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조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

미국 체조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 AP-연합뉴스


2018년 연말, AP통신이 선정한 스포츠뉴스 1위는 안타깝게도 성폭행을 둘러싼 충격적인 전말이었다. 작년 한 해 미국 사회와 스포츠계는 여자 체조선수들과 그 가족들이 법정 안팎에서 고발한 미 체조 국가대표 주치의 래리 나사르(55)의 성폭행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바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는 무려 30여 년 동안 300명이 넘는 여자 체조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법정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인 작년 1월 시몬 바일스 등 전·현직 대표선수들이 나사르의 공판에 출석, 법정 진술을 이어가 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징역 60년. 어린 여자 체조선수들에 대한 성추행 및 성폭행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된 나사르가 2017년 연방 재판에서 선고 받은 형량이다. 이어 2018년 1월에 미성년자 성폭행 등으로 최고 175년, 2월엔 여기에 최고 125년형이 보태졌다. 이를 모두 합치면 최장 360년형에 달한다.
 
미국 사회에 큰 충격 준 나사르 성폭력 사건

이 사건은 비단 나사르 개인에 국한된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장기간 걸쳐 지속된 성폭력 앞에 미국 체조협회,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등 관련 기관의 관리 소홀 역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심지어 나사르가 대학병원 의사로 속해 있던 미시간주립대는 작년 5월 300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5억 달러를 배상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돈으로 약 5400억 원이다. 미시간주립대는 지난 2014년 피해 학생들이 신고를 거듭했지만 일부 지역 언론에 기사화됐을 뿐 공론화시키지도, 피해 학생들을 구제하지도 못한 책임을 졌다. 앞서 작년 1월엔 이 대학 총장이 나사르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도 했다.
 
"어린 여자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내러 돌아온다." (카일 스티븐슨)
 
"래리, 당신이 너무나 오랫동안 무자비하게 학대했던 여성들이 이제 큰 세력이 되었고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이제 깨닫고 있을 것이다. 상황이 바뀌었다, 래리. 우리는 이제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에일리 레이스먼)

 
작년 1월 일주일에 걸쳐 진행된 나사르의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들은 갖가지 진술을 쏟아냈다(관련 기사 : 美 체조 대표팀 주치의 성폭력 생존자들의 분노와 회복력을 보여주는 사진 30장). 피해자들이 겪었을 고통과 슬픔, 이를 이겨낸 연원을 유추케 하는 발언들이었다. 한국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가 세상에 나오기 직전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 후인 2019년 1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성폭력 폭로가 나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 구속 수감돼 재판 중인 전 국가대표팀 조재범 코치가 심 선수를 2014년부터 지난 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8일 SBS < 8뉴스 > 보도 직후 관련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심 선수의 이러한 고통스럽지만 용기 있는 폭로는 지난해 비교적 잠잠했던 체육계의 미투로 비화될 조짐이다.
 
국가대표 선수에게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
 
공판 출석한 조재범 전 코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를 비롯한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를 비롯한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지난해 9월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석희 "조재범 전 코치가 '상습 성폭력'"… 용기 낸 호소>
<"조재범, 피해 알리지 못하게 감시·협박"… '팬 편지'에 용기>
<선수촌 이탈→성폭행 폭로… 뒤늦게 드러난 '눈물의 의미'>
<조재범 측 "말도 안 되는 소리"… '성폭행 의혹' 전면 부인>
<'침묵의 대물림' 만든 체육계 카르텔… 성폭력 '수면 아래'>

