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눈컴퍼니

 
'응팔'이라는 신드롬이 끝나고 아마 가장 뒤늦게 TV로 복귀한 배우는 보라 역을 맡았던 류혜영일 것이다. <응답하라 1988>(2015)의 시청자들은 오랜 시간 류혜영의 차기작을 기다렸다.

류혜영은 3년 뒤 올리브TV의 새 드라마 <은주의 방>이라는 작품으로 돌아왔다. 일주일에 한 번 방송되는 12부작짜리 다소 작은 규모의 드라마로 복귀한 것이다. 왜일까?

류혜영은 특유의 웃음대로 '프흐흐' 웃더니 "쉬면서 여행도 많이 갔고 책도 읽었다"고 말했다. 류혜영은 3년 동안 쉬었던 건 내면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라고 했다.

<은주의 방>을 끝낸 지금 류혜영은 만족스럽다. 그는 <은주의 방>을 '에너지 드링크'에 빗대며 "은주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얻었고 무엇보다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작품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단다.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되는 배우 류혜영을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일부러 쉬었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눈컴퍼니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응답하라 1988>이라는 큰 작품을 하고 바로 영화 <특별시민>을 찍었다. <특별시민>이라는 어려운 작품을 끝내고 나니까 '내가 과연 대중의 사랑을 받을 준비가 돼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적으로도 한참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일부러 브레이크를 걸었다. 쉬면서 내게 관심을 돌려 내가 뭘 잘 하고 뭘 원하는지를 알아가고 싶었다."

- 그 기간이 꽤 길었다.
"<응답하라 1988> 이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사랑해주면 기분이 좋더라. 그런데 그 사랑을 계속 갈구하기 위해서 작품을 하다 보면 안 될 것 같았다. 물론 나 스스로 중심이 잡혀 있다면 계속 즐겁게 할 수 있었을 텐데 당시에는 중심이 잡혀있지 않다고 느꼈다. 중심을 잡고 대중 앞에 나서면 대중들도 나를 좋게 봐줄 것이고, 스스로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오래 쉬었다."

- 제작발표회 때 '쉬는 동안 불안했다'고도 언급했다.
"나를 좋아하는 분들이 (내 작품을) 계속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이 분들의 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그리고 쉬면 연기적으로 감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물론 감이라는 것도 없었지만 (웃음) 그간 현장에서 체득한 것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싶더라."

- 막상 현장에 복귀하니 어땠나.
"현장에 가기 직전까지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 잘 할 수 있을까, '은주의 방'이니까 내(은주)가 중심이 돼 잘 잡아야 하는데 헤메면 어떡하지 싶었다. 그런데 <은주의 방> 현장에 나간 첫 날 그 불안감이 다 해소됐다."

- 이유가 있나?
"너무 좋은 팀을 만났다. <백일의 낭군님>이라는 작품을 하고 넘어온 제작진에 숟가락만 얹었다. 내가 그냥 그 팀에 쏙 들어갔다. 첫 날부터 합이 좋았고 호흡도 잘 맞아서 신나게 촬영했다. 사람들의 따뜻한 기운이 나를 그냥 설 수 있게 해주었다. 부담감, 책임감, 무서움을 현장에서 사람들과 섞이면서 다 덜어냈다."

- 쉬는 기간이 도움이 됐나 보다.
"쉬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확실히 그 기간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 <은주의 방>을 끝내고 나니 '나만의 시계가 있구나'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이 말을 듣고 머리로 아는 것보다 가슴으로 '이 말이 그런 말이었구나'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나만의 시계가 있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내 시간에 맞춰 흘러가는 것이 가장 좋고 남의 시계에 맞추려고 하는 것도 불행해지는 길인 것 같다. 덕분에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은주에게 고맙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눈컴퍼니


- 복귀작이 <은주의 방>이었다. 다소 규모가 작은 작품이라 놀란 사람들도 있었다.
"마음 한 켠에 시청자로서 이런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큰 작품이 볼거리도 풍성하겠지만, 이런 작품이 하나쯤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시청자로서의 갈망이 있었다. <은주의 방>은 잔잔하지만, 그래서 신선하고 새로웠다. 또 인테리어라는 소재도 관심이 있었고 그 소재가 청춘들의 이야기와 접목돼있었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보니 확실히 유행어나 은어가 많이 등장하더라. (웃음) 
"<은주의 방>을 처음 접했을 때는 '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과한 정보)'가 뭔지 몰랐고 'JMT(매우 맛있다는 의미의 은어)'이 뭔지 몰랐다. 촬영하기 전에 알고 들어갔지만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거 어떡하지?' 싶었다. 어색하지만 은주는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은주와 공통점이 있었나?
"은주보다 내가 더 예민한 면이 있고 집에서 혼자 노는 건 또 은주랑 비슷하다. 은주가 나보다 긍정적이라 고마웠다. 은주를 만나 긍정적인 기운을 나눠 받았다. 다음 작품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은주의 영향을 받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서 은주에게 고맙다."

