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에서 '예빈'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

JTBC 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에서 '예빈'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을 만났다.ⓒ 권우성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14살의 배우 이지원은 눈을 반짝이면서 이렇게 답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 예정인 8년차 배우 이지원은 아직 경험하고 싶은 게 많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교복을 입는 설렘이 있고요! 물론 하루 이틀 입으면 지겨워지겠지만 지금은 기대가 돼요. 또 과목도 많아지니까 무슨 과목이 있을지 책상이랑 의자는 어떤 색깔일지, 슬리퍼는 뭘 신을지도 기대가 돼요."

기자가 처음 교복 입었던 날이 생각난다고 대답하자 이지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정말요? 그때는 어땠어요?"라고 묻는다.

"3년 동안 자라니까 좀 크게 샀던 것 같아요"라고 하자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중학교) 교복을 아직 맞추진 않았고 예빈이 역할하면서 교복을 입어봤어요. 처음에 딱 맞게 입었고 촬영 시작할 때는 괜찮았거든요? 끝날 때 되니까 터질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아 금방금방 크니까 크게 사는 게 맞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창 성장할 나이라 그런지 드라마를 촬영하는 네 달 사이에 키가 2센티미터가 컸단다. "밤에 자고 있으면 막 콩나물처럼 '요맨큼씩' 커요." 오래 전, 이미 성장이 멎은 기자에게는 성장기의 배우가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드라마 < sky캐슬>의 한 장면.

드라마 < sky캐슬>의 한 장면.ⓒ JTBC

 
"예빈이가 번개를 꽝 맞으면 저예요"

지난 1월 31일 서울 도렴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 SKY 캐슬 >에서 반항적이고 까칠한 '예빈' 역할을 맡은 배우 이지원을 만났다. 쉼없이 몸을 움직이는 배우 이지원에게 '활발하게 보여서 예빈이와 성격이 좀 다를 것 같다'고 말을 건넸다.

"70% 정도 일치해요. 예빈이가 걸어가다가 번개를 꽝 맞았어요. 쓰러져있다가 일어났는데 순해져있는 거에요. 그게 저예요. 예빈이의 아웃사이더 기질을 빼면 저예요! 활발하고 많이 웃기도 하고 애들한테 장난도 치고 가끔은 부모님한테 반항도 해요."

그리고는 턱에 두손을 대고 꽃받침을 하더니 '히히히' 하며 눈을 깜빡인다. < SKY 캐슬 >에서는 머리카락을 한 가닥도 남기지 않고 위로 올려 묶어 번뜩이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더니 인터뷰 당일에는 잔머리가 나오게 머리를 묶었다.

"예빈이는 이렇게 쫘아아악 묶잖아요? 그런데 잔머리가 삐쭉 나온 모습도 예쁘다고 그래서, 오늘은 잔머리도 나오게 포슬포슬하게 묶어봤어요."

배우 이지원은 직접 '예빈이 머리'를 어떻게 묶는지 시범을 보였다. 눈꼬리가 올라가게 머리카락을 쫘아아악 잡아당겨서 묶어주면 완성이란다. 여기에 필수 용품이 있다.

"원래 '포카혼타스' 머리처럼 양갈래로 불룩하게 묶고 싶었는데 예빈이 카리스마가 없어보인다고 분장 실장님이 갑자기 스프레이를 두 통 들고 오시더니 머리에다가 쏴아아악 뿌리시는 거예요. 갑자기 수박 한 통이 탄생했어요. 감독님이 원래 사극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딱 붙는 깔끔한 머리를 원하셨나봐요. 근데 이렇게 묶다 보니 주름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걱정스럽게 이마를 톡톡 두드리는 이지원에게 김주영 쓰앵님(김서형 분)의 머리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말하니 깔깔대면서 웃는다.

"대본을 받아보고 처음에는 예빈이가 마냥 밝은 아이인 줄 알았는데 계속 읽어보니까 숨겨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았어요. 대사에서 좀 아웃사이더 기질과 반항기가 묻어나오더라고요. '얘 따까리 할래?' 같은 대사들이요. 일진 같은 건가 싶었다가 '왜 그런 걸까?' 고민했어요. '부모의 사랑을 잘 못 받았나?' 그렇게 계속 생각이 이어졌어요. 수학에서 보면 소인수분해라는 게 있잖아요. 그것대로 한 번 (캐릭터를 분석)해봤더니 되더라고요.

예빈이는 밝기는 한데, 꽃다운 나이에 (기가) 눌려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대본을 읽으면서 기분이 되게 안 좋았어요. 축축 처지고, 부모 잘못 만났다고까지 생각했어요."

