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자 프로배구에서 한국도로공사는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선과제는 파튜의 기복에 대응할 라이트 대체 자원을 찾는 일이다.

지난 2일 오후 7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19, 22-25, 23-25, 17-25)으로 최하위 팀 현대건설에 발목을 붙잡혔다.

이번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경기력은 파튜의 활약도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 특히 리베로 임명옥 리시브가 다소 불안했고 덩달아 용병 파튜도 부진했다. 그러면서 박정아, 정대영의 활약도 역시 기존 경기력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한국도로공사가 패배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승점 29점이 된 한국도로공사는 승점 30점대 중후반인 선두권과 멀어졌다. 새해 첫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도로공사는 새해 두 번째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 그 중심에는 파튜의 활약 또는 새로운 라이트의 중용이 필요하다.

파튜의 영입, 아직 성공이라 보기 힘들어
 
한국도로공사 파튜 파튜의 부활은 한국도로공사 반등에 중요한 열쇠가 되었다

▲ 한국도로공사 파튜 파튜의 부활은 한국도로공사 반등에 중요한 열쇠가 되었다 ⓒ KOVO

  
시즌 초반 이바나의 장기 부상으로 한국도로공사는 5경기만에 새로운 용병을 영입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영입한 선수는 과거 GS칼텍스에서 V리그를 경험해본 파튜(당시 듀크)였다.

파튜의 영입은 전반기에는 '좋은 선택'이 되는 듯했다. 기존에 국내 무대 경험이 있어 리그 적응도 굉장히 빨랐고, 첫 경기에서 흥국생명 상대로 22득점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1등 공신이 되기도 했다.

파튜는 지난 시즌에도 여자부 득점 전체 3위, 공격 성공률 2위, 시간차 공격 1위를 기록하면서 좋은 활약을 하였다. 이를 통해 많은 나이와 낮은 신장은 결격사유가 아니라는 점을 이미 증명한 바 있다.

반면 올 시즌에는 그 장점들이 모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 한국도로공사 팀 색깔에 잘 묻어난다는 이유로 활약을 기대받던 파튜는 높이가 높은 팀인 IBK 기업은행, 현대건설을 만나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파튜는 지난 시즌 보여주었던 빠른 공격을 더 이상 보이지 못하며 상대 블로커한테 막히는 경우가 잦아졌다.

또한 피지컬의 대한 보완도 시급해 보인다. 파튜는 4라운드부터 급격히 체력이 줄어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팀은 알레나가 빠진 KGC 인삼공사 상대로 1승을 챙긴 것 이외에 IBK 기업은행, 현대건설에 차례로 무릎을 꿇었다.

배구에서 한 선수가 경기당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모습은 대단한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현대 배구에서는 냉정하게 용병에 매 경기 20득점 이상을 기대하게 된다. 파튜는 IBK 기업은행전 10득점, KGC 인삼공사 전 12득점, 현대건설 전 13득점에 그치면서 한국도로공사의 라이트 보강을 더욱 시급하게 만들었다.

다만 파튜의 영입으로 인해 팀 내 국내 선수들의 자신감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한국도로공사의 생각은 적중했다. 파튜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기에서는 덩달아 문정원이 리베로급의 리시브를 선보이가 하면 '클러치박' 박정아 역시 20득점 이상 반열에 오르면서 팀을 항상 승리로 이끌었다.

라이트를 찾기 위해 시험대에 올라선 신예 선수들
 
한국도로공사 유서연 한국도로공사는 파튜의 피지컬을 보완하기위해 신예선수들의 출장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 한국도로공사 유서연 한국도로공사는 파튜의 피지컬을 보완하기위해 신예선수들의 출장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 KOVO

  
영입 전부터 파튜의 합류는 지난 시즌 챔피언의 명성을 다시 되찾아 줄 카드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전력에 누수가 생길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를 메꾸기 위해서 신예 전세얀, 유서연, 하혜진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적절한 대응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신예 선수 전세연, 하혜진, 유서연은 각각 13경기, 16경기, 18경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로 교체 출전 횟수가 많아 출전 시간을 그렇게 길지가 않아 경기적인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즉시 전력감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세 선수 모두 공격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격배구를 지향하는 한국도로공사 입장에서는 파튜의 대안으로 기용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최근 알레나가 빠진 KGC 인삼공사가 신예 선수들로 똘똘 뭉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박은진, 이예솔만큼의 파급력을 보여주려면 더 많은 시간 출전 횟수가 보장되어야 한다. 선두권 싸움에서 단기전을 생각해야 하는 한국도로공사 입장에서는 대안이 아니다.

문정원이 한 명이라서 아쉬운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부진한 파튜로 인한 수비강화를 위해 문정원을 레프트로 배치하는 한국도로공사

▲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부진한 파튜로 인한 수비강화를 위해 문정원을 레프트로 배치하는 한국도로공사 ⓒ KOVO

  
기존에 라이트 자리에는 문정원이 버티고 있지만 최근에는 수비형 레프트로의 출전 시간이 많아지면서 파튜의 자리를 메꿀 수 있는 라이트는 없어 보인다. 파튜 영입 이후에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구체적인 포지션에 대해서 문정원을 라이트로 출전시키고 레프트 박정아 대각에 파튜를 기용할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을 바꾸게 할 듯하다.

또 한 가지의 대안은 문정원을 라이트로 옮기고 전새얀, 유서연, 하혜진 등을 레프트로 기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자니 리시브가 약점인 박정아가 수비에 신경을 쓰다 보면 공격에서 그만큼 구멍이 생기고 무게감이 가벼워진다. 그렇기에 파튜의 부활이 실질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정원이 리시브에서 활약을 해주는 날이면 박정아가 20득점을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편안한 환경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애기다. 박정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클러치' 상황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지금까지 한국도로공사 승리의 공식이었기에 문정원의 스위칭은 더욱 실현 가능성이 없어진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리그 4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4라운드 네 번째 경기로 흥국생명을 상대하게 된다. 흥국생명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파튜가 이번 경기에서 반전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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