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대한민국)과 정진심(북한) 선수

김연경(대한민국)과 정진심(북한) 선수ⓒ 박진철·아시아배구연맹

 
올해 배구계 최대 이슈이자 관심사는 단연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아래 배구협회) 관계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올해 최고 과제는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라고 말한다. 남녀 대표팀 올림픽 출전 여부에 현 집행부 진퇴 문제가 걸렸다고 보는 기류도 있을 정도다.

특히 여자배구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전망되고, 김연경(32세·192cm)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배구계뿐만 아니라 일반 스포츠 팬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올림픽 출전 여부는 프로 리그의 흥행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 구단들도 촉각을 곧추세우고 있다. KOVO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나 대한체육회에서도 절실한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단체 구기종목'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은 가까운 옆 나라에서 열리는 데다 한국과 시차도 없다. 국민적 관심도가 리우 올림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수밖에 없다. 모든 종목이 도쿄 올림픽 출전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선임... '프로팀 감독 포함' 고심 

그러나 여자배구 대표팀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해결하고 준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도 있다.

가장 큰 난제는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현재 공백 상태다. 선장이 없으니 무엇 하나 제대로 준비가 될 리 없다. 배구협회도 여자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아직 윤곽을 그리지 못했다.

특히 전임 대표팀 감독이 2018 세계선수권 성적 부진에 따른 비난 여론과 대표팀 내 불미스런 사건 등으로 중도 하차한 것도 후임 감독 선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나마 나은 평을 받고 있는 감독 후보군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자리에 큰 부담을 느끼고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 프로팀에서 성적 부진과 관리 능력 부족으로 경질된 인사 등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 위주로 감독 모집에 응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배구협회도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도 촉박하다. 향후 일정상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늦어도 2월 안에는 선임돼야 한다. 5월에 열리는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 출전할 대표팀 후보 엔트리를 확정해서 국제배구연맹(FIVB)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 앞에는 중요한 국제대회 일정이 줄줄이 놓여있다. 이에 대한 구상 역시 새 감독의 몫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들도 "늦어도 2월 안에는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마쳐야 하고,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과 선수 선발 작업을 주도하는 '배구협회 여자배구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이미 구성을 완료했다. 여자배구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은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감독이 선임됐다. 박기주 위원장은 김연경의 고교 시절 스승이기도 하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배구협회 안에서는 현재 2가지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대표팀 전임감독제 틀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프로팀 감독은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 또 하나는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대한 시기임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프로팀 감독도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배구협회 "단일팀 추진 계획 없다"... 대한체육회에 공식 입장 전달
 
 '여자배구 남북 대결'...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 경기 모습 (2017.9.20)

'여자배구 남북 대결'...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 경기 모습 (2017.9.20)ⓒ 아시아배구연맹

 
최근 배구 대표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배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12월 28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농구, 배구, 카누, 하키 등 4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체육회와 문체부는 2019년 1월 초까지 단일팀 종목 단체의 의견을 취합한 뒤 이를 북측에 알리고 1∼2차례 더 회담을 거쳐 단일팀 추진 종목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가 후속 취재한 결과, 배구협회는 이미 지난해 12월 대한체육회에 '남북 단일팀 추진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2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대한체육회가 1차적으로 각 종목 단체에게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추진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의견 수렴을 했다"며 "작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구협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내용으로 공문을 보내왔다"며 "배구협회가 심사숙고해서 그런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로선 배구협회와 선수 등 배구계의 입장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배구는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대한체육회장의 '배구 단일팀 추진 발언'과 관련해서는 "초기 보고 과정에서 단체 구기종목 중심으로 단일팀을 진행해 보겠다는 얘기 중에 농구, 배구가 우선 생각나서 거론한 것 같다"며 "실무적으로 추진을 하고 있어서 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현재 대한체육회의 입장은 해당 종목 단체의 내부 의견, 즉 배구 같으면 배구협회와 선수 등 배구계 내부의 의견 수렴이 가장 중요하고, 거기에서 부정적이면 단일팀을 추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도 "대한체육회로부터 남북 단일팀 추진과 관련해 질의가 왔었다"며 "배구협회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로서는 추진 계획이 없음'으로 답변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현재 배구 종목의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은 추진하지 않는 걸로 결론이 난 셈이다.

북한 정진심 '독보적'... 서울 아시아선수권, '북한 참가' 추진
 
 북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 북한-이란 경기 (2017.9.21)

북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 북한-이란 경기 (2017.9.21)ⓒ 아시아배구연맹

   
도쿄 올림픽 단일팀은 어렵게 됐지만, 배구협회는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리는 '2019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8.17~25)에 북한 대표팀의 참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배구협회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팀의 참가를 성사시키기 위하여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뿐만 아니라 아시아배구연맹과도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며 "북한 여자팀이 대회에 참가할 시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도쿄 올림픽 출전권과도 관련이 있는 중요한 대회이다. 이 대회에서 8위 안에 들어야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북한 여자배구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출전에 의지가 있다면, 여러 측면에서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

북한 여자배구 성인 대표팀(시니어 대표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바도 있다. 지난 2017년 9월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린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 예선전(B조)에 출전했었다.

6년 만에 '배구 남북 대결'도 펼쳐졌다. 2017년 9월 20일 한국-북한 경기에서 한국이 세트 스코어 3-0(25-17 25-23 25-19)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김연경 14득점, 김수지 13득점, 박정아 9득점, 김희진 8득점을 기록했다.

북한은 레프트 정진심(1992년생·182cm)이 16득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이어 레프트 손향미(1998년생·171cm)와 센터 리순정(1990년생·177cm)이 각각 9득점, 라이트 리라향(1997년생·179cm)이 6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4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하며 2018 세계선수권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반면 북한은 2승 2패로 3위에 그쳐 본선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경기 내용 면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홍성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북한이 2011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때보다 훨씬 강해져서 돌아왔다"며 "리시브와 디그가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주 공격수인 정진심은 이 대회에 출전한 전체 선수 중에서 압도적으로 '득점 1위'를 기록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란전에서는 혼자 32득점을 쏟아부었다. '전천후 공격수'로 레프트와 라이트는 물론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았다. 모든 위치에서 빠르고 다부진 공격력을 선보였다. 주 포지션이 레프트임에도 센터보다 이동공격을 많이 했고, 리시브 등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그러나 정진심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아직 한국 선수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장이 전반적으로 작은 것도 약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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