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베테랑 홀대 현상이 매년 심화되는 가운데 외야수 FA 이용규(35세)와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FA 협상도 해를 넘겼다. 협상이 길어지자 이용규는 개인훈련을 위해 지난 6일 오키나와로 떠났다. 물론 구단과의 협상은 이용규의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 중이다.
 
 2번째 FA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용규

2번째 FA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용규 ⓒ 한화 이글스

 
지난 시즌 이용규는 타율 0.293 OPS 0.711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1.1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57경기 출장에 그쳤던 2017시즌 종료 후 FA 자격 신청을 미루며 반등을 노렸지만 2년 연속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했고 타격 생산력도 예전같지 않아 보상 선수 부담이 있는 타 구단으로의 이적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선수 본인 역시 한화 잔류를 원하는 상태라 급할 것 없는 구단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협상에서의 우열 관계와는 관계없이 한화에 있어서도 이용규의 잔류는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한화는 정규 리그 3위를 기록하면서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다. 총액 70만 달러에 입단한 샘슨이 13승을 챙기며 탈삼진 왕에 오르며 예상 이상의 투구를 보였고 구원왕 정우람을 정점으로 한 젊은 불펜이 리그 정상급 위력을 과시했다. 한화 마운드는 팀 ERA 4.95(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타선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외국인타자 호잉(총액 70만 달러)이 공수에서 고군분투했지만 한화의 팀타율은 0.275(8위) 경기당 득점 5.06(9위) OPS 0.763(9위)로 리그 하위권이었다. 마운드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순간 타선이 침묵하며 경기를 내주는 상황이 적지 않았고 결국 SK와의 2위 싸움에서도 밀리고 말았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4위 넥센을 상대로 공수주에서 모두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1승 3패로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출루율(0.379, 1위)과 볼넷(59, 1위), 안타(144, 2위), 득점(82, 2위) 등 홈런과 타점을 제외한 타격기록 전반에서 팀 내 상위권을 차지한 이용규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 타율 0.375 4타점으로 가을야구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 이용규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이용규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이용규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현재 이용규를 대체할 선수가 마땅히 없다는 점도 잔류 필요성을 높인다. 한화는 만 22세 외야 유망주 이동훈에게 기회를 줄 계획이지만 지난 시즌 중견수 출장 경기는 11경기(선발 4경기)에 불과했고 타율도 28경기 0.239 OPS 0.626에 그쳐 공수에서 아직 물음표가 많다. 이동훈을 포함 신진 야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하는 데 최소한 1-2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용규을 활용하며 시간을 벌어야 한다.
 
다음 시즌 KBO리그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국제 평균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 또한 이용규의 가치에 주목할 또 다른 요인이다.

공인구의 반발력 감소로 장타가 감소하게 되면 뛰는 야구의 가치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에도 30도루(성공률 73.2%)를 기록하며 도루왕 경쟁을 펼쳤던 이용규이기에 올시즌 역시 최소 20개 이상의 도루가 기대된다.
 
 한화 잔류 가능성이 지배적인 이용규

한화 잔류 가능성이 지배적인 이용규 ⓒ 한화 이글스

 
부상과 고액연봉, 노쇠화 등을 이유로 베테랑들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확실한 반등에 실패한 이용규 역시 예외는 아니지만 한화의 현재 전력 상 향후 1-2년 간 주전 야수로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화와 이용규가 빠른 시간 내에 서로 웃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로 FA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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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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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김호연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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