 
SBS < 8뉴스 >가 집중 보도한 심석희 선수의 폭로는 제목만으로도 경악할 만한 것이었다. 특히 보도 하나하나를 실시간으로 따라 잡은 이들은 그 뉴스를 접하는 것만으로 심 선수가 겪었을 물리적·심리적 고통을 간접 경험하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국가대표 남자 코치가 어린 여자 선수에게 수년간 저질렀다는 성폭력 사건의 실체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 팬이) 심 선수가 심하게 폭행을 당했음에도 올림픽이든 그 이후에든 선수 생활 열심히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자기한테는 너무 큰 힘이 됐다면서 고백을 하는 편지를 주셨는데, 자기로 인해서 누가 힘을 낸다는 걸 보고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저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심석희 선수 측 변호사의 전언이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지난 2014년부터 물리적 폭행은 물론 성폭력까지 당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가야 했을 심석희 선수. 이 21살 국가대표 선수에게 힘을 준 것이 팬의 편지라니, 평소 극심한 경쟁은 물론 내부의 폭력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성과와 미래를 위해 정당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차단돼 온 체육계의 실상과 그로 인한 고통을 아이러니하게 드러내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심석희 선수의 진술에 의하면, 본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그 지도자가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하여 폭행과 협박을 가함으로써 선수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일 때부터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약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해온 사건으로, 이는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묵과되어서는 안 될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특히 범죄행위가 일어난 장소에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국가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선수들이 지도자들의 폭행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음에도 전혀 저항할 수 없도록 얼마나 억압받는지 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8일 심석희 선수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이 발표한 보도자료 중 일부다. 나사르의 재판 소식이 한국에까지 충격을 던져줬던 작년 1월 16일 심석희 선수는 갑작스런 진천 선수촌 이탈로 의구심을 줬고, 당시 빙상연맹은 심 선수가 감기몸살로 인해 나오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질문에 답하는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그로부터 반년도 넘게 흐른 작년 9월 심 선수는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에 대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그런 꿈(악몽)을 꾸고 있다"고 피해 사실을 전 국민에게 알렸다.
 
앞서 작년 5월 대한체육회가 조 전 코치의 폭행과 관련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까지도 무려 4개월이 넘게 걸렸다. 심 선수 외에도 피해자가 3명이나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조 전 코치는 선수 4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과거는 물론 경찰 수사가 의뢰될 때까지의 시간 동안 조 코치의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묵과하고 방치했을 빙상과 체육계 관계자들이 무겁게 책임을 통감해야 할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조 전 코치가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SBS는 성폭행 고소 사건을 맡은 조 전 코치 측 변호사의 말을 빌려 조 전 코치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전 코치는 경찰의 수사는 협조하겠지만, '성폭행 혐의는 전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가 폭행 사건에 이어 성폭행 사건에까지 다시금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인 셈이다. 이렇게 피해자의 고통은 폭로 이후에도 이중, 삼중으로 보태질 수밖에 없다. 다시금 구조적인 문제를 방치하고 키운 빙상계와 체육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인 셈이다.
 
드디어 터진 체육계 미투, 적폐청산 불러올까
 
"재판을 포기하고 싶어 제가 먼저 가해자와 합의할까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는 절 위해 진술서를 써주시고 제가 전화를 걸면 한 시간 넘게 통화해 주시며 절 도와 주셨던 분들이 있어서였어요. 소수였지만 제 곁에 있는 분들 덕분에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8월 21일자 <여성신문>, '승리'한 성폭행 피해자 김은희씨 "외로웠지만 포기 할 수 없었다" 기사 중에서)
 
작년 8월 국회에서 열린 '체육계 성폭력 문제의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하여' 토론회에 참석한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씨의 증언 중 일부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인 지난 2001년부터 김아무개 코치로부터 테니스장에 있는 합숙장 락커룸, 지도자 관사, 전지훈련장에서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이듬해인 2002년 한 학부모가 김아무개 코치의 성추행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고, 교감이 김씨의 집으로 찾아와 사과를 했다고 한다. 가해자는 사직 처리됐다.
 
