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달여간 진행된 < YG 보석함 >을 통해 최종 7명의 새 그룹 멤버가 확정되었다.

지난 2달여간 진행된 < YG 보석함 >을 통해 최종 7명의 새 그룹 멤버가 확정되었다.ⓒ YG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1월 시작된 YG의 새 보이그룹 결성 프로젝트 < YG 보석함 >(아래 '보석함')이 18일 최종 경연에 이어 25일 마지막 7번째 멤버 발표로 막을 내렸다. 빅뱅, 위너, 아이콘의 뒤를 잇는 팀의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일까. 1% 미만의 낮은 TV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V라이브 중계 및 인터넷 상에서의 관심은 앞서 YG가 직접 제작했던 프로젝트 그룹 결성 <믹스나인>보다 뜨거운 편이었다.

지난 18일 생방송으로 방예담, 하루토, 김준규, 소정환 등 4명을 먼저 발표하고 21일 박정우, 23일 윤재혁, 25일 최현석 등 뒤늦게 결정된 3명이 포함됐다. 이들 YG 7인조 새 그룹은 늦어도 올해 이내 정식 데뷔해 선배들의 뒤를 이어 인기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그런데 <보석함>이 진행된 약 두 달의 과정을 살펴보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엿보였다.

'국민 프로듀서'의 시대인데... 기획사 수장 1명의 선택으로만?
 
 지난 18일 방영된 < YG 보석함 >에 출연한 양현석 회장(방송화면 캡쳐)

지난 18일 방영된 < YG 보석함 >에 출연한 양현석 회장(방송화면 캡쳐)ⓒ YG엔터테인먼트

 
< 프로듀스 101 > 시리즈를 통해 만들어진 신조어 "국민 프로듀서"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젠 오디션 프로그램을 열심히 시청하는 이들의 힘은 지난 수 년 사이 더 강해졌다. 각종 모바일 및 인터넷과 실시간 문자 투표에 적극 참여하면서 '내가 뽑은 멤버'라는 나름의 자부심을 시청자들에게 부여해왔다. 이를 토대로 정식 데뷔 이전부터 형성된 두터운 팬덤은 이후 그룹 활동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많은 기획사들이 자체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최종 멤버를 선택, 데뷔를 준비하는 것도 이러한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조금이라도 이들 후보군들의 얼굴, 이름을 널리 알리면서 팬들을 확보할 수 있다면 향후 온전한 그룹으로 등장했을때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YG 같은 대형 기획사라면 여타 업체에 비해 많은 관심을 유발하기 좋은 여건에 놓여 있다.

그런데 <보석함>은 이 지점에서 다소 의아한 선택을 했다. 최종 멤버 선발에서 팬들의 투표 비중이 50%(사전 온라인 투표 20% + 현장 투표 30%)인 데 반해 양현석 회장 1인의 점수가 이와 동등한 50%에 달했기 때문이다.

100% 팬들의 투표에 의존하는 < 프로듀스 101 > 시리즈와 달리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특성상 업체 소속 심사위원들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석함>에선 철저히 양현석 1인의 결정이 연습생들의 데뷔를 좌우하는 '절대권력'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는 앞선 <믹스나인>때 복수의 심사위원 점수 30%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 대주주의 선택과 결정이 잘못되더라도 견제를 할 장치는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보컬+댄스+랩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 팬 투표에서 해당 분야 1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양현석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신 연습생도 등장하고 말았다. 열심히 투표에 참여하며 팬이 되어준 시청자 입장에선 이를 두고 허탈감을 넘어 실망을 표시하기도 했다.

팬덤의 양극화? '결속력 약화' 초래 우려
 
 지난 18일 방영된 < YG보석함 > 최종 경연 (방송화면 캡쳐)

지난 18일 방영된 < YG보석함 > 최종 경연 (방송화면 캡쳐)ⓒ YG엔터테인먼트

 
<보석함>은 평균 4년 이상의 수련 기간을 거친 '그룹A'를 비롯해서 연차가 낮은 팀, 일본인 연습생 조합 '그룹J' 등 총 4개 집단의 연습생들끼리의 경쟁을 유발했다. 그런데 양현석 1인의 절대적인 선택권이 발휘되면서 <보석함>을 지켜본 팬들의 성향도 판이하게 나눠지고 말았다. 

장기 연습생 팬덤과 새롭게 방송을 통해 유입된 팬덤을 중심으로 각기 본인들이 미는 후보들을 응원하고 그렇지 않은 연습생은 깎아 내리는 식의 반목 현상이 인터넷 상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게다가 7명 멤버를 최종 경연일에 모두 확정, 발표하는 게 아니라 4명만 선정하고 나머지 3인은 이번주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특이한 방식까지 택하면서 금주 관련 뉴스 댓글, SNS 등에선 뜨거운 설전도 이어졌다. 심사 숙고의 시간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왜 이런 식의 과정을 거친 건 YG 및 양 회장이 갈수록 변화하는 아이돌 팬덤 문화를 너무 가볍게만 파악한 결과물은 아니었을까?

방송이 회를 거듭되면서 팬덤을 확보한 건 긍정적인 반면, 양 극단의 팬덤이 형성되면서 신규 그룹의 결속력을 비롯한 향후 활동에 자칫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남겼다.

데뷔 이후에 다시 '보석함'에 수납되는 일은 없어야
 
 SBS < K팝스타 >출신으로 관심을 모은 방예담은 < YG보석함 >을 통해 새 보이그룹 멤버로 데뷔를 확정지었다. (방송화면 캡쳐)

SBS < K팝스타 >출신으로 관심을 모은 방예담은 < YG보석함 >을 통해 새 보이그룹 멤버로 데뷔를 확정지었다. (방송화면 캡쳐)ⓒ YG엔터테인먼트

 
방송 과정에서 여전히 잡음은 있었지만 <보석함>이 만든 YG 새 7인조 그룹은 정식 데뷔와 동시에 시장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전망이다. 대중들에게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YG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하면 지극히 당연한 예측이기도 하다.

또한 <보석함>을 시작으로 지난 2013년 < WIN : WHO IS NEXT >(위너), 2014년 < MIX & MATCH >(아이콘)처럼 연이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기획으로 제2의 추가팀 등장도 추정해볼 수 있다. 특히 방송을 거치면서 일본인 연습생 그룹J를 공개해 JYP의 중국인 그룹 보이스토리, 데뷔 준비중인 SM의 NCT 중국팀처럼 현지 외국인들로만 구성된 일본 대상 YG 신규 그룹 런칭 가능성도 커졌다. 이렇듯 <보석함>은 단순히 새 보이그룹 데뷔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후속팀 조합 등 YG로선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사실 '보석함'이라는 단어는 팬들이 YG 소속 가수들의 활동 제약을 비꼬는, 부정적인 의미("보석마냥 한번 함에 들어가면 다시 꺼내서 활동시키지 않는다")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단어 <보석함>을 프로그램명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대중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식의 YG 측 운영이 이들 신인팀에게도 적용된다면 마냥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선배 위너, 아이콘이 한때 장기간의 활동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자칫 이들 역시 본인들 의사와 상관없이 '보석함'에 수납되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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