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스포츠 집단은 단연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일 것이다. 지난 여름 독일전 승리를 시작으로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호재까지 겹치며 연일 절정을 달리고 있다. 대표팀 선수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관심을 받을 정도다.

기막힌 반전이다. 대표팀은 상반기를 의심과 무관심 속에 보냈다. 하반기는 환호가 가득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는 상투적 표현이 완전히 들어맞는 행보였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한국 축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아오르고 있다. 흥미로운 한 해였다. 그래서 준비했다. 대중의 관심의 지표 중 하나인 TV 시청률을 통해 2018년 한국 축구가 올라탔던 롤러코스터를 다시 돌아본다. 

비판보다 무서운 무관심 - 라트비아전(시청률 2.5%, 2월 3일)

올해는 월드컵이 개최되는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부터 부진을 거듭했던 대표팀을 향한 관심은 꾸준히 줄고 있었다.

2월 초 있었던 라트비아와 평가전은 감소한 대표팀의 인기를 방증하는 대표적인 경기였다. 라트비아전 시청률은 고작 2.5%에 그쳤다.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밤늦게 펼쳐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충격적인 수치였다.

올해 첫 번째 평가전이었던 몰도바와 경기부터 3.2%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대표팀 경기였다. 답답한 경기력은 물론이고 국내파로 구성된 라인업을 대중들은 외면했다. 비판보다 무서운 무관심이 2018년 초반 대표팀을 감싸고 있었다.

월드컵이 코 앞으로 와도 싸늘한 시선 - 볼리비아전(시청률 6.9%, 6월 7일)

혹시나 했던 예상이 현실이 됐다.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대표팀을 향한 기대는 올해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과 경기를 11일 앞두고 펼쳐진 볼리비아와 평가전 시청률은 6.9%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있었던 출정식에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게 1-3으로 패했던 여파가 컸다. 팬들은 월드컵 본선 레벨의 보스나아를 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신태용호는 에딘 비스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부진했다.

볼리비아전도 졸전이었다. 기성용, 손흥민 등 주력 선수들이 모두 나섰지만 90분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시작 전임에도 일각에서는 본선에서 3전 전패를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조롱도 등장했다. 최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대표팀이었다.

눈물의 '카잔의 기적', 역사를 새롭게 쓰다 - 독일전(시청률 41.9%, 6월 27일)
 
한국이 만든 '카잔의 기적'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김영권의 슛이 골로 인정되자 손흥민, 김영권, 장현수 등이 환호하고 있다.

▲ 한국이 만든 '카잔의 기적'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김영권의 슛이 골로 인정되자 손흥민, 김영권, 장현수 등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떨어진 관심도는 월드컵 본선에 그대로 적용됐다. 대중의 흥미가 집중되는 조별리그 1차전 경기 스웨덴전 시청률은 40.9%로 집계됐는데,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전 시청률 52.5%에 비하면 10% 이상 감소한 수치였다. 스웨덴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굴욕을 맛 본 대표팀에게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기록한 34.4%의 시청률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언제나 위기 속에 기적을 일궈냈던 한국 축구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부활했다. 대표팀은 당시 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을 대표팀이 해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투혼으로 골리앗을 잡아낸 다윗에게 전 세계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당연히 독일전 시청률은 대단히 높았다. 지상파 3사 합계 41.9%를 기록했다. 독일을 완전히 침몰시키는 손흥민의 추가골 상황에서는 시청률이 54.9%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국 축구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던 '카잔의 기적'을 국민 2명 중 1명은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 - 일본전(시청률 57.3%, 9월 1일)

지난 8월은 어린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대한민국이 열광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였다.

성인 대표팀의 독일전 승리의 기운을 동생들이 제대로 이어받았다. 조별리그에서 평균 약 15%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U-23 대표팀 경기에 대한 관심은 토너먼트에서 이란(32.1%), 우즈베키스탄(26.68%), 베트남(41.4%)을 차례대로 격파하며 크게 증폭됐다.

결승전은 하이라이트였다.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상대가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었다. 또한 이 경기만 이기면 '슈퍼스타'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받을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해피앤딩이었다. U-23 대표팀은 연장 혈투 끝에 일본을 2-1로 누르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완벽히 마무리했다. 시청률은 독일전보다 높은 57.3%였다. 결승전은 황의조, 이승우, 김문환 등이 전국구 스타로 등극하는데 방점을 찍는 경기가 됐다.

벤투호에 대한 기대와 증명 - 칠레전(시청률 20.2% 9월 11일)
 
돌파하는 손흥민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한국의 손흥민이 돌파하고 있다.

▲ 돌파하는 손흥민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한국의 손흥민이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형님이 뒤를 받치고 아우가 이끌기 시작한 한국 축구의 인기는 가을에도 지속됐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성적을 냈던 파울루 벤투의 감독 선임은 인기를 이어가기 충분한 선택이었다.

데뷔전에서 시원한 경기력으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승리한 벤투호는 이어진 칠레와 경기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남미 챔피언 칠레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아르투로 비달을 비롯해 주전 멤버가 대거 포함된 칠레와 대결임에도 벤투호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평가전임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칠레와 경기 시청률은 20%에 육박했다. 벤투 감독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력으로 증명한 대표팀의 플레이가 혼합된 관심이었다. 평가전 여섯 경기에서 평균 13.2%로 의미있는 시청률을 기록한 벤투호다. 다가올 1월 아시안컵에서 기록적인 시청률을 노리는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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