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MBC 가요대제전 > MC를 맡은 민호-윤아-차은우-노홍철 (방송화면 캡쳐)

< 2018 MBC 가요대제전 > MC를 맡은 민호-윤아-차은우-노홍철 (방송화면 캡쳐) ⓒ MBC

 
매년 12월 31일과 재야의 종소리를 거쳐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 MBC 가요대제전 >을 끝으로 지상파 3사의 연말 가요 특집쇼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자잘한 음향 문제 발생 및 다소 민망한 사전 제작 VCR 영상 등을 섞으며 진행했던 지난 2년간에 비해 2018년 행사는 방송만 놓고 보면 특별한 사고 없이 무난히 마무리되었다. 예년 대비 많은 인원인 4명의 MC 구성(노홍철-소녀시대 윤아-아스트로 차은우-샤이니 민호)이어서 번잡스러운 진행도 우려되긴 했지만 4년 연속 마이크를 잡은 윤아를 중심으로 순탄하게 생방송을 이끌어 갔다.

오랜만에 등장한 동방신기 등 다채로운 공연 펼쳐
 
 < 2018 MBC 가요대제전 >에 오랜만에 출연한 동방신기는 명성에 부응하는 멋진 공연을 펼쳤다. (방송화면 캡쳐)

< 2018 MBC 가요대제전 >에 오랜만에 출연한 동방신기는 명성에 부응하는 멋진 공연을 펼쳤다. (방송화면 캡쳐) ⓒ MBC

 
이날 방송에선 관록의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를 비롯해 타이거 JK+윤미래, 백지영, 환희(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 선배 가수들의 무대가 중간중간 등장해 앞선 SBS와 KBS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부여받았다. 특히 오랜만에 연말 방송 공연을 선보인 동방신기는 '주문', 신곡 'Truth' 등을 강력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이며 최고의 실력을 과시했다.

2018년을 빛낸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방송 공연에선 보여주지 않았던 'Mic Drop'(스티브 아오키 리믹스 버전)을 비롯해 'Idol'을 각각 들려주며 협소한 일산 드림센터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공연을 펼쳤다. 아직 여러 시상식 참석 및 단독 콘서트 일정이 남긴 했지만 12월 31일을 끝으로 지난 1년 반 동안의 공식활동을 마감한 워너원은 동방신기의 명곡 'Rising Sun' 커버 외에 본인들의 인기곡 '켜줘', '에너제틱' 등을 열창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종종 과도한 편곡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사던 일부 가수들의 연말 무대와 비교해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소리를 보강한 오마이걸의 '비밀정원' , 러블리즈 '찾아가세요', 여자친구 '밤' 등은 원곡의 틀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눈길을 모았다.

자잘한 아이디어 돋보였지만 전년에 비해 독특함 부족
 
 사전 녹화로 진행된 < 2018 MBC 가요대제전 > 볼빨간사춘기의 거리 공연은 노래방 화면처럼 편집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사전 녹화로 진행된 < 2018 MBC 가요대제전 > 볼빨간사춘기의 거리 공연은 노래방 화면처럼 편집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 MBC

 
일산 드림센터를 중심으로 상암 본사 스튜디오를 보조 무대로 활용한 < 2018 MBC 가요대제전 >은 SBS(고척돔구장), KBS(여의도 공개홀)에 비해 협소한 장소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2곳에서 진행된 생방송 라이브+사전 녹화 등을 적절히 섞어 단조로운 구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사전 외부 녹화로 제작된 볼빨간사춘기의 공연 영상은 노래방 화면을 패러디한 가사 자막 처리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등 제작진의 자잘한 아이디어 활용이 이채로웠다. 하지만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빅스의 '도원경', 러블리즈+노브레인 '넌 내게 반했어' 등의 무대만큼의 강력하면서도 독특함을 만들어준 공연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어느덧 각종 방송의 단골 패러디 대상이 된 록그룹 퀸(Queen)의 헌정 커버 무대 마련은 MBC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사(마마무)는 'Bohemian Rhapsody'와 'We Will Rock You'를,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처럼 꾸민 노라조는 'I Was Born To Love You'를 소화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MBC의 <나혼자 산다> 중 전현무의 분장쇼가 최근 엄청난 화제를 모은 탓에 콧수염까지 붙이며 열창한 조빈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어색해 보이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물음표 붙는 SM 중심의 커버곡+단체곡 선택
 
 2018년 12월31일을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감한 워너원은 < 2018 MBC 가요대제전 >에서 동방신기의 명곡 'Rising Sun' 커버 무대를 선사했다. (방송화면 캡쳐)

2018년 12월31일을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감한 워너원은 < 2018 MBC 가요대제전 >에서 동방신기의 명곡 'Rising Sun' 커버 무대를 선사했다. (방송화면 캡쳐) ⓒ MBC

 
< 2018 MBC 가요대제전 >은 큰 무리 없이 끝마쳤지만 선곡 측면에선 물음표도 남겼다. 1-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방송에선 유독 SM의 과거 발표곡들 위주로 단체곡 및 커버 무대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1부의 시작을 알리는 MC들의 공연에선 동방신기 버전의 '풍선'이 불리워졌고 1부 마무리 즈음엔 워너원의 커버로 역시 동방신기의 'Rising Sun'이 활용되었다. 2부 첫곡으론 신인그룹 스트레이키즈+더보이즈의 합동 무대로 H.O.T. 원곡 '전사의 후예'가 사용되고 방송의 마지막 전 출연진의 합창으로 또 한번 H.O.T.의 노래 '빛'이 울려 퍼졌다.

물론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가요계에서 SM이 남긴 족적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 MBC 가요대제전 >이 SM 특집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곡 선택을 내보인 건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수십년째 지속되는 지상파 3사의 소모적인 연말무대
 
 < 2018 MBC 가요대제전 >에 출연한 노라조 조빈이 프레디 머큐리로 분장해 'I Was Born To Love You'를 열창했다. (방송화면 캡쳐)

< 2018 MBC 가요대제전 >에 출연한 노라조 조빈이 프레디 머큐리로 분장해 'I Was Born To Love You'를 열창했다. (방송화면 캡쳐) ⓒ MBC

 
과거 1970~1980년대 KBS와 MBC가 경쟁적으로 가요대상과 10대 가수가요제를 열며 기싸움을 한데 이어 1990년대엔 SBS도 가세해 지상파 3사가 치열한 연말 가요 시상식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시상식 제도가 사라지면서 행사를 앞두고 벌어지던 살벌한 분위기도 어느덧 옛일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각종 뒷말과 잡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엔딩 가수'가 누구냐에 대한 SNS 및 인터넷 상 이뤄지는 각종 논쟁을 비롯해서 5~6% 안팎의 낮은 시청률 속에도 별반 차이 없는 공연 진행 등은 여전히 시정되어야 할 사항으로 매년 지적되곤 하지만 누구도 나서서 고치려고 하진 않는다. 시상제 폐지와 더불어 그나마 몇년 전까지 3일 연속 3사 연말 가요상이 진행되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며칠 간격을 두고 방송이 이뤄지는 정도의 소폭 변화만 있었을 뿐이다.

시대는 계속 바뀌지만 연기 및 연예 대상과 마찬가지로 연말 가요특집쇼의 행보는 여전히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우후죽순처럼 신설되는 각종 가요시상식과 더불어 3사 가요축제의 의미는 날이 갈수록 퇴색하고 있지 않던가. 마치 유명 가수들을 볼모 삼듯 이뤄지는 소모전 성격의 공연만 고집한다면 머지않아 축제는 고사하고 동네 잔치만도 못한 행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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