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저축은행이 5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새해 첫 승리를 따냈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는 1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8-26, 25-20)으로 승리했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길었던 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OK저축은행은 3위 우리카드 위비와의 승점 차이를 3점으로 좁히며 다시 중위권 싸움에 뛰어 들었다(11승11패).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15득점을 기록했고 센터 박원빈은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하지만 이날 김세진 감독을 기쁘게 했던 선수는 따로 있었다. 서브에이스와 후위공격, 블로킹을 각각 3개씩 기록하며 개인 통산 3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OK저축은행의 '캡틴' 송명근이 그 주인공이다.

무릎부상에 무너진 V리그 최고의 윙스파이커
 
 V리그 최고의 토종 공격수로 활약하던 송명근은 무릎 수술 후 팀의 추락을 지켜 봐야 했다.

V리그 최고의 토종 공격수로 활약하던 송명근은 무릎 수술 후 팀의 추락을 지켜 봐야 했다.ⓒ 한국배구연맹

 
배구단 운영을 포기한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 인수가 무산된 OK저축은행은 2013년 제7구단을 창단하며 V리그에 뛰어 들었다. OK저축은행이 창단시기를 2013년으로 맞춘 것은 3학년을 마치고 프로 진출을 노리던 경기대 11학번 3인방 송명근, 송희채(삼성화재), 이민규를 한꺼번에 데려오기 위함이었다. OK저축은행은 신생구단 혜택으로 2순위부터 9순위까지 연속으로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 경기대 3학년 3인방을 모두 지명했다.

대학시절부터 성균관대의 전광인(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과 함께 대학배구 최고의 윙스파이커로 이름을 날리던 송명근은 루키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득점8위(416점), 공격성공률 2위(56.46%)에 올랐다.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득점 3위, 공격성공률 1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송명근은 프로무대에 데뷔하자마자 V리그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했다.

곧바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동메달 획득에 일조한 송명근은 2014-2015 시즌 '괴물' 로버트 랜디 시몬과 함께 쌍포로 활약했다. 정규리그에서 득점 10위(442점), 공격성공률 4위(54.06%)에 오른 송명근은 삼성화재와의 챔피언 결정전 3경기에서 49득점, 공격성공률 62.86%를 기록하며 OK저축은행을 창단 후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송명근은 70득점의 시몬을 제치고 챔프전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OK저축은행이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2015-2016 시즌 송명근의 기량은 더욱 물이 올랐다. 송명근은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572점)과 공격성공률(55.16%)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OK저축은행의 챔프전 2연패를 이끌었다. 송명근은 시즌 종료 후 시상식에서 현대캐피탈의 오레올 까메호와 함께 레프트 부문 BEST7에 선정되며 V리그 최고의 윙스파이커임을 인증 받았다.

하지만 최고의 토종 거포로 승승장구하던 송명근은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양쪽 무릎에 수술을 받았고 이로 인해 2016-2017 시즌 단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무엇보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공격력이 사라지며 팀 내 토종 주공격수 자리도 송희채에게 내주고 말았다. 창단 후 3년 동안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OK저축은행도 송명근의 부재 속에 2016-2017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김세진 감독의 믿음 속에 다시 일어선 OK저축은행의 캡틴
 
 송명근은 큰 액션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다.

송명근은 큰 액션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송명근은 2017-2018 시즌 부상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34경기에 출전해 득점9위(497점, 국내 선수4위), 공격성공률 7위(52.10%, 국내 선수4위)에 오르며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의 부진 끝에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서브시리브(27.88%)에서 약점이 있었던 송명근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2017-2018 시즌이 끝난 후 창단 멤버였던 '경기대 3인방'이 동시에 FA자격을 얻었다. 팀 내 공헌도를 보면 송희채를 잡는 게 더 낫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OK저축은행의 선택은 주공격수 송명근이었다. 송명근은 작년 5월 연봉 4억 원에 OK저축은행과 FA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잔류했다. 김세진 감독도 송명근에게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로 이번 시즌 주장직을 맡겼다.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의 활약과 조재성의 성장, 박원빈의 부상 복귀 등으로 이번 시즌 중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송명근은 시즌 중반까지 김세진 감독이 기대했던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심경섭과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송명근이 받는 연봉을 생각하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김세진 감독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며 송명근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부진하던 송명근은 지난 6일 현대캐피탈전부터 부활조짐을 보였다. 비록 팀은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지만 송명근은 서브득점2개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5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자신감을 찾은 송명근은 11일 삼성화재전에서 2017년 11월 8일 이후 1년2개월 만에 개인 통산 3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의 트리플 크라운은 단 4명(곽승석,조재성,정지석,송명근) 만이 밟았던 영역이다.

송명근은 시즌 반환점을 훌쩍 넘긴 현재 128득점에 그치고 있고 공격 성공률도 46.53%로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공격 빈도는 물론 효율성에서도 상당히 실망스런 시즌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송명근이 후반기 남은 일정 동안 과거와 같은 폭발력을 되찾는다면 OK저축은행은 다시 한 번 시즌 초반처럼 도약할 수 있다. 3년 만에 봄 배구를 노리는 OK저축은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주장 송명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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