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가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춰 2019시즌을 맞이한다. 타구의 비거리를 줄여 지난 몇 년 간 극심했던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된 것은 2014년부터다. 2013년만 해도 리그 평균 타율은 0.268로 2할 7푼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0.289로 갑자기 큰 폭으로 치솟았다. 

2015년 0.280을 기록했던 리그 평균 타율은 2016년 0.290으로 2할 9푼에 이르렀다. 과거 2할 9푼을 치는 타자는 나름대로 방망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평범한 타자 취급을 받게 되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0.286으로 리그 평균 타율은 약간 낮아졌지만 타고투저 현상은 여전했다.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삼성 박해민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삼성 박해민ⓒ 삼성 라이온즈

 
장타율은 더욱 뚜렷하게 타고투저 양상을 반영했다. 2016년 0.388이던 리그 평균 장타율은 2014년 0.443으로 폭등했다. 2015년 0.430, 2016년 0.437, 2017년 0.438로 3년 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8년에는 0.450까지 상승했다. 타자들이 너도나도 장타 생산에 매진하면서 장타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 

장타 시대가 열리며 반대로 도루의 가치는 떨어졌다. 굳이 한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전력질주한 뒤 몸을 날려 슬라이딩해 체력 부담은 물론 부상 위험까지 감수하는 도루를 시도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 삼성 박해민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삼성 박해민 프로 통산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박해민 프로 통산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된 2013년 이후 도루왕 중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는 없었다. 2013년 김종호(전 NC, 50도루), 2014년 김상수(삼성, 53도루)는 물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60도루, 52도루, 40도루, 36도루로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박해민(삼성)도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해민마저도 도루가 매 시즌 줄어드는 추세이며 반대로 홈런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36도루로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KBO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소 도루 도루왕이다. 도루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것이다. 

KBO리그의 역사에서 도루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프로야구 초창기의 '대도' 김일권(전 해태-태평양-LG)이나 이종범(전 해태-KIA)의 한 시즌 최다 도루인 1994년의 84도루로 멀리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다.

'슈퍼소닉' 이대형(LG-kt)이 2008년 63도루를 기점으로 2009년 64도루, 2010년 66도루로 KBO리그 사상 최초 3년 연속 60도루를 달성할 때만 해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3년 연속 60도루 기록을 수립했던 LG 시절의 이대형

3년 연속 60도루 기록을 수립했던 LG 시절의 이대형ⓒ LG 트윈스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되기 직전만 해도 강명구(전 삼성), 유재신(히어로즈-KIA) 등 전문 대주자 요원이 각광을 받았다. 경기 막판 1점을 얻기 위한 '필승 카드'로 이들이 투입되어 2루를 훔친 뒤 단타에 득점해 승부를 가르는 장면은 흔했다. 

하지만 타고투저 현상으로 인해 전문 대주자 요원의 존재 의의는 희박해졌다. 경기 막판 불펜 에이스인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도 타자들이 장타를 노리는 타격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도루의 가치가 다시 인정받기 위해서는 KBO리그의 공인구 반발력 감소 조치가 일단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 만일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되지 못할 경우 도루를 시도하기보다 장타 한 방으로 해결하려는 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타자들이 근육량을 늘리는 벌크업과 타격 기술의 향상, 그리고 방망이 제조 기술의 향상까지 타고투저를 뒷받침했던 요인들이 공인구만의 변화로 잠재워질지는 미지수다. 2019년 장타 생산이 주춤하고 도루가 부활해 가치를 다시 인정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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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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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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