- 성격말고 진로를 고민하는 부분 등도 은주랑 비슷한 것 같다.
"맞다. 그런 점에서 많이 끌렸다. 나도 어떻게 보면 항상 누군가 써주기를 기다리는 입장이니까. 은주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웹툰을 보면서 공감했고 은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 현실적인 드라마지만 은주의 '남사친'(남자사람친구) 존재인 민석이 판타지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웃음)
"사실 이게 말이 안 된다. 판타지다 판타지! 하지만 민석이를 통해서 새로운 진로를 찾게 된 거니 민석이가 없었다면 은주의 방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민석의 역할이 크다. 은주가 부럽다. 그런 친구가 있어서. 촬영하고 있을 때는 사실 로맨스에 대한 부분이 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드라마 제목이 '은주의 방'이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진로에 중점을 좀 더 두고 싶었다. 류혜영이라는 사람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그리고 은주가 고민하는 진로에 대한 부분에 나 역시 공감을 크게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다."

- 감독님 생각은 어땠나.
"역시 감독님께서 드라마 베테랑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면서 드라마의 취지가 살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잘 잡아주신 것 같다. 감독님의 의도대로 시청자 분들께서 연애하는 장면을 원하고 좋아해주셨다. 내 바람대로 갔다면 지금보다 좀 더 건조했을 것 같다."

- 인테리어 아이디어가 많이 생겼을 것 같은데 실생활에 적용한 적도 있나?
"실제로 친구들이 자기 집 세면대 좀 고쳐달라고 말하더라. (웃음) 예약을 해놨다. 봄이 오면 친구네 집 세면대를 교체해줄 예정이다. 사실 해본 적은 없어서 실패할 수도 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우긴 했다. 마지막화의 한 소품은 혼자 다 만들었다. 갈수록 실력이 느는 게 느껴져서 뿌듯하더라. 간접적으로나마 시도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응팔' 이후 오랜만에 김선영 배우를 만났는데 어땠나.
"촬영하면서 고단하거나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엄마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은주의 엄마인 선영 선배님 생각이 먼저 난다. 그정도로 너무 든든한 존재였다. 이 작품을 선택해준 것만으로도 선영 선배님께 감사한데 촬영하는 내내 옆에 계시든 아니든 엄마로서 큰 기둥 같은 존재가 돼줬던 것 같다."

- <은주의 방> 시청자들은 시즌2를 요청하던데, 류혜영 배우의 생각은 어떤가.
"시즌2를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나도 많이 봤다. 그런데 시즌1이 잘 만들어진 것은 스태프 한 명 한 명이 빼놓지 않고 '이 팀'으로 가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 팀, 이 팀워크여서 가능했다. 이 팀 그대로 간다면 나도 기꺼이 시즌2를 하고 싶다."

"적당히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 기다린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배우 류혜영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 올리브TV <은주의 방>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류혜영은 인생 DIY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 인생도 방도 '새로고침'이 필요한 '자발적 휴직녀' 은주를 맡아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눈컴퍼니


- 고민 끝에 돌아왔는데 앞으로 작품을 자주 할 계획인가?
"은주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특히 한 인터뷰에서 류혜영에게 <은주의 방>은 어떤 의미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에너지 드링크'라고 답변했다.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은 것 같다. 온전히 좋은 팀워크 안에서 이루어졌다. 이 분들의 힘을 얻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열심히 찾고 있다."

- 작품 선택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가?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다만 작품 선택은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는 것 같다. 나에 대해 겪고 보니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긴 있구나 싶더라. 전작과 어느 정도 적당히 비슷하지만 적당히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기다린다." (웃음)

- 적당히?
"어느 정도는 새롭게 도전할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전작과 비슷한 것들이 잘 섞여 있으면 좋겠다. 아직 완벽히 새로운 연기를 할 능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욕심이 난다고 내 범위 밖에 있는 연기를 한다면 작품에 피해를 주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적당히', 어느 정도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기다리는 것이다."

- 장르로 보자면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나.
"액션에도 관심이 많고 뮤지컬 영화나 드라마가 나온다면, 거기에 참여하면 재밌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장르가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다려지기도 한다. 만일 그런 작품이 나온다면 꼭 해보고 싶다."

- 실제 연극이나 뮤지컬은 어떤가.
"진짜 연극과 뮤지컬은 자신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은주의 방> OST 녹음을 했다. 최선을 다해서 불렀는데 결과물이 좋았다. 이게 혼자 부르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웃음) 팀으로 만들면 할 수 있구나 했다."
류혜영 은주의 방 응답하라 1988 은주 특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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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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