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역을 맡은 리암 니슨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 현장.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역을 맡은 리암 니슨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 현장.ⓒ CJ엔터테인먼트

 
최근 리암 리슨이 신작 '콜드 체이싱' 홍보차 인디펜던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월요일(2월 4일) 발표된 이 인터뷰에서 리암 리슨은 흑인에게 강간 당한 가까운 지인에 대한 복수심으로 40여년 전 약 일주일에 걸쳐 무기를 소지하고 거리를 다닌 적이 있다고 밝혔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가 무기를 이용해 살해하고자 한 대상이 거리에서 무작위로 마주칠 무고한 흑인 남성이었다는 사실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부끄럽게도"라는 단서를 붙여 말했지만, 그의 언급은 전 세계적인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는 "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자신을 강변하고 있지만, 비판의 강도는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급기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인 신작 영화의 레드 카펫 행사도 전격적으로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그에 대한 주된 비판은 그가 흑인 사회 전체를 잠재적 성범죄의 가해자로 단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형태의 혐오와 차별에서 드러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혐오의 대상은 언제나 범주로 묶이고, 집단으로 인식된다. 한 개인의 탈법과 비행은 개인을 넘어, 흑인들, 빈민가 출신들, 난민들, 성 소수자들의 소행으로 묶인다. 범죄자들은 본의 아니게 자신이 속한 집단의 대표성을 부여받게 되고, 다수의 선량한 개인들은 이렇게 창출된 대표 이미지에 의해 낙인찍힌다.

독일의 사회학자 카롤린 엠케는 자신의 저서 <혐오 사회>에서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윤곽들이 지워져 개인이 개인으로서 구별되지 않게 되면, 모호한 집합체들만이 증오의 수신자로 남아 자의적인 비방과 폄하를, 비난과 함성과 폭발하는 분노를 받아낸다."  (혐오사회, 다산북스, 2017)  
 
리암 리슨은 인종주의자인가? 일단 그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인종주의자는 자의식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의 이면에 깔린 맥락, 감정을 대하고 표출하는 방식,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 내려지는 사회적인 판단이 인종주의자 여부를 결정한다. 리암 리슨의 분노는 개인을 향하지 않고, 집단을 향했다. 한 개인이 지니는 여러 특성 가운데 그는 '흑인 남성'을 택했다. 그는 인종주의자일까? 답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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