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영화 <기묘한 가족>의 포스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내안의 그놈>과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올해 초 극장가는 분명 코미디가 강세다. 2월 13일 개봉을 앞둔 <기묘한 가족> 역시 그 흐름을 탈 수 있을까. 지난 30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영화는 우선 배우들의 호흡이 강점인 작품이었다.

앞서 말한 두 영화가 일상을 다소 비틀어 상황 코미디를 강조한 드라마물이라면 <기묘한 가족>은 좀비라는 공포 하위 장르에 코미디를 얹은 모양새다. 이질감이 들 수도 있는 설정인데, 그럴수록 이야기와 캐릭터의 탄탄함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 속에 숨은 인간의 이기심

주 배경은 충청도 지역의 조용한 마을이다. 다 쓰러져 가는 주유소에서 자동차 정비로 먹고사는 가족(준걸, 민걸, 남주, 해걸) 곁으로 괴상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쫑비(정가람)가 다가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생활고로 종종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식으로 장사를 해온 이 가족은 쫑비를 이용해 돈벌이를 궁리하게 된다. 

누군가에겐 활기와 기력을 찾게 해주는 쫑비의 바이러스가 영화 중반 이후 큰 재앙으로 다가온다. 설정에서 예상할 수 있듯 마을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버린 것. 이때부터 이 가족이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된다는 게 영화의 골격이다. 일종의 결자해지라고 할 수 있다. "좀비보다 무서운 존재를 고민했다"던 감독의 의도가 십분 읽히는 대목이다. 인간의 이기심을 동력 삼아 영화는 그걸 우화적으로 비튼 것.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다른 좀비와 달리 바이러스의 원 숙주인 쫑비는 사람의 피가 아닌 케첩과 양배추를 먹는다는 설정, 다소 과장한 충청도 사투리로 과장된 연기를 선보이는 점 등 <기묘한 가족>은 세련미보다는 투박함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최근 유행하는 말맛을 살린 코미디가 아니라 오히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시도된 과장된 행동과 설정의 개그에 가깝다. 

10년 전 감독이 기획한 시나리오가 이제야 빛을 봤기 때문일까. 아마 이 지점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묘한 가족>은 흔히 말하는 조폭 코미디물, 생활 코미디물과 복고적 감성 등 여러 요소를 한데 조합한 뒤 좀비 설정을 얹는 일종의 '이종 교배'를 시도했다. 보기에 따라 상당히 어색할 수 있다. 만약 영화에서 의도한 웃음 포인트에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이 작품의 복고적 설정 때문일 것이다.

정재영, 엄지원, 김남길, 이수경 등 배우들의 열연이 그런 어색함을 많이 상쇄시킨다. 특히 정재영은 <조용한 가족>(1998), <묻지마 패밀리>(2002), <웰컴 투 동막골>(2005), <나의 결혼 원정기>(2005) 등 1990년 말, 2000년 초반을 관통한 주류 코미디물에 출연하며 그 유산을 잇기에 적합한 배우다. 이런 영화에 향수가 있는 관객이라면 분명 정재영의 이번 연기가 반갑게 다가올 것이다. 

한 줄 평 : 향수를 자극하는 이종교배
평점 : ★★★(3/5)

 
영화 <기묘한 가족> 관련 정보

감독 : 이민재
출연 :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등
제공 및 배급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작 : 씨네주 오스카10스튜디오
러닝타임 : 112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9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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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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