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에선 경기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바레인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우려를 지워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각) UAE 두바이의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 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의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불완전한 경기력 속에서도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태국에게 일격을 당하는 등 전력이 강하다고는 볼 수 없었던 바레인을 상대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선 잦은 패스미스와 바레인의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앞서 아시안컵에서 바레인과 펼친 두 번의 맞대결(2007, 2011년)에서도 한국은 힘겨운 승부를 펼쳤던 바 있다. 바레인을 결코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은 분명했다.

흐름 내주면서 연장전 승부로... 상처만 남은 한국의 승리

바레인전은 분명 한국에겐 상처만 남은 경기였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중심으로 이청용, 황희찬, 황의조가 공격 진영에 포진했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우선 홍철과 이용이 포진한 양쪽 풀백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부정확했으며, 손흥민과 이청용의 움직임이 지난 중국전과 비교했을 때 무거워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나 부분 전술이 나오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슈팅이나 패스에서 타이밍을 잡지 못해 공격의 맥이 자주 끊겼다.

패스미스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이 필리핀-키르기스스탄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잦은 패스미스였는데 바레인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위험 지역에서 발생하는 패스 미스로 인해 상대에게 기회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상대의 위험 지역으로 찔러주는 키 패스는 강약 조절에 실패하면서 번번히 차단되기 일쑤였다. 여기에 매끄럽지 못한 터치로 인해 공격의 흐름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면서 상대의 수비가 정돈되게 만든 것 역시 패착이었다.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리하게 흐름을 가져가지 못하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한국은 바레인에게 경기 흐름을 내주면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여기에는 수비 진영에서 클리어링 된 볼을 상대에게 내주는등 세컨볼을 제대로 따내지 못함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결국 경기흐름을 내준 한국은 후반 32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면서 연장전 승부로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연장전 승부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을 안게 되었다는 점은 향후 토너먼트 일정에서 큰 장애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구나 한국은 팀의 '정신적 지주' 기성용이 부상으로 인해 소속팀으로 복귀한 가운데 이재성, 권경원 등도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어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장승부로 인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진수의 결승골, 교체카드가 적중한 것은 긍정적

이번 아시안컵부터 연장전에 접어들면 1명을 더 교체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리고 한국은 이 교체카드를 통해 바레인전을 승리할 수 있었다.

바레인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홍철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이용은 부정확한 크로스가 발생했음에도 2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제 몫을 해냈지만 홍철은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와 크로스 측면에서 어느 것 하나 기여하지 못하면서 양쪽 풀백이 살아나야 경기가 잘 풀리는 벤투 감독의 축구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여기에 연장전에 접어들면서 근육부상을 호소한 홍철은 결국 연장전반 5분 김진수와 교체아웃 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런 가운데 바레인은 1-1 동점이 된 후반 32분 이후부터 주전 골키퍼였던 사예드 슈바르 골키퍼가 시간 지연 행위를 빙자한 근육경련을 호소한 끝에 연장전반 12분 압둘카림 파르단 골키퍼와 교체되었는데 양팀의 이 교체카드가 경기 승패를 갈랐다.

파르단 골키퍼가 교체투입된지 3분 만인 연장전반 15분 결승골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이 길게 올린 크로스가 김진수에게 향했고 김진수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이 경기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 외에도 김진수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 등 전체적으로 쳐져있던 한국의 공격이 살아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투입한 김진수 카드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은 힘겹게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비롯해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체력적인 부담까지 가져야 하는 손흥민의 컨디션, 살아나지 못하는 2선과 풀백들의 활약, 운신의 폭이 좁은 선수단 운용은 향후 토너먼트 일정에서 큰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