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8일 발매했다. 오는 31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최희연의 베토벤 아벤트> 독주회를 연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최희연의 연주는 '지적인 분석과 격정적인 비르투오즘의 공존'이라 불린다. 그는 서울대 최연소 교수 임용,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장, 금호아트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4년 연속 매진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왔다.
 
베토벤 음악의 긴장감과 카타르시스
   
최희연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발매했다.

▲ 최희연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발매했다.ⓒ PRM


최희연은 이번 앨범에 베토벤 소나타 18번, 26번, 27번, 30번 총 4개의 작품을 담았다. 그는 이 앨범을 베를린의 Teldex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그래미상을 6회 수상한 프로듀서 마틴 사우어와 베를린 필하모니 홀의 전속 조율사인 토마스 휩쉬가 앨범에 참여했다.
 
8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음반 발매 간담회에서 그에게 '왜 베토벤에 꽂혔는지' 물었다. 이에 최희연은 "베토벤은 제가 어린 시절에 특히 좋아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제가 어린 시절에 가정에서 조금 어려움을 겪었다. 베토벤 음악을 아주 단순하게 분석하자면 5도와 1도가 굉장히 많이 반복된다. 음악에서 5도와 1도는 팽팽한 긴장감 위에 놓여있어서 사람을 고조시킨다. 어릴 땐 그런 걸 몰랐지만 그런 점 때문에 끌렸지 않나 싶다."
 
그는 "음악 하는 학생들한테는 베토벤이 필수과목인데, 베토벤은 참 힘든 과목이었다"라며 "이렇게 해도 아니라고 하고 저렇게 해도 아니라고 하고 정말 힘들었고 미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베토벤을 놓지 못한 이유에 대해 "힘든 음악인데 이 안에서 해결을 본다. 고통에 공감해주고 카타르시스를 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이런 이성적인 분석 외에도 제가 무의식 중에 느끼는 매력들이 있다"고 밝혔다.
 
프로듀서 마틴 사우어와 작업한 소감도 물었다. 이에 "너무 행복했다"며 "그 분이 귀가 너무 좋으신 분이고, 제 소리를 잘 들어주신다. 제 내면의 소리까지 듣고 그걸 끌어주시는 분이었고, 음악에 대한 의견이 상충하지 않고 맞아서 아주 행복했다"고 답했다.
 
고통을 극복하는 데서 오는 '숭고함'
 
최희연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발매했다.

▲ 최희연ⓒ PRM


또한 최희연은 장애청소년들을 꾸준히 만나 도움을 주고 있다. 이에 관련한 질문에 그는 "장애학생들과 캠프를 할 때 그들로부터 배운 게 있다"며 답을 꺼내놓았다.
 
"그 아이들은 (장애 때문에) 스케일 하나 치기가 정말 어려운데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스케일을 치더라도 한 음 한 음 제 귀를 너무 잡아당겼다. 베토벤이 자기의 육체적인 고통과 싸울 때 느꼈던 게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장애 학생 한 명을 레슨하고 있는데 그 학생은 정말 열심히 하고 계산 없이 너무 순수하다. (그 학생이) 잘 발전하고 있고 연주도 많이 하고 있다."
 
최희연은 베토벤의 작품에 대해 "'1+1=2' 이렇게 끝나는 작품이 아니고 '1+1=?' 이렇게 되는 음악"이라면서 "베토벤의 음악은 물음표가 답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간담회 현장에서 그에게 "어떻게 쳐도 개운하지 않다고 표현한 베토벤의 작품을 가장 베토벤에 가깝게 연주하는 다른 스페셜리스트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최희연은 "빌헬름 캠프와 빌헬름 박하우스를 최고의 경지로 꼽는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 두 사람은 너무 다른 피아니스트다. 제가 20세기 태어나서 21세기를 사는 사람인 것처럼, 그들은 19세기에 태어나서 20세기를 산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앨범에 담긴 네 작품 중에서 처음 녹음한 Op.90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베토벤이 독일 사람이라고만 알려져 있고 제가 독일적인 베토벤을 배우긴 했지만 독일적인 것에서 나오려고 한다. 오스트리안적으로 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빈은 베토벤의 주요 활동무대였다.
 
최희연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내년 2020년에 제가 (일반 피아노 말고) 포르테 피아노로 베토벤을 연주할 예정"이라며 "포르테 피아노는 베토벤 시대에 제일 가까운 악기인데, 이 피아노로 독일에서 투어할 예정이고 가능하면 한국에서도 연주를 들려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새로운 소리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악기를 쳐보는 게 베토벤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제가 지금까지 베토벤을 치면서 발견한 키워드는 '숭고함'이다. 현대에 와서 (사람들이) 숭고라는 가치를 많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은 숭고의 미를 붙들었던 사람이고 그가 추구했던 것의 가장 에센스가 숭고의 정신, 숭고의 아름다움이었다고 생각한다."
 
최희연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발매했다.

▲ 최희연ⓒ PRM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