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은 오는 16일 중국과 C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열린 중국과 필리핀의 경기에서는 중국이 3-0으로 승리했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던 중국의 스트라이커 우레이(상하이 상강)는 필리핀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중국 슈퍼리그 득점왕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로써 중국 역시 한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2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조금은 답답했던 경기를 시원하게 뚫어준 김민재의 A매치 데뷔골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민재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고 돌아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민재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고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키르기스스탄은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꾸준히 아시아지역 예선에 참가했지만 본선은커녕 최종예선까지 올라간 적도 없다. 아시안컵 본선에 나서는 것도 올해가 처음.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지만 A매치에서 한국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미지의 팀'이다. 필리핀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만들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데이터가 부족한 키르기스스탄이 은근히 부담스러운 상대.

게다가 한국은 필리핀전에서 기성용(뉴캐슬)이 햄스트링 부상을, 이재성이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발가락 부상을 당하며 키르기스탄전 출전이 어려워졌다. 벤투 감독은 필리핀전에서 교체 멤버로 투입돼 좋은 움직임을 보였던 황인범(대전 시티즌)과 이청용(VfL 보훔)을 각각 기성용과 이재성 자리에 선발로 투입했다. 왼쪽 풀백 자리에는 김진수(전북현대) 대신 러시아 월드컵 주전 멤버였던 홍철(수원삼성)이 들어갔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최고참 이용(전북)이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힘들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키르기스스탄은 노골적인 수비전술을 들고 나왔던 필리핀과 달리 비교적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한국에 맞섰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5분경 약 1분 사이에 3회 연속 코너킥을 얻어내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문전 앞에서 흘러 나온 공을 중거리슛으로 연결하면서 첫 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17분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다가 때린 슛이 수비에게 걸렸고 쇄도하던 황인범의 왼발슛은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또 한 번의 기회가 무산됐다. 황의조는 전반20분에도 오른발로 감아 차는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 반대쪽 방향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경기 중반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펼친 한국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시원한 마무리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한국은 전반 30분 이용이 두 차례 위협적인 크로스를 통해 키르기스스탄 문전을 위협했고 33분에는 키르기스스탄의 코너킥 상황에서 위험한 슈팅을 허용하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36분에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이청용의 슈팅이 허공으로 뜨면서 무득점으로 전반을 끝내는 듯했다.

하지만 답답하던 한국의 골 갈증은 세트피스에 참가한 최후방 수비수 김민재(전북)가 풀어줬다. 한국은 전반 40분에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홍철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가까운 쪽 포스트를 향해 강력한 헤더로 연결하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14경기 만에 터진 김민재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기록한 후에도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가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전반을 마쳤다.

황의조 2회-황희찬 1회, 후반에만 골대 불운 세 번
 
 1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2차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슛을 하고 있다.

1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2차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키르기스스탄전의 전반전도 필리핀전과 마찬가지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한국은 전반 7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0번의 슈팅과 5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골문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미드필더 지역에서는 잦은 패스미스로 키르기스스탄에게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중원에서 뛰어난 탈압박과 빌드업 능력을 가진 기성용의 부재가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역시 축구는 점유율이나 슈팅숫자가 아닌 골로 판가름이 나는 경기다. 한국의 답답했던 경기 내용은 김민재의 시원한 헤더골로 인해 해소될 수 있었다. 이미 중국에게 1패를 당한 키르기스스탄으로서는 후반에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분명 한국에게 더 많은 득점 기회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키르기스스탄은 예상대로 후반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리며 만회골을 노렸고 한국은 차분하게 공을 돌리며 수비 사이의 빈 공간을 노렸다. 한국은 후반 7분 구자철이 기습적인 측면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키르기스스탄도 후반 10분경 두 차례 정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은 한국 수비의 육탄방어로 위기를 모면했다.

한국은 후반 17분 구자철을 빼고 주세종을 투입해 중원을 강화했고 후반 20분 황인범의 헤더 패스를 황희찬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옆 그물을 때리며 키르기스스탄 수비를 위협했다. 후반22분에 나온 황의조의 결정적인 헤더는 골포스트에 맞고 골문 선상에 떨어지면서 아쉽게 추가골 기회가 날아갔다. 황의조는 27분에도 이청용의 크로스를 받아 날린 강력한 왼발슈팅이 또 다시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후반에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키르기스스탄의 골문을 노리던 한국은 30분 황희찬이 또 한 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후반에만 3번째 골대 불운이 나오고 말았다. 키르기스스탄은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하며 동점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고 한국도 후반 36분 황의조 대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하며 공격 분위기를 바꿨다. 결국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1-0 승리를 지켜냈다.

필리핀전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1-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약체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내심 다득점 경기를 기대했고 충분히 다득점이 가능한 경기내용을 펼쳤다. 하지만 3번의 골대 불운을 포함해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또 다시 1-0 승리로 승점 3점 적립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초반 만족스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국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중국전부터 더욱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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