지난 2016년, 지도자의 길을 준비 중이었던 김씨는 다시 김아무개 코치를 맞닥뜨렸고, 그가 일선 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법정투쟁에 나섰고, 결국 김아무개 코치는 작년 7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형을 확정 받았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김씨는 "도움을 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정부기관과 체육협회는 피해자의 편에 서지 않았다"며 "피해자에게 침묵을 종용하는 시스템"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김씨의 기나긴 투쟁은 작년 2월 방영된 SBS스페셜 <#미투 나는 말한다>를 통해 알려졌다. 이렇게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이후 체육계의 폐쇄적이고 반인권적인 시스템에 대한 고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체육계는 유독 미투 폭로로부터 잠잠했던 분야 중 한 곳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체부 '심석희 사건 브리핑…조재범 성폭행 파문 후속 대책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심석희 성폭행 파문 관련 브리핑에서 후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문체부 '심석희 사건 브리핑…조재범 성폭행 파문 후속 대책은?'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심석희 성폭행 파문 관련 브리핑에서 후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5가지 범죄(성폭력·승부조작·편파판정·입시비리·조직 사유화)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처벌을 하고 그 다음에 반드시 검찰 고발을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작년 12월이었다.

체육계에 미투나 성폭력 폭로가 고요했던 구조적인 이유는 이미 자명하다. 남성 중심의 지도자 시스템과 체육계 내부의 만연하고 일상적이었던 폭력의 악순환 구조가 그것이다. 작년 8월 토론회에 참석한 주종미 호서대 교수는 체육계의 특수성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절대 권력자인 지도자(감독, 코치)에 의해 합숙소 등지에서 집단적이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운동부의 현장."
"한번 운동을 시작하면 공부와 멀어지게 되고, 운동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
"그런 상황에서 복종에 길들여져 온 선수일 경우,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고발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봐야 한다." (2018년 8월 24일자 <일다>, "스포츠 미투, 지지집단이 없으면 불가능한 싸움" 중에서)
 

이번 심석희 선수의 폭로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곪을 대로 곪아서 터진 안타까운 사건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오늘(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연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정부와 체육계가 지금까지 마련해온 모든 제도와 대책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증명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규정을 정비하겠다"며 "성폭력 가해자의 체육 관련 단체 종사를 금지하고 해외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노 차관은 "'체육 분야 규정 개선 TF'를 구성해 합동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성폭력 등 체육분야 비위를 근절하겠다, 성폭력 신고 및 피해자 보호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의 이러한 조치가 사후약방문이 될지, 체육계의 거대한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는 도화선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나사르의 재판에 나선 미 체조팀 전·현직 선수들의 폭로와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부터 1년여. 심석희 선수의 이번 성폭행 폭로가 조 전 코치 개인의 처벌과 심 선수 개인의 트라우마 극복을 넘어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인 폭력의 순환 고리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지 여부도 전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대부분이 어린 시절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미래의 피해자들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심 선수의 변호사가 전한 심 선수의 용기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됐을 테니.
 
"작년에 미투 운동이 일어나면서 피해자들이 더 이상 꼬리표를 걱정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었던 것들… 좀 늦었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자기가 이렇게 용기를 내서 얘기함으로써 어딘가에 있을 다른 피해자들도 더 용기 내서 앞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8뉴스>와 인터뷰한 심 선수의 변호사가 전한 마지막 발언


그러는 사이, 9일 오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왔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한 빙상연맹 관계자는 "연맹 측도 당혹스럽다, (성폭행 관련) 이런 일이 있을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연맹이) 당혹스럽고 어려운 상황"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연맹 측이 조 전 코치의 성폭행 사실을 인지하기는커녕 '빙상계 폭력근절을 위한 집중 신고기간'과 같은 수박 겉핥기 식 후속조치에 몰두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수없이 국민적 비판에 부딪혀온 빙상연맹은 둘째 치더라도, 부디 '체육 분야 규정 개선 TF'와 '성폭력 등 체육분야 비위 근절' 등을 천명한 문체부의 합동 조사와 후속 대책이 실질적인 실효성을 거두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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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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