지만 현역으로 복무한 탓에 전문적인 격투기 훈련을 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결국 강경호는 2017년 한 해 동안 몸을 만들다가 작년 1월 구이도 카네티를 상대로 복귀전을 가졌다. 결과는 1라운드 트라이앵글 초크에 의한 서브미션 승리. 옥타곤 데뷔 후 1무 1패로 퇴출위기에 몰렸던 강경호가 어느덧 파죽의 3연승을 내달렸다.

3연승 기간 동안 무료 방영되는 UFN 대회에만 출전했던 강경호는 지난 UFC 164이후 5년 만에 넘버링 대회인 UFC 227에 출전해 1995년생의 신예 파이터 리카르도 라모스를 상대했다. 강경호는 라모스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접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아쉬운 1-2 판정패였다. 라모스를 꺾고 밴텀급 랭킹 진입을 노렸던 강경호가 또 한 번 '1보 후퇴'를 하게 된 셈이다.

라모스전 이후 6개월의 공백을 가진 강경호는 10일 UFC 234에서 일본의 이시하라와 경기가 잡혔다. 이시하라는 통산 10승 중 8승이 KO일 정도로 아시아에서는 보기 드문 타격실력을 갖춘 선수다. 지난 2012년과 2014년에는 한국의 최종훈과 조정환을 각각 KO로 제압한 바 있다. UFC 진출 후에는 3승1무4패로 썩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페더급에서 활약했던 선수인 만큼 강경호 역시 이시하라의 타격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통산 13승 중 9번의 서브미션 승리가 있는 강경호의 그래플링은 이시하라의 타격보다 한 수 위였다. 강경호는 경기 초반 이시하라의 왼손 카운터에 걸려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라운드 중반 과감한 난타전을 통해 승기를 잡은 후 경기를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라운드 후반 이시하라의 등에 올라탄 강경호는 리어-네이키드 초크 그립을 잡으며 끝까지 탭을 치지 않은 이시하라를 실신시키고 한일전 3연승에 성공했다.

종목을 막론하고 한일전 승리는 언제나 팬들에게 짜릿한 기쁨을 안겨준다. 하지만 현재 밴텀급 공식 랭킹 15위 안에 일본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강경호가 '일본 킬러'의 이미지에 만족한다면 UFC 밴텀급의 상위 레벨로 올라갈 수 없다는 뜻이다. 강경호가 승자 인터뷰에서 했던 말처럼 다음 경기는 랭커와 대결을 펼쳐야 밴텀급 순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연패 위기에서 멋지게 탈출한 강경호의 다음 상대가 누구일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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