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새 음반 < No.1 >을 발표한 그룹 CLC (씨엘씨)

지난 30일 새 음반 < No.1 >을 발표한 그룹 CLC (씨엘씨)ⓒ 큐브엔터테인먼트

 
CLC(씨엘씨)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던 팀도 드물 것이다. 연습생 시절엔 수개월간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 형식으로 홍대, 한강 등지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지만 정작 데뷔는 댄스그룹으로 했던 것부터 의야함을 자아냈다. 지난 2015년, 당시 회사 선배그룹 포미닛의 뒤를 이어 5인조로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기대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진 못했다. 

이듬해 권은빈, 홍콩 멤버 엘키를 추가해 7인조로 팀을 확대 재편했지만 이 과정에서 당시 < 프로듀스 101 > 중간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던 권은빈을 무리하게 합류시킨 듯한 인상을 주면서 눈총을 받기도 했다. 조금만 사측이 인내심을 발휘했더라면 최종 11인 진입도 노려볼 만했던 터라 이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2017년엔 기존 컨셉트를 버리고 '포미닛'스러운 걸 크러쉬에 도전했던 '도깨비'가 공개 당시 유튜브 조회수 2000만 뷰 이상을 기록할 만큼 동남아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 후 무더운 한여름 8월에 ​뜬금없이 느린 템포의 '어디야'를 발표하는 기이한 선택을 했고 결과적으론 '굴러온 복을 스스로 차버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2월 내놓은 세련된 감각의 'Black Dress'는 비록 국내 음원 시장에선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도깨비' 못지않은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특히 여성 음악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5월 신곡 발표를 예고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무산되었고 결국 컴백은 해를 넘기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당초 아이즈원의 데뷔곡 '라비앙 로즈'가 애초 CLC의 준비곡이었음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에 대한 서운함을 피력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30일 컴백 쇼케이스에서 멤버들 스스로 밝혔듯이 '라비앙 로즈'는 더 좋은 주인을 만났다. 설령 CLC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더라도 그만큼의 성공을 예상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팀 활동에 마이너스는 되지 않는, 최소한 도움은 될 수도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늦어진 컴백은 두고 두고 아쉬움을 자아내게 했다.

소속사 후배 소연과 손잡은 신곡 'NO'
 
 지난 30일 발표된 CLC의 미니 8집 < No.1 >

지난 30일 발표된 CLC의 미니 8집 < No.1 >ⓒ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난 30일 공개한 통산 여덟 번째 미니 음반 < No.1 >에서 눈에 띄는 점은 후배 그룹 (여자)아이들의 리더 소연의 참여다. 머릿곡 'NO'의 공동 작사+작곡+편곡에 이름을 올리는 핵심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Latata', '한'으로 걸그룹계 유망주 싱어송라이터의 등장을 알렸던 그녀의 참여는 그간 확실한 팀 색깔을 갖지 못했던 CLC 음악의 틀을 재정립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남자팀이 불렀어도 결코 이상할 것 없는 'NO'는 그간 CLC가 발표했던 곡 중에선 가장 공격적이면서 무게감 있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모든 수록곡의 작사에 참여할 만큼 이젠 확실한 자기 영역을 마련한 장예은의 랩과 탄탄한 장승연의 목소리를 기본 바탕에 두고 각 멤버들은 제각각의 몫을 충실히 맡아준다.

한국인 못지않은 또렷한 발음으로 중요 부분을 담당하는 외국인 멤버 엘키, 손을 비롯한 오승희 등 보컬 핵심 3인방과 최유진, 권은빈 등은 각기 다른 매력을 맘껏 뿜어낸다. 그간 청순, 발랄, 걸크러시 등 한 곳에 머물지 못하던 CLC로선 전작 'Black Dress'의 연장 선상에 놓인 'No'를 통해 확실한 자기 옷을 골라 입은 셈이다.

스웨덴 인기그룹 더티 룹스의 프로듀서 사이먼 페트렌과 국내 프로듀싱팀 모노트리가 힘을 합친 세련된 감각의 R&B 'Breakdown', 업템포 리듬의 경쾌한 댄스곡 ' SHOW' 등을 통해선 이전보다 한층 성숙해진 음악적 성장도 감지할 수 있다.

좋은 인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매번 흔들리는 곡 선택, 명확치 못한 기획력이 맞물리면서 지난 4년은 분명 CLC에겐 혼란의 과도기였다. 데뷔 5년차를 맞은 2019년엔 과연 빛을 볼 수 있을까? 비록 먼 길 돌아 왔지만 이제서야 방향은 제대로 잡은 듯하다.

[CLC 'No' 공식 뮤직비디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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