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난 후 ocn의 선택은 하드보일러 추적물이었다. <트랩>, 무려 7부작이다. 장르물임에도 일반적인 미니시리즈의 긴 호흡으로 인하여 장르물의 묘미를 손실시키는 작품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단호하게 미니시리즈의 반 정도 분량인 7부작으로 찾아온 <트랩>의 도전이 그래서 반갑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젠틀한 나영석 예능의 에이스 이서진이 모처럼 드라마로 돌아왔다. 2016년 <결혼 계약> 이후 햇수로만 3년만이다. 그의 모처럼의 복귀는 2018년 <완벽한 타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재규 감독과의 인연이다. <역린>의 고전을 <완벽한 타인>이라는 신선한 기획으로 일소시키며 2018년 영화계에 흥행의 파란불을 빛냈던 이재규 감독. 그의 총괄 프로듀싱으로, 또한 그의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으로 <트랩>을 들고 찾아왔다. 

다시 만난 이서진과 이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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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과 이재규 감독의 인연, 거기에 아직도 회자되는 영화 <백야행>의 박신우 감독과, 역시나 명불허전 <별순검 시즌3>와 <특수사건 전담반 TEN>의 남상욱 작가가 합류하며 애초에 영화로 기획되었던 작품을 7부작으로 개작하며 '드라마틱 시네마'의 첫 주자가 되었다. 거기에 성동일, 김광규, 윤성호 등 믿고 보는 조연진들과 <슬기로운 감빵 생활>로 눈도장을 찍은 임화영이 합류했다. 

시작은 국민 앵커, 아니 전 국민 앵커 강우현(이서진 분)의 가족 여행이다. 가족 여행이라지만 스산한 겨울, 결혼 10주년 여행이라는데 어딘가 긴장감이 감도는 남편과 아내는 아이와 함께 신혼여행 때 그 산장 카페에 들린다. 

신혼 여행 시절과 달리 스산한 카페, 옆 자리의 이상한 무리들, 서둘러 그곳을 뜨려하지만 사라진 아들, 그 아들을 찾으려하지만 아내조차 없어지고, 두 사람을 찾으려 고구분투하던 이서진은 자칭 '사냥꾼', 그 중에서도 최고의 묘미는 '인간 사냥'이라는 카페 사장(윤성호 분)의 '사냥 트랩'에 걸려드는 대목이다. 사장한테 칼로 찔린 다리로 작은 칼 하나만 들고 사장한테 몰려 나선 이서진. 여기까지가 얼마 후 전신골절에 입까지 다쳐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경찰에 발견된 이서진이 어렵사리 손으로 타이핑한 사건의 전말이다.

믿기 힘든 의문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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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서진의 진술에 따라 이서진의 아내와 아이를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이 시작되고, 형사 반장은 고동국 형사를 호출하고 그런 그의 눈 앞에서 그를 믿고 따르던 후배 형사 배남수가 옥상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1회에서 보여준 사건, 거기에 보호자라며 등장한 강우현의 비서 김시현과 산장 카페 사냥꾼으로 보였던 인물과의 예상치 못한 접점이 있다. 하지만 과연 1회에서 보여준 이런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이서진이 주장하는 자신의 가족들이 당했다는 사냥, 사라진 아내와 아이, 과연 정말 아내와 아이는 사라진 것일까? 이서진은 사냥트랩에 빠진 것인가? 우선 이런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산장 카페에서 자신의 아이를 찾는 이서진에게 카페 주인이 언제 아이와 아내가 있었냐고 천연덕스럽게 반문하듯, 장르물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우선 과연 이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제시해준 이 상황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인가에 대한 의심이 들 수밖에.

즉 믿을 수 있는 건 유일하게 강우현의 진술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랩>의 전개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우현과 그런 우현을 유일하게 믿었던 후배 형사의 사고를 목격한 고동국이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복병으로 등장하는 모호한 인물들, 주인공 강서현의 진실에서부터 그와 아내의, 그와 비서의 의문스런 관계, 그리고 사냥꾼이라는 산장 카페 주인과, 사냥꾼으로 보이는 검은 옷의 남자들, 이 속내를 알 수 없는 등장 인물들과 '인간 사냥'이라는 무시무시한 설정이 다음 회를 기약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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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어쩐지 하드 보일드한 추적을 하기 보다 경치 좋은 곳에서 '삼시세끼'를 만들어 야 할 것같은 이서진과 김광규 등에, 이제는 형사라는 역할이 익숙해도 너무 익숙한 성동일의 조합이 가져온 신선하지만 어쩐지 집중력을 흐뜨러트리는 등장 인물들의 면면이 안타깝게도, 우선 그렇다. 

거기에 '드라마틱 시네마'를 표방한 만큼 영화처럼 시선을 잡아끄는 '다크'한 화면과 배경은 그럴 듯하지만, 윤성호의 하드캐리에도 불구하고 다짜고짜 들이닥친, 아직은 그 어떤 맥락도 알 수 없는 '사냥'이란 설정의 낯섦이다. '사냥'은 하드보일드한 구상으로는 가장 절묘한 설정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비현실적이기에 드라마 속 이서진 일가가 사냥을 당했다는 말을 사람들이 믿기 힘들어하는 만큼 시청자들도 이 설정에 빠져들기가 쉽지 않다.

예능에서 더 익숙한 출연진들, 거기에 생소한 설정, 과연 이 난제를 넘어 7부작의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완벽한 타인>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인지, <트랩>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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