 
 JTBC 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에서 '예빈'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

"대본을 받아보고 처음에는 예빈이가 마냥 밝은 아이인 줄 알았는데 계속 읽어보니까 숨겨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았어요. 대사에서 좀 아웃사이더 기질과 반항기가 묻어나오더라고요."ⓒ 권우성

 
"장래희망의 문을 열어놓자는 마음으로 연기 시작"

이지원이 처음 연기라 할만한 걸 경험했던 건 5살 때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부친의 지인이 촬영하는 공익광고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원래는 가족들 손잡고 걷는 거였는데, 바닷바람도 시원하고 너무 달리고 싶은 거예요. '감독님, 달리면 안돼요?'하고는 촥 달렸어요. 마음에 드셨나봐요. 엄마한테 연기를 시켜보라고 말씀을 하셨대요. 엄마가 '연기할래?' 하셨는데 그때는 연기가 뭔지 잘 몰랐거든요. 그냥 '와 재밌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2년 뒤인 7살 때 만난 작품이 김재한 감독의 <안녕, 투이>(2013)라는 영화다. 이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에서 '채랑' 역할로 배우 김혜자와 함께 주연을 맡은 이지원은 차례로 <희생부활자>(2015) < 1급기밀 >(2016) <오목소녀>(2018)에서 연기했다.

"'개훔방' 할 때는 너무 어리고 김혜자 선배님이 나이가 많으셔서 할머니처럼 느껴져 편했는데, 이제 10대가 됐으니 염정아 선배님, 정준호 선배님이랑 있으니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니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약간 모자랄 때도 있었지만 선배님께서 잘 커버해주셔서 쿵짝쿵짝 잘 맞았어요! 히히히."

    
 JTBC 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에서 '예빈'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

"성격이 70% 정도 일치해요. 예빈이가 걸어가다가 번개를 꽝 맞았어요. 쓰러져있다가 일어났는데 순해져있는 거에요. 그게 저예요."ⓒ 권우성

 
배우 이지원은 연기하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걸 경험할 수 있으니까"란다.

"예를 들어 예빈이가 편의점에서 과자를 훔쳐서 학원 옥상에서 과자 봉지를 터트리잖아요. 평소에는 그걸 못하잖아요. 도둑질은 범죄니까. 그런데 사실 가끔씩 상상을 해요. 안 되는 걸 알고 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일탈을 상상해요. 연기를 하다 보면 성격도 바꿔볼 수 있고 평소에 못하던 것도 많이 할 수 있고 그래서 연기가 너무 좋아요."

중학교에 진학할 무렵이면, 슬슬 공부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지원이라고 예외일까? 앞으로 최대 6년 동안은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

"부모님께서 아주 약간은 (공부를 하라고) 그러시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씀하셔요. 연기랑 공부랑 잘 병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두 마리 큰 토끼를 못 잡아도 쥐라도 잡고 싶은 심정? '요맨한' 쥐를 잡더라도 잡고 싶어서 병행하려고 해요. 공부도 재밌게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어떤 언니는 공부하다가 손에 피가 나서 머리끈으로 묶고 공부를 했대요. '왜 저렇게까지 할까' 생각했는데 10대가 되고 보니 공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 언니가 살짝은 공감이 돼요. 하지만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연기를 계속한다면 나중에는 '할리우드'에도 가고 싶다는 게 배우 이지원의 포부다.

"연기를 꼭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여러 길 중에 하나로 열어두었어요. 만약 계속 하게 된다면 할리우드까지 가고 싶어요. 안젤리나 졸리도 만나고 싶어요. <말레피센트>(2014)를 봤는데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는데 감정이 다 느껴져요. 기쁘고 슬픈 게 다 보여요."

 
SKY캐슬 '예빈',  8년차 배우 이지원 JTBC 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에서 '예빈'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

"부모님께서 아주 약간은 (공부를 하라고) 그러시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씀하셔요. 연기랑 공부랑 잘 병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두 마리 큰 토끼를 못 잡아도 쥐라도 잡고 싶은 심정? '요맨한' 쥐를 잡더라도 잡고 싶어서 병행하려고 해요."ⓒ 권우성

 
만일 연기를 계속하지 않는다면? 이지원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갖고 있는 꿈을 줄줄 읊었다.

"저는 꿈이 스무 가지 정도 돼요. 지금 생각나는 것만 말씀드리면 제빵사, 조경사, 요리사, 사서, 교사, 아나운서, 기자, 편집 기자도 해보고 싶어요.

기자는 9살 때부터 생각을 해왔어요. 최근에 잡월드에 가서 신문사 기자를 해봤거든요? (지면에) 배치를 하잖아요. 그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럼에도 촬영장 이야기를 할 때면 어김없이 미소 짓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조재윤 선배님'과 사진 찍은 이야기, 납골당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찍고 눈물 주머니를 쭉쭉 다 짜내서 물을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 등이 계속 이어졌다.

"< SKY캐슬 >은요, 제게 인생작이에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고 배우 분들도 잘해주셔서 평생 남을 것 같아요. 12년 제 인생에서 제일 좋은 드라마였어요."
    
SKY캐슬 '예빈',  8년차 배우 이지원 JTBC 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에서 '예빈'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

"< SKY캐슬 >은요, 제게 인생작이에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고 배우 분들도 잘해주셔서 평생 남을 것 같아요. 12년 제 인생에서 제일 좋은 드라마였어요."ⓒ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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