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야구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한 해이지만, 올해도 8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KBO리그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 10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 KBO리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연말을 맞이해 10개 구단이 어떻게 한 시즌을 보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연말 결산의 마지막을 장식할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해피엔딩을 맞이한 SK 와이번스다. SK는 정규시즌 개막 전부터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우승후보로 손꼽혔고, 해피엔딩으로 2018시즌을 끝낼 수 있었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의 가세로 남부럽지 않은 선발진이 완성됐을 뿐만 아니라, '홈런군단'답게 올해도 뜨거운 홈런쇼가 펼쳐졌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SK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한국시리즈로 향했고, 그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갔다.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던 SK의 2018시즌을 돌아보려고 한다.

막강한 선발진, '홈런'이 더해져 강팀으로 거듭난 SK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8년 만에 우승을 거둔 SK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트레이 힐만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8년 만에 우승을 거둔 SK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트레이 힐만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 연합뉴스

 
SK만큼은 선발진 고민을 가지지 않아도 됐다. 켈리, 산체스, 박종훈, 문승원과 함께 김광현이 복귀 후 첫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진이 완전체가 됐다. 김광현이나 켈리가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할 땐 좌완 김태훈이 대체 선발로 등판해 제 몫을 다해줬다. 리그 전반적으로 많은 선발 투수들이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SK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4.17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았다.

14승을 거둔 박종훈이 팀 내 최다승을 기록했고, 외국인 투수 켈리가 12승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성공적으로 복귀 시즌을 마무리한 김광현도 11승을 기록하면서 팀에 보탬이 됐다. 문승원과 산체스가 각각 8승에 그치기는 했지만, 이들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해준 투수들이다.

선발진이 확실하게 갖춰진 팀이다보니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경기를 풀어가는 게 훨씬 수월했다. 8월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진 산체스가 불펜으로 이동해 강속구를 뿌리는가 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순간에는 마운드 위에 김광현이 있었다. 결국, 선발 투수가 강한 팀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2018년의 SK가 증명해 보였다.

여기에 233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긴 SK 타선은 올해도 어마어마한 화력을 과시했다. '40홈런 듀오' 로맥-한동민을 비롯해 최정, 김동엽, 이재원, 김강민, 나주환, 정의윤 등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만 무려 8명이었다. 홈런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큰 편이었지만, 한방이 나오는 경기에서는 웬만하면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극적이었던 포스트시즌, 모두가 빛났던 순간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9회초 2사 때 SK 최정이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오며 주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9회초 2사 때 SK 최정이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오며 주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치열했던 선두 경쟁에서 두산에 밀리면서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잠시 숨을 고른 SK가 만난 상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올라온 넥센이었다. 홈에서 넥센에게 먼저 2승을 가져가면서 손쉽게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고척 원정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주며 시리즈가 5차전까지 이어졌다.

크게 앞서가고 있던 상황에서 불펜의 난조로 9회초 박병호의 투런포로 동점을 허용했고, 10회초에는 승부가 뒤집히기도 했다. 리버스 스윕으로 시리즈를 내줄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SK의 장점인 홈런이 팀을 살렸다. 김강민의 동점 솔로포와 함께 한동민의 끝내기포로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시리즈를 어렵게 풀어갔지만 분위기만큼은 최고조에 달했다.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으로 승리 방정식을 만들었고, 패배 직전까지 갔던 6차전에서도 홈런이 SK를 구했다. 특히 로맥, 한동민, 이재원 등 정규시즌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수들도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불안했던 불펜은 산체스, 김태훈, 정영일을 중심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어느 한 명이 두각을 나타냈다기보다도 모든 선수들이 활약했기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이전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정규시즌 1위 이후 통합 우승까지 연결됐지만, 올해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와서 '업셋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 힐만 감독이 포스트시즌 이후 가족 문제를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만큼 선수단이 '우승'이라는 뜻깊은 선물을 마지막으로 선사했다.

감독, 외국인 투수 바뀐 SK... 이제는 2연패 도전 나선다
  
SK 새 감독에 염경엽 단장... 3시즌 만에 사령탑 복귀 프로야구 SK와이번스가 트레이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현 단장을 13일 선임했다.

SK는 제7대 감독으로 염 단장을 선임하고 3년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18.11.13 [SK와이번스 제공]

▲ SK 새 감독에 염경엽 단장... 3시즌 만에 사령탑 복귀 프로야구 SK와이번스가 트레이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현 단장을 13일 선임했다. SK는 제7대 감독으로 염 단장을 선임하고 3년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18.11.13 [SK와이번스 제공] ⓒ 연합뉴스

 
힐만 감독과 함께한 2018시즌은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그가 떠난 이후, 팀의 우승을 함께했던 염경엽 전 단장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디펜딩 챔피언의 입장이 된 만큼 한국시리즈 2연패 도전이라는 부담감을 떠 안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염경엽 감독 체제 이후, 새 시즌을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내부 FA 이재원, 최정을 모두 잡았고 외국인 선수 로맥, 산체스와 재계약 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미국 무대 도전을 택한 켈리의 자리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이 메울 예정이다. 다익손만 제 몫을 해준다면 큰 전력 누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후반, 왕조 체제를 구축했던 당시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SK는 좀 더 젊어진 느낌이다. 주전급 선수들은 물론이고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특히 김택형, 서진용, 정영일 등 올 시즌에 등판 기회를 얻었던 투수들과 더불어 강지광 등 준비 중인 투수들까지 힘을 보탠다면 마운드는 더 탄탄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9년에도 SK는 단연 우승 후보다. 현재 SK를 넘을 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 많지 않기도 하고, 우승 팀임에도 방심하지 않고 2019시즌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왕좌를 지키려는 SK가 새해에 새로운 왕조의 시작을 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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