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지난 8일 새 음반 < WJ Stay ? >를 발표한 우주소녀

지난 8일 새 음반 < WJ Stay ? >를 발표한 우주소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우주소녀가 내놓았던 2장의 음반 < Dream Your Dream >과 < WJ Please? >는 이른바 '마법학교' 콘셉트를 기반으로 그녀들의 세계관을 심화시킨 수작들이었다. 특히 '부탁해'를 앞세웠던 < WJ Please? >는 지난해 미국 대중음악잡지 빌보드 선정 '올해의 케이팝 음반' 19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해외 전문가들에게도 관심을 이끌어낸 바 있다.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조금씩 팬층을 넓혀가면서 고집스러울 정도로 일관성 있는 음악들로 사랑받은 우주소녀는 2019년, 새 음반 < WJ Stay ? >와 신곡 'La La Love'를 선보이며 또 한번 마법을 구사할 준비를 끝마쳤다. 마법학교와의 추억을 뒤로 하고 축제(카니발) 무대로 자리를 옮긴 10명의 마법소녀들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La La Love'... 소설 속 이야기 혹은 꿈?
 
 지난 8일 발표된 우주소녀의 ' La La Love' 뮤직비디오 (화면 캡쳐)

지난 8일 발표된 우주소녀의 ' La La Love' 뮤직비디오 (화면 캡쳐)ⓒ 스타쉽엔터테인먼트

 
'La La Love'의 뮤직비디오에서는 타자기로 글을 써내려가는 루다의 모습을 시작으로 10명의 멤버가 각기 휘황찬란한 의상을 입고 카니발 무대에서 온갖 매력을 뽐낸다. 화면 속 신문 1면에 등장할 만큼 우주소녀는 마치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주목 받는 존재가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뮤직비디오 마지막 부분에서 어깨를 나란히 기댄 채 눈을 붙인 소녀들 중 보나 한 명만 눈을 뜨고 정면을 응시한다. 3분여 동안의 이야기는 루다가 쓴 글 속의 일부분일까? 아니면 보나의 꿈에 불과한 것일까? 앞선 '꿈꾸는 마음으로', '부탁해'에 비해선 열린 결말을 택한 것 마냥 스토리 라인의 색깔은 흐려졌다. 하나의 줄거리를 지닌채 전개되던 2곡와 달리, 각각의 에피소드가 파편처럼 뿌려진 것 같은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반면 음악적인 구성은 3회 연속으로 풀블룸(Full8loom)팀이 머릿곡 작업을 맡아 이전 작품의 흐름을 이어 받으면서도 소폭의 변화를 가져왔다. 앞서 록 비트를 첨가해 역동성을 부여했던 '꿈꾸는 마음으로', 마이너한 감성을 몽환적인 소리로 녹인 '부탁해' 등은 장르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틀을 보여줬다.

'La La Love'는 이 두 곡의 특징을 하나로 묶으면서 레트로 팝스러운 후렴구로 자기 복제의 위험성을 살짝 비껴나간다. 그간 설아, 다영 등의 목소리로 시작하던 곡의 첫 부분도 이번엔 엑시의 나레이션 풍 랩과 보나, 루다 등의 보컬을 앞세우며 전개 방식을 달리했다. 다인원 그룹의 약점으로 언급되는 파트 배분 불균형 문제도 이번 신곡에선 상당부분 해소를 하며 멤버들을 고르게 활용한다. 다만 곡의 중간 빈번하게 등장하는 랩 부분으로의 이동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는 약점에선 아쉬움도 남긴다.

수록곡 사이 느슨해진 결속력... 대신 유연함을 얻다
 
 지난 8일 발매된 우주소녀의 새 음반 < WJ Stay? >

지난 8일 발매된 우주소녀의 새 음반 < WJ Stay?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두번째 곡으로 등장하는 'You Got'은 수록곡 중 제법 인상적인 트랙으로 손꼽을 만 하다. 역시 풀블룸팀이 만든 이 노래에선 그간 우주소녀의 작품에선 접하기 힘든 1980년대식 뉴웨이브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질감 없는 음악을 들려준다.  

대개 음반 마지막에 넣는 게 일반적인 발라드 곡('1억개의 별')을 세번째 트랙으로 앞당겨 삽입하는 식의 곡 배치는 의외성을 드러낸다. 통통 튀는 팝 음악 '그때 우리'과 '칸타빌레', 그리고 스윙 재즈 리듬을 파격적으로 활용한 신데렐라 이야기 '12 O'clock' 등의 연계성은 전작 < WJ Please ? >에서 보여준 곡 사이 결속력에 비해선 끈끈함은 살짝 덜해졌다. 대신 이러한 변화는 '마법소녀'로 지칭되는 최근의 우주소녀 콘셉트의 틀에서 잠시 족쇄를 풀고 음악적 유연함과 다채로움을 담기 위한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이제 데뷔 4년 차를 맞이한 우주소녀에겐 < WJ Stay ? >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속사 선배팀 몬스타엑스 역시 4년 차이던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실한 한 방을 보여줬음을 상기한다면 'La La Love'를 앞세운 우주소녀에게 큰 기대감을 품어 봐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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