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설날 파일럿 예능 < 구해줘! 홈즈 >

MBC의 설날 파일럿 예능 < 구해줘! 홈즈 >ⓒ MBC

 
매년 명절 연휴는 이른바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지어 등장하는 시기다.  기존 정규 프로그램은 잠시 쉬어가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얻는 반면, 특집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어 신규 기획을 반영한 예능을 선보이고 시정자들의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 혹은 1회성 방송이라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머물기 마련이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구해줘! 홈즈> 역시 기존 파일럿 예능의 방식을 빌어 정규 프로그램으로의 안착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실적인 소재 선택...새로 살아야 할 집 구하기
 
 지난 4일 방영된 MBC < 구해줘! 홈즈 >의 한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MBC < 구해줘! 홈즈 >의 한 장면ⓒ MBC

 
<구해줘! 홈즈>의 기본 형식은 간단하다. 새로 살 집을 찾고 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직접 찾아나서기 쉽지 않은 의뢰인을 대신해 양팀으로 나눠진 '연예인 중개사'들이 각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도움을 받아 조건에 부합하는 집을 제시하고 선택을 받아 승패를 가르는 방식을 택했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필수 요소인 의식주 중에서 유독 주거의 항목은 그간 예능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다뤄지지 않는 분야였다.  물론 과거 MBC < 일밤 - 러브하우스 >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이는 인테리어 위주의 주거생활 개선이 주목적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금전이 전면에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소재의 한계도 한 몫을 했다고 보여진다.

<구해줘! 홈즈>는 전세와 월세 등 당장 살집을 구하는게 주목적인 예능이다.  적게는 몇천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의 보증금이 필요한 전월세의 특성을 감안하면 돈 액수에 민감한 시청자들 입장에선 자칫 잘못하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는 영역이다.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집값을 감안하면 몇천만원~몇억원조차 작게만 느껴질만큼 시대는 달라졌고, 어느새 이를 소재삼은 지상파 예능의 등장도 어찌보면 자연스런 일이 되었다.

흥미로운 주택의 세계
 
 지난 4일 방영된 MBC < 구해줘! 홈즈 >의 한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MBC < 구해줘! 홈즈 >의 한 장면ⓒ MBC

 
첫회에 등장한 의뢰인은 주한 브라질 대사관 직원이면서 각종 TV 프로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카를로스였다. 계약 기간 만료로 인해 급히 새로 살집을 구하려는 그를 위해 박나래+박경(블락비), 노홍철+박재정이 종로구, 용산구 일대의 전월세 집을 찾아 나섰다.  금액, 전망, 주차, 기타 생활 공간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집을 찾는 건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예상했듯이 같은 건물이라도 전망이 좋은 층수의 금액은 비쌀 수 밖에 없었고 주차, 기타 여건도 천차만별이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신축되거나 리모델링된 주택들의 내부를 보여주면서 요즘 주거 공간의 흐름이 TV화면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비춰졌다. 덕분에 현재 이사를 준비 중이거나 향후 계획 중인 이들 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 개선 등을 고려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흥미로운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옥상 혹은 테라스 등 건물 밖 공간의 활용 사례 등은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는 도시 주거 생활에선 접하기 힘든 색다른 정보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눈길을 모았다.

'뷰(View)'만 강조, 정보 제공은 소흘...낚시성 홍보도 문제
 
 MBC < 구해줘! 홈즈 >의 티저 영상.  강다니엘이 출연한 이 영상은 130만뷰 이상을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그는 본방송에 출연하는 의뢰인이 아니다. 이로 인해 "낚시성 홍보" 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MBC < 구해줘! 홈즈 >의 티저 영상. 강다니엘이 출연한 이 영상은 130만뷰 이상을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그는 본방송에 출연하는 의뢰인이 아니다. 이로 인해 "낚시성 홍보" 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MBC

 
김숙, 박나래, 노홍철, 홍진경 등 쉬지 않는 입담을 지닌 연예인 패널들은 자칫 지루하게 진행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진행에 적절한 재미를 주는 등 나름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큰 기대감 없이 <구해줘! 홈즈>를 지켜본 시청자들도 제법 흥미 진진하게 방송을 지켜보게 만드는, 양념 같은 구실을 톡톡히 도맡았다. 억대의 보증금이 필요한 전셋집 마련 뿐만 아니라 방송 말미에는 이제 갓 대학교에 압학한 학생의 월셋방 구하기도 함께 소개되면서 금전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배려를 꾀한 건 제법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구해줘! 홈즈>가 파일럿임을 감안하면 정규 편성시 보완해야할 약점들도 두루 노출했다.  전월세 구하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정보 제공에는 정작 소흘함을 드러냈다. 

집주인의 보증금 인상 요구부터 부족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실생활에선 다반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은 프로그램에선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또한 임대차 보호법을 비롯한 전월세 관련 필수 법률 상식 역시 여기선 전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잠시 카를로스의 입을 통해 주한 외국인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정도의 피상적인 내용 정도가 전부였다.

집구하기 대리인 노홍철의 입을 통해 연신 '뷰(View),'를 부르짓다시피할 정도로 방송에선 깔끔하고 편리한 시설, 좋은 경관만을 강조했다. 전세건 월세건 간에 자금 확보가 집 구하기의 가장 큰 관건임을 감안하면 아무리 예능이라 할지라도 어떤 식으로 비용을 마련할지에 대한 고려 역시 함께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짤막하게라도 주택자금 마련 대출부터 관련 금융 상품, 임대차 과정에서 피해를 입지 않는 요령 등 실질적인 집 구하기에 필요한 정보 제공 등은 부수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그저 '멋진 집' 소개에만 방송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면 자칫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를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구해줘! 홈즈> 방송을 며칠 앞두고 나온 티저 영상(네이버TV 기준 130만뷰 이상)에 대한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당시 강다니엘(워너원)이 등장해 자기가 살 집을 구한다는 내용이 담겨 마치 강다니엘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실제는 일반인 의뢰인들만 나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프로그램 홍보가 중요하다지만 실제 출연도 안하는 유명인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낚시성' 예고편 제작은 피했어야 한다. 이런 식의 영상물은 해당 연예인 및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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