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김기덕 감독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한국여성단체가 이의 취소를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김기덕 감독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한국여성단체가 이의 취소를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여성민우회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유바리영화제)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개막작으로 결정한 가운데, 한국 여성단체가 이에 관해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투 운동이 한일 간의 문제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앞서 일본 유바리영화제는 오는 3월 7일 개막하는 영화제 개막작으로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선정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국내 영화인들도 많이 참석하는 일본의 대표적 판타스틱영화제로 오는 3월 7일~10일까지 개최된다.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바다를 항해하던 군함이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자 탑승객들은 생존을 위해 여러가지 비극적인 사건들을 일으키는 이야기다.
 
일본 배우 후지이 미나와 오다기리 죠를 비롯해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이 출연했다. 국내에서는 베를린영화제 이후 개봉을 준비하다 김기덕 감독에 대한 MBC < PD수첩 >의 성폭력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무산됐다.
 
영화제가 가해자 편에 서겠다는 의지로 보여
 
한국여성민우회는 8일 김기덕 감독 영화의 개막작 선정 소식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유바리영화제 측에 개막작 선정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이름으로 이들이 밝힌 입장에 의하면 "이 영화는 지난해 열린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을 당시에도 세계적인 미투 운동의 흐름과 맞지 않은 내용으로 냉담한 평가를 받았고, 김기덕 감독은 영화촬영과정에서 '연기지도'라는 어이없는 폭행에 대해 벌금형을 받았음에도 영화제 기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변명과 억울함을 호소하여 비판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베를린국제영화제 이후, 한국의 시사프로그램인 < PD수첩 >을 통해 다시금 고발된 김기덕 감독은 역시나 반성은 커녕 < PD수첩 > 제작진과 피해 여성배우를 무고혐의로 고소했다"며, 하지만 검찰은 "취재 과정을 살펴봤을 때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제작진과 피해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기에 한국에서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개봉이 취소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017년 한국에서 '남배우A 성폭력사건'으로 알려진 가해자가 주연인 영화를 초청한 바 있다"며, "그런데 또다시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은 가해자의 편에 서겠다는 의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세계적인 미투운동의 흐름 속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영화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인권침해의 문제에 침묵하고 가해자들을 계속 지원하거나 초청하고 캐스팅하기 때문"이라며 김기덕 감독 영화 개막작 초청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는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세계에서 제일 재미있는 영화제(世界で一番、楽しい映画祭)'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영화계 내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를 외면하는 것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김기덕필름

 
 
개막작 취소 가능성 낮아
 
하지만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한국여성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영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일본영화인들과 교류하며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자주 참석한 정지욱 평론가는 "유바리영화제 자체가 파격적인 영화를 찾는 성향이 강하다"며 "지난해 일본 영화인이 방문해 김기덕 감독 작품 초청 의사를 확인하고 갔다"고 전했다.
 
이어 "유바리영화제가 초청작을 선정할 때 감독 개인이 아닌 작품적인 요소로만 판단하다보니 이번과 같은 결정을 한 것 같다"면서 "그들도 여러 논란에 대해 알고 있는 상태에서 결정한 것이기에 초청이나 개막작 선정 취소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본다"고 말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