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피겨를 새롭게 이끌어 나가고 있는 차준환(18·휘문고)과 임은수(16·한강중)가 국내 챔피언 타이틀을 향한 경쟁을 펼친다. 차준환과 임은수는 11~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 대회(제7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내셔널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이며 국내 대회 가운데 가장 권위가 큰 대회다. 앞서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21~23일에 열렸던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나란히 남녀 1그룹 우승을 차지했는데 내친김에 내셔널 챔피언 등극에도 도전한다.
 
또한 아울러 이번 대회는 내년 3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릴 예정인 2019 국제빙상연맹(ISU)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주니어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출전권이 걸려 있다.
 
 차준환의 연기 모습

차준환의 연기 모습 ⓒ 국제빙상연맹

  
차준환의 원톱 속 트리플 악셀 경쟁 치열

남자 1그룹 경기에서는 랭킹 대회에 이어 차준환의 원톱 활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맏형인 이준형(단국대)과 이시형(판곡고), 차영현(대화중) 등이 포디움 진입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차준환은 올 시즌 출전했던 모든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매 순간마다 한국 남자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시즌 첫 대회였던 어텀 클래식에서는 쇼트프로그램 90점대를 돌파한 데 이어, 그랑프리 두 개 대회에서는 모두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파이널까지 진출한 그는 프리스케이팅과 총점에서 개인 기록을 경신하면서 또 한 번 시상대에 올랐다.
 
문제는 부츠다. 차준환은 앞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치를 무렵부터 부츠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결국 랭킹 대회에서 완전히 무너진 부츠를 신고 경기에 임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준환은 이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에서 계획했던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랭킹 대회 직후 새 부츠를 맞춘 그는 공식연습 기간 동안 점프에서 애를 먹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무엇보다 부츠로 인해 부상이 악화되지 않는 것이 결과보다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 우승을 차지하면 2017년부터 3년 연속을 내셔널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맏형' 이준형을 비롯해 이시형, 변세종(경희대), 박성훈(판곡고) 등은 차준환과 함께 출전하는 1그룹 경기에서 트리플 악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랭킹 대회에서는 네 선수 모두 이 점프의 성공률이 좋지 못했던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랭킹 대회에서 3위에 올랐던 차영현은 비록 트리플 악셀 점프는 없지만,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5종 트리플 점프를 상당히 안정적으로 구사해 실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임은수의 연기 모습

임은수의 연기 모습 ⓒ 국제빙상연맹

  
임은수-김예림, 세계선수권 출전 놓고 외나무 다리 경쟁

여자 1그룹 경기에서는 임은수와 김예림이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임은수와 김예림은 올 시즌 각각 시니어 그랑프리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임은수는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그랑프리 여자싱글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난달 랭킹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경기부터 우위를 점한 임은수는 결국 홀로 190점대를 기록하며 랭킹전 첫 우승을 차지했다. 베이징 트로이카 전쟁에서 먼저 승기를 잡은 것. 만약 임은수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면, 세계선수권 출전권 확보와 함께 2017년에 이어 2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
 
김예림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김연아 이후 13년 만에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간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올 시즌 김예림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서정적인 프로그램에 맞춰 기술에 있어서도 점프 성공률이 부쩍 높아졌고, 이 덕분에 한국 주니어 여자피겨 역대 최고점을 작성하며 단숨에 200점을 코앞에 두기도 했다.
 
 김예림의 연기 모습

김예림의 연기 모습 ⓒ 박영진

  
두 선수는 아직 모두 시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경험은 없다. 지난 시즌까지 주니어에서 활약한 임은수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2번 출전해 각각 4위와 5위라는 높은 성적을 냈다. 반면 김예림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도 아직 출전해 보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시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는 여자싱글 선수는 오직 한 명뿐이기에, 실전에서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는지가 출전 선수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함께 세계선수권 경쟁을 펼치는 선수는 박소연(단국대), 김하늘(수리고), 최유진(화정고) 등이 꼽히고 있다. 박소연은 맏언니로 지난 랭킹 대회에서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2014년에는 김연아 이후 한국 여자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김하늘은 지난시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3위로 선전을 펼친 직후, 이탈리아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도 참가해 15위에 올랐다. 올 시즌 그랑프리에서도 데뷔전 펼친 그는 랭킹 대회에서 4대륙 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한편 주니어 세계선수권 티켓 경쟁도 치열하다. 우선 베이징 트로이카 선수 가운데 김예림을 포함해, 나이 제한으로 아직 시니어에 올라오지 못한 유영(과천중)이 2년 연속 대회 출전을 노리고 있다. 유영은 지난 시즌 이 대회에 출전해 9위를 기록했는데 당시 실수가 많았던 것이 뼈아팠다. 지난 랭킹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트리플 악셀 점프를 시도했지만 성공을 거두진 못했고, 이번에도 또 한 번 고난이도 점프로 승부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올 시즌 주니어로 새롭게 올라왔고 지난달 랭킹 대회에서 5위 이내에 모두 이름을 올린 이해인(한강중), 위서영(과천중)도 강력한 후보들이다. 위에서 3인방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사이 후배 선수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 경쟁이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한편 2019년 피겨 국가대표는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랭킹 대회와 이번 대회 등 2개 대회 성적을 합산해 남자 4명, 여자 8명의 선수가 최종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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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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