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부활을 노리던 윤석민이 부상이라는 암초에 다시 부딪히고 말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는 지난 9일, 선발 후보군으로 꼽히던 투수 윤석민(33)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캠프에 중도 탈락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부상 악재에 부딪힌 윤석민

2019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부상 악재에 부딪힌 윤석민 ⓒ KIA 타이거즈

 
캠프에 오기전부터 미세하게 있었던 어깨와 허벅지 내전근 통증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귀국 후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보강 훈련을 진행하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하며 반드시 재기하겠다던 윤석민이었기에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KBO리그에 복귀할 당시에 맺었던 FA 4년 계약이 만료된 윤석민은 올해 새로운 연봉 계약을 맺었다.

때문에 12억 5천만원이라는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이 2억 원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어지간한 대형 FA 선수가 1년치 연봉으로 받을법한 액수인 10억 5천만원이라는 금액이 삭감되었다. 액수도 액수지만 선수의 자존심에도 생채기가 생겼을법 하다. 하지만 2015년 KBO리그에 복귀한 이후 141이닝 투구에 그친 실적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연봉 삭감은 과거 공헌을 감안한 너그러운 조치라는 평가다.

※ KIA 윤석민의 2015시즌 이후 주요 기록
 
 KIA 윤석민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KIA 윤석민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05년에 프로에 입문한 이후 한국과 미국의 프로 무대를 모두 경험한 프로 15년차 베테랑 윤석민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이 대폭 삭감된 연봉을 제시하는 것에 이의 제기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는 미국야구의 문을 두드렸을만큼 야구에 대한 욕심이 강했던 선수다. 또한 2011시즌 KBO리그 MVP로도 선정되는 등 화려한 실적을 거뒀던 선수이기도 하다. 윤석민으로서는 단순히 연봉 삭감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의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이 더 안타까운 상황이다.

실제로 윤석민은 국내 무대에 복귀한 첫 해였던 2015시즌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족적을 남긴 시즌이 없었다. 첫 시즌에는 불안한 팀의 마무리 자리를 자청해 30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5위 싸움에 기여하는 등 어느정도 자신의 몫을 했다.

하지만 윤석민의 국내 복귀 활약은 그것이 끝이었다. 미국 진출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던 어깨 상태가 악화된 것이 화근이었다. 2016시즌에는 16경기를 등판해 31이닝만을 소화하며 마운드에 얼굴을 비추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어깨뼈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한 2017시즌에는 '개점 휴업'을 하며 1군 마운드에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복귀한 지난 시즌에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지만 승리 없이 8패(11세이브) ERA 6.75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 윤석민의 속구 구속과 구위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기조차 힘들만큼 확연하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제구와 경기 운영능력을 활용해 타자들을 돌려 세우는 모습을 가끔 보이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난타당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윤석민'이라는 이름값이 아니었다면 1군 무대에서 버틸 수준이 아니라는 아픈 지적도 적지 않았다.

윤석민답지 않은 모습을 노출한 작년이었기에 다가오는 2019시즌에는 확실하게 반등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컸을 것이다. 실제로 팀에서도 임창용이 방출되며 헐거워진 국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윤석민이 맡아주길 바랬다. 몸 상태에 이상만 없다면 4-5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되었지만 우려했던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며 일단 윤석민의 선발 복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시즌 개막까지는 시간이 있다. 비록 오키나와 캠프에서 중도낙마한 윤석민이지만 KIA의 퓨쳐스팀 훈련장이 있는 함평에서 보강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마무리 후보였던 김세현 역시 몸상태가 좋지 않아 함평 캠프에 머무르고 있다. 윤석민이 착실하게 몸을 만든다면 시즌 초반 복귀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군림하던 시절의 KIA 윤석민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군림하던 시절의 KIA 윤석민 ⓒ KIA 타이거즈

  
현시점에서 KIA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에이스는 윤석민의 2년 후배인 양현종이다. 지금이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2010년대 초반만 해도 KIA 에이스하면 윤석민을 떠올리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에이스임에도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그에 대해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지금도 윤석민의 화려한 부활을 염원하고 있다.

부활을 노리던 '왕년의 에이스' 윤석민은 부상이라는 암초에 부딪히며 또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하지만 시작도 못하고 다시 주저 앉을 순 없다. 묵묵히 재활에 매진해 부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여전히 변하지 않은 2019년 윤석민의 새 해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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